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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美 보란듯 공개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7일 공개한 장면이다. 검정 코트를 입은 김 위원장은 미국의 이란군 실세 제거에도 위축되지 않은 듯 여유로운 표정이다. 연합뉴스


미국의 최근 이란 군부 실세 제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분간 잠행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통해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 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아무리 정세가 엄혹하고, 앞길에 난관이 막아서도 우리의 이상과 포부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며 “바람이 불어야 깃발이 날리듯, 적대세력의 역풍이 불어오면 올수록 우리의 붉은기는 더욱 세차게 휘날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 신년 참배 사실을 보도한 이후 닷새 만이다. 특히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국제공항에서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 공격기(드론) 폭격으로 살해한 이후 첫 행보다.

외교가에서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핵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란의 고위 인사가 ‘참수작전’으로 제거되면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미국에 보란 듯 이번 현지지도 사실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수차례 자력부강과 정면돌파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들 중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 새해 첫 지도사업으로 이곳을 찾았다”며 “당의 위대한 정면돌파전 사상이 제시된 올해 제일 먼저 승리의 깃발을 꽂는 전선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이 새해 첫 공개활동 장소로 농업 관련 시설을 선택한 것은 농업 기술 혁신을 통해 제재 장기화 국면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일 공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마지막날 보고에서도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 전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 스스로 핵·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으로 규정된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참수작전에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비료공장은 농업과 공업에 모두 관계되는 상징적 장소여서 신년 첫 현지지도 현장으로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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