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르면 상반기에 롤러블 올레드(OLED) TV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 사업의 구체적 결실도 공개한다. 적자를 이어가며 고전 중인 스마트폰 사업 부문은 내년까지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권봉석(사진) LG전자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CES 2020’에서 8일(현지시간) CEO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조만간 도래할 OLED TV 1000만대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며 “프리미엄 시장은 물론 가격 합리화 등 하방 전개를 통해 올레드 대세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 올레드 TV 출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올레드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다소 타이트했던 상황으로 올레드 롤러블 패널을 생산하는 게 맞느냐는 내부 고민이 있었다”며 “롤러블은 폴더블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제품으로 신뢰성 검증을 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의 올레드 패널 양산이 시작되면 생산적인 여유가 생길 것 같다”며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3~4분기 이전에 출시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폴더블’에 집중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LG전자는 폴더블폰 시장 진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롤러블 TV를 하는 우리가 왜 폴더블을 안 하겠느냐.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폴더블 시장성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으며 시간이 조금 걸려도 조금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스마트폰과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에 대해 권 사장은 “MC(모바일사업부)와 VC(전장사업부)는 2021년 동시에 턴어라운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이 악화됐다고 해서 본질적인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이날 기존의 성장과 변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고객’과 ‘본질’이라는 키워드를 새로 제시하고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올해 글로벌 시장의 수요 감소와 국제정세의 불안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등 경영 환경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며 “변화를 통한 성장, 성장을 통한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