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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줬는데 문전박대… 뻔뻔한 中지자체

대호 안양시장이 지난달 10일 중국 산둥성 전경영 웨이팡시장에게 보낸 위로서한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날로 번지던 상황에서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중국 지방정부에 “노고가 많다”며 위로서한문을 보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는 위로문과 마스크를 받고도 한국인 입국자를 강제 격리했다.

경기도 안양시는 지난 10일쯤 중국 산둥성 웨이팡시와 허난성 안양시에 위로서한문을 보냈다. 최대호 안양시장 명의의 서한문은 “코로나19로 불안과 걱정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중국 시민들은 이번 사태 또한 빠르게 종식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해당 위로문은 중국 측 요청으로 마련됐다. 안양시 관계자는 “중국 지방정부에서 ‘다른 도시들은 받았는데 우리는 못 받았다’며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최 시장은 서한문에서 “우리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지만 안양시는 현재 6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경기도 군포시도 지난 11일 산둥성 린이시와 산둥란화그룹에 위로서한문을 발송했다. 한대희 시장은 “중국과 린이시의 어려움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제주 서귀포시와 경북 고령군 등도 중국 교류 도시에 위로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산둥성의 웨이하이시는 인천시의 위로문과 마스크 등 지원 물품을 받고도 한국인 입국자를 강제 격리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초 웨이하이시에 “어려울 때의 벗이 진정한 벗”이라는 내용의 서한과 마스크 2만개를 전달했다. 웨이하이시는 하지만 지난 25~26일 한국발 여객기 탑승객을 일괄 격리하며 외교적 마찰을 발생시켰다. 현지에 도착한 수십명의 한국 교민들은 시내 호텔에 격리됐다.

국내에서는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중국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전남 장흥군은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와 절강성 장흥현에 마스크 1만개를 지원할 예정이다. 예산은 민간이전비 명목으로 마련됐다. 장흥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지원을 약속해 서류 등 절차가 모두 끝난 상황”이라며 “도시 간 신뢰 문제가 있어 지원을 취소하긴 어렵다”고 했다.

지자체가 이처럼 중국 지방정부와 우호를 다지는 목적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은 상당하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외교적인 의전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중국 도시와는 서로 양보하면서 도움을 주는 관계”라면서도 “‘중국에 빌붙는다’는 식의 비판은 오해”라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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