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서울 지역에 첫선을 보였다. 진료소 진입 후 검체 채취를 마칠 때까지 시간이 채 10분도 걸리지 않아 빠르고 편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이 시작된 3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은평병원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차량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검사는 진료소에 진입한 차량이 이동하면서 ‘①안내→②문진→③진료→④검체채취’를 진행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검사 대상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대구 지역에 다녀왔거나 해외여행 후 발열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이었다. 진료소에는 의사 1명과 간호사 3명, 행정요원 2명, 임상병리사 1명, 안내요원 1명이 함께 투입됐다.
현장에 도착한 차량들은 방호복을 입은 안내요원의 설명에 따라 차례로 진료소에 들어섰다. 안내요원은 창문 너머로 문진표와 볼펜을 건네준 뒤 차량 탑승자의 발열 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간호사가 작성된 문진표를 토대로 질문을 하며 검사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마지막 단계에선 의료진의 검체 채취가 이뤄졌다. 의료진이 면봉을 사용해 차에 탄 검사자의 입과 코안에 있는 검체를 채취한 뒤 “3일 뒤 결과가 문자 메시지로 안내된다”고 설명하면서 검사가 마무리됐다.
걸린 시간은 1명당 5~10분 정도였다. 문진표 작성이 길어져도 15분 안에는 끝났다. 26분 만에 6명이 검사를 마치고 떠났다. 기존 일반 선별진료소에서 1인당 대기시간이 30분~1시간씩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퍽 빠르다.
같은 시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앞에도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첫차는 진입한 지 8분 만에 진료소를 빠져나갔다. 개시 후 2시간 동안 약 2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마쳤다.
방문한 시민들은 검사 속도가 빠른 데다 감염 우려 또한 적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년층이 검사를 받기가 수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모(45)씨는 “3~4일 전부터 열이 있었는데 일반 선별진료소 방문하기는 부담스러웠다”며 “차에 탄 채 검사를 빨리 끝낼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모(40)씨는 “보건소는 대기시간이 길어 불편하지만 기침하는 분들이 많아 불안하기도 하다. 대기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가 감염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초구 옛 소방학교 부지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운영 준비가 덜 된 모습도 보였다. 개시 예정시간인 오전 10시쯤 차량 10여대가 도착했지만, 첫 번째 검체 채취는 1시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첫 검사를 앞두고 현장 인력들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채취한 검체를 보관할 냉장고는 오후 1시쯤에서야 진료소에 도착했다. 이 진료소에는 오후 4시까지 총 40명이 방문해 35명이 검체 채취를 마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에 나온 의료진과 직원들도 처음이어서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며 “내일부터는 오전 10시부터 바로 검사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이날 3곳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었다. 5일부터는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도 추가로 운영된다.
박구인 강보현 양한주 정우진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