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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감염경로, 깨지는 사망공식… 여전히 모를 코로나19

방역 당국 관계자가 2일 대구 중리동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된 모의투표장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만명을 앞두고 있지만 신종 감염병은 여전히 ‘정체불명’의 대상이다. 잠복기 기간이나 무증상 전파 가능성 등 규명되지 않은 특성만 나열해도 수두룩하다. 게다가 대구에선 40대가 코로나19로 숨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976명이고, 신규 확진자는 89명이라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높은 무증상 비율을 보이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전파되는 등 상상하지도 못했던 특성들을 보이고 있다”며 “이것이 방역 당국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주춤하고는 있지만 아직 산발적인 ‘잔불’을 진화하기엔 복잡한 변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방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병원 내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고위험군이 집중된 병원에서의 감염고리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 않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달성군의 제이미주병원(8~11층·147명)과 대실요양병원(3~7층·95명)에서 13명의 확진 사례가 추가돼 전체 확진자가 242명으로 늘었다. 대실요양병원의 초발 확진자로 추정되는 외부인은 지난 2월 20일 전후로 병원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제이미주병원에 어떻게 바이러스가 전파됐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경기도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도 최초 감염원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방역 당국은 애초에 이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30일 숨진 75세 남성을 초발 환자로 추정했었다. 하지만 남성이 지난달 29일까지 머물렀던 양주의 베스트케어 요양원 종사자와 입소자 139명이 전부 음성으로 확인돼 역학조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권 부본부장은 “75세 남성보다 앞선 확진 사례를 발견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층간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역 당국은 8층 병동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4층과 7층에서도 잇달아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감염경로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의정부성모병원 관련 확진자는 22명으로 늘었다. 또 이 병원 응급실에 머무르다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된 9세 환아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감염고리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40대의 사망 소식도 전해졌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46세 남성이 지난달 7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저산소증을 극복하지 못해 지난 1일 사망한 것이다. 이전까지 국내 40대 코로나19 사망자는 단 1명뿐으로 치명률은 0.66%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부검이 이뤄지지 않아 코로나19가 사망 원인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기저질환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번 40대의 사망은 매우 이례적인 셈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해 확보한 예산(37억4000만원)으로 코로나19 연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와 신종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국가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 기본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게 핵심이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예방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함께 진행된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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