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파리지앵처럼 노천이나 광장에서 우아하게 식사할 날이 오는 걸까. 정부가 야외 테라스나 루프톱(rooftop·옥상)에서 식음료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반색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테라스와 루프톱을 안전기준에 맞게 설계할 경우 영업을 허용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7일 “옥외 영업을 허용해 달라는 소상공인들의 요구가 많아 개정안이 마련됐고 5월 중순까지 의견을 수렴해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옥외 영업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민원 발생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옥외 영업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금지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지자체별로 제한적으로 허용하던 옥외 영업을 전면 허용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지역 소상공인은 테라스나 루프톱을 손님들에게 개방할 수 없어 영업에 제한이 컸다. 서울 광화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에는 손님들이 야외에서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는 단속 대상”이라며 “식당에 달린 옥상에서 장사를 하게 되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허용 업종은 휴게음식점, 일반음식점, 제과점이다. 영업신고를 할 때 옥외 영업장 면적을 관할 관청에 신고해야 한다. 옥외 영업장으로 신고된 곳에서는 음식물 조리를 할 수 없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음식점들이 실내가 아닌 테라스나 루프톱 등 야외에 테이블을 갖다 놓고 영업해도 더 이상 단속을 당하지 않게 된다.
업계는 2014년부터 테라스와 루프톱 영업 허용을 요구해 왔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규제개혁지원실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임대료 부담이 큰 소상공인들이 옥외 여유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이르면 올여름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규칙이 시행되면 더 발전적인 안에 대한 논의도 점차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의 많은 도시는 ‘테라스맵’을 별도로 만들어 카페나 식당이 가게 앞 노천을 특정 시간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