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한국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코로나 쇼크마저 잊은 듯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가며 전기차 부문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는 모양새다.
10일 자동차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1~5월 테슬라 차량의 국내 누적 등록대수는 4252대다. 테슬라는 지난 4월과 5월 미국 공장의 생산이 중단돼 인도에 차질을 빚었지만 2017년 국내 진출 후 최대 실적을 내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구매를 해도 3~4개월 뒤에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이 밀려 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에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국내 수입차 판매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오직 전기차만 팔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무엇이 테슬라 돌풍을 불렀을까. 업계에선 최정상급 반자율주행과 모바일 연동 능력, 차별화된 디자인에 보급형 모델 출시까지 이어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테슬라의 차는 기존에 없던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데다 모델3가 전기차치고 저렴한 가격에 나오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보급형 모델3(사진)는 올해 테슬라의 판매량 4252대 중 4000대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각종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 기존 소비자들이 볼 수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차를 만들어냈다”며 “현재 테슬라의 디자인 감각, 모바일 연동성, 자율주행 기술 등은 다른 글로벌 제작사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1~2단계 앞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오토 파일럿’으로 불린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교통 상황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과 앞뒤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 목적지를 설정해두면 알아서 스스로 간선도로를 빠져나가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주변을 감지한 뒤 차로를 변경한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OTA 업데이트’도 차별화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기능이 나올 때마다 무선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데, 별도의 장치를 탈부착해야 했던 기존 자동차와는 크게 다른 방식이다.
이밖에 차체 아래 모터를 탑재해 안정성을 높인 기술, 듀얼 모터를 활용해 제로백 3.4초의 성능을 발휘하는 힘, 1시간 동안 80% 충전이 가능한 슈퍼 차저 등도 흥행 요소로 꼽힌다.
테슬라의 인기몰이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추후 출시될 소형 SUV ‘모델Y’도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테슬라는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정비나 충전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온라인 기반 판매가 이뤄지다 보니 애프터서비스 등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 고민을 갖고 있다. 체계적인 대량생산 체계 확립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