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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공기 전파 가능성 인정…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8일 열린 ‘IVI 연대·협력의 날’ 행사에 참석한 김정숙(왼쪽 두 번째) 여사가 임상검체분석실에서 콜레라 및 장티푸스 관련 백신 실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과 각국 대사 등이 함께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 국내에서도 고시원, 사우나, 백화점 등 일상시설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와 방역수칙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 당국은 ‘3밀(밀폐·밀접·밀집)’의 환경을 피하고 주기적으로 실내를 환기하면 공기 중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통제국장은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혼잡하고 폐쇄됐으며 환기가 잘 안 되는 환경에서는 공기 전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 분야(공기 중 전파)에서 새로 나타나는 증거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경로가 비말(침방울)이라는 견해를 고수하던 WHO는 “(공기 중 전파가 가능하다는) 증거에 열려 있어야 하며 전염 방식 및 예방책과 관련해 그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과학자들이 WHO에 보낸 공개서한을 확인한 결과 국내에서 권고하는 방역수칙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결론 내렸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서한은 비말에 대한 접촉과 더불어 작고 미세한 비말을 통한 공기 전파의 위험성도 고려하라는 것”이라며 “그에 따른 조치도 환기를 철저히 하고 대중교통이나 건물에서의 과밀을 방지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방역 당국이) ‘3밀’의 환경에 장시간 체류하는 것을 피해 달라고 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문과 창문을 개방해 맞바람 치는 자연 환기를 수시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자연 환기가 어려우면 공조시설을 통해 환기하며, 이 경우 오염된 공기가 재순환하지 않도록 밖의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게끔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밀폐된 환경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또한 (공기 중 감염을) 일정 정도 예방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코로나19 전파 양상이 시설의 종류를 가리지 않아 더이상 ‘안전지대’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광주 동구 고시학원에서는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에어컨 가동 시 창문 열기,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이 이행되지 않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손해평가사 시험을 준비하는 40~60대가 주로 이곳을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자가 다녀간 광주 SM사우나와 관련해서도 지금까지 4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사우나 매점에서 일하던 직원, 사우나 건물에서 청소업무를 했던 직원 등이다.

대전에선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서구 정림동 거주 50대 여성으로 인한 확진자가 연이어 나왔다. 여성의 아들은 물론 아들과 함께 중구 세이백화점 4층에서 근무하던 20대 동료 직원이 확진됐다. 여성이 5차례 방문한 의원의 원장과 원장 아내도 감염됐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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