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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올해 4300억 적자 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연 43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내부 분석이 나왔다. 더 큰 문제는 현재가 항공업계의 바닥인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이다.

30일 인천공항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이용객 수가 96% 이상 급감하면서 4348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86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1조3000억원이나 고꾸라진 것이다. 2022년에도 1610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2023년에야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공사는 보고 있다. 올해 1~7월 매출액은 7751억원, 당기순이익은 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잿빛 전망은 오는 12월까지 공항 내 상업시설과 면세점, 항공사 등에 대한 공사 임대료 감면이 연장된 영향이 크다. 최근까지만 해도 올해 당기순손실을 3000억원대로 예상했었는데 정부가 지난 27일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과 납부유예를 12월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예상 적자 폭이 더 늘어났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항공사·지상조업사 등에 대한 정류료·착륙료 등의 감면 기간을 당초 올해 8월 말에서 12월 말까지로 연장하고, 면세점과 은행 등 공항 여객터미널 입주 상업시설 임대료를 여객감소율에 연동해 감면하는 방식으로 감면 폭을 더 확대하고 납부유예 기간도 4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했다.

전망은 향후 감염병 피해 규모에 따라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인천공항의 예상 적자 규모는 승객 감소 장기화에 따라 지난 4월 약 169억원이었던 것에서 6월 3244억원, 이달 4300억원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공항 내 상업시설에 대한 임대료를 12월까지 감면할 경우 인천공항의 적자손실은 4348억원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추후 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사뿐 아니라 저비용 항공사(LCC)를 포함한 항공업계 전체가 현재가 바닥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183개국에 달하던 한국인 입국 제한 국가 수가 최근 163개국까지 감소했지만, 이달 중순부터 일일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단기적인 여객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물 사업을 공략하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여객 사업 매출 의존도가 높은 LCC업체들은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펀더멘털 개선까지 상당 시간 소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아직은 저가 매수를 논하기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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