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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예비 간호장교 333명 “나는 백의의 전사다”

대전 유성구 국군간호사관학교 백합관 강당에서 최근 나이팅게일 선서식이 열렸다. 2학년 정재원 생도가 촛불을 들고 사랑과 봉사로 헌신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들이 수업을 마치고 체력단련을 위해 구보하는 모습.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년 생도들이 지난달 기본간호학 실습실에서 기관내삽관 실습을 하고 있다.


4학년 박예빈(왼쪽), 김도연 생도가 지난달 8일 학술정보관에서 12월에 치를 간호사 국가고시를 준비하며 공부하고 있다.


1학년 안수빈(왼쪽) 문수빈 생도가 지난달 8일 인혁관 당직사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생도들은 지난 3월 임관과 동시에 코로나19 최전선이던 대구로 갔다. ‘We will be there!’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는 항상 그곳에 있겠다는 뜻의 슬로건을 실천에 옮긴 선배들을 보면서 61기 중대장 박현지 생도는 4학년 과정을 시작했다. 내년 3월 학교를 떠날 때 ‘필요한 곳’에 가기 위한 그의 준비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국군간호사관학교에는 미래의 간호장교 333명이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임상실습에 나설 2학년 생도들의 나이팅게일 선서식이 개최된다. 백의의 천사로 불렸던 나이팅게일처럼 흰색의 간호사복을 입고 등불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어서 헌신을 다짐하는 자리. 최근 선서식이 열린 대전의 캠퍼스를 찾았다.

올해 풍경은 사뭇 달랐다. 2학년(63기) 84명 전원은 마스크를 쓴 채 서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섰다. 생활관에서도 취침 전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는 방역수칙이 선서식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가족은 물론 선후배의 참석도 금지됐다. 축하하러 온 사람도, 플래시 세례도 없었지만 생도들이 하나씩 손에 든 양초는 불을 밝혔다. 84개 촛불이 모두 켜지자 간호인으로, 군인으로, 인류애를 구현하는 지성인으로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간호장교가 되는 과정은 길고 고되다. 매일 오전 6시20분 기상하여 일과를 시작하고 수업이 끝나면 3㎞ 구보로 체력을 단련하며 동·하계 군사훈련과 유격훈련, 야전간호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필요한 곳에 있겠다는 목표를 향해 그들은 기나긴 담금질을 이겨내며 나아가고 있다. 2학년 중대장 김지호 생도는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에 열린 선서식이어서 더 뜻깊었다. 고결한 희생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고 말했다.

대전=사진·글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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