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위장장애와 더불어 현대인을 괴롭히는 문제는 ‘탈모’다. 중년 이후의 남성들만 탈모를 고민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요즘은 다르다. 탈모에 대한 고민과 두피 케어에 대한 관심은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있다. 빠져버린 머리카락을 되돌릴 수는 없어도 화장품이나 의약품으로 탈모의 진행을 늦추거나 두피를 건강하게 만들 수는 있다. 탈모가 고민인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두피케어 샴푸’의 성능은 어떨까. 국민컨슈머리포트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해 봤다.
두피케어샴푸 인기 제품은
매달 진행하는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주요 유통 경로별 베스트셀러를 추천받아 이 가운데서 평가 제품을 선정한다.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 백화점으로부터 베스트셀러(표 참조)를 추천받아 제품 선정에 반영한다. 유통 채널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과 최저가·최고가 제품 등이 평가 대상이 된다.
이번 두피케어샴푸 평가에는 올리브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닥터포헤어 폴리젠 샴푸’(500㎖·3만2000원), 11번가의 베스트셀러 1위 ‘이솔 두피가 편한 샴푸’(500㎖·1만8800원), 백화점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아베다 로즈메리 민트 퓨리파잉 샴푸’(1000㎖·7만4000원)를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아베다 제품은 최고가 제품이기도 하다.
두피케어 샴푸는 제품 가격이 비슷하게 형성돼 있어서 최저가 제품군 가운데 올리브영 베스트셀러 2위인 ‘달리프 릴렉싱샴푸’(500㎖·1만8000원)를 추가했다. 샴푸는 대형마트 등에서 많이 구매한다는 점을 감안해 마트에서 많이 팔리는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 마이크로바이옴 제네시크7 캡슐 샴푸’(400㎖·2만9000원)를 추가했다. 제품 가격은 판매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평가 때마다 제품을 직접 구매한 뒤,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①~⑤ 번호가 붙은 통에 옮겨 담아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한다. 두피케어샴푸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김홍림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함께했다.
평가자들은 사용감, 세정력, 저자극성, 모발 보습력, 청량감, 탈모완화효능감 등 6개 항목에 대해 먼저 점수를 매겼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낸 뒤,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당 가격을 반영해 최종 평가했다. 모든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평가 제품들에 문제가 될만한 계면활성제는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향료 등 알레르기 유발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있었다. 김홍림 원장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포함된 제품을 쓴다고 누구나 알레르기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분에 민감하거나 손상된 두피를 가진 경우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 브랜드가 압도
1위는 ‘이솔 두피가 편한 샴푸’(4.25점)가 차지했다. ‘이솔’(2SOL)은 2008년 론칭한 소규모 화장품 브랜드다. 이솔 제품은 사용감, 저자극성, 모발보습력과 전성분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특히 전성분 평가에서는 5점 만점을 받았다.
최윤정씨는 “저렴한 가격, 높은 제품력, 안전한 성분을 가진 제품이다. 특히 민감하고 건조한 두피를 가진 분들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했다. 고진영 원장은 “성분이 좋아서 두피가 민감한 경우에도 잘 맞을 것 같은데 가성비까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닥터포헤어 폴리젠 샴푸’와 ‘달리프 릴렉싱샴푸’가 3.5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닥터포헤어 샴푸는 탈모완화효능감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김홍림 원장은 이 제품에 대해 “보습력이 좋고, 지성이거나 각질이 많은 두피에서 가려움이나 두피 트러블을 진정시켜주는 효능감이 있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포함된 게 아쉽다”고 했다.
달리프 제품은 모발 보습력이 뛰어났으나 청량감과 탈모 완화 효능감에서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성분과 가격에서 호평받으며 최종 2위를 기록했다. 김정숙 교수는 “머리를 말린 뒤에도 보습이 잘 돼서 차분해진다. 린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4위는 LG생건 ‘닥터그루트 마이크로바이옴 제네시크7 캡슐 샴푸’(2.0점)였다. 이 제품은 세정력, 청량감, 탈모완화효능감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으며 1차 평가에서는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전성분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데다 높은 가격 탓에 최종 결과는 4위가 됐다. 최윤정씨는 “사용감이 뛰어났으나 성분이 아쉬웠고 매일 쓰는 제품인데 가격이 높은 것도 부담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고진영 원장은 “모발이 짧거나 지성두피가 쓰기에 적당한 제품”이라며 “모발이 긴 경우 트리트먼트 등 다른 케어 제품을 사용해주는 게 좋겠다”고 했다.
5위는 ‘아베다 로즈메리 민트 퓨리파잉 샴푸’(1.75점)였다. 대체로 무난한 제품이라는 평가였다. 김정숙 교수는 “사용하기에는 괜찮았으나 향료 등 알레르기 주의 성분이 함유돼 있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