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갤럭시S21 출시를 앞두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100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M3’를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갤럭시S21에 탑재되는데, 언팩 행사 전에 ‘두뇌’와 ‘눈’에 해당하는 반도체 신제품이 잇달아 공개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향한 잰걸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소셀 HM3는 삼성전자가 세 번째로 선보이는 1억800만 화소의 초고화소 이미지센서다. 전 세계 업체 중 1억 화소 이상의 이미지센서를 만드는 곳은 삼성전자와 중국 옴니비전 두 곳뿐이다. 업계 1위인 소니는 6400만 화소에 머물러 있다.
아이소셀 HM3는 갤S21 울트라에 장착됐다.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채택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면서 고화소 카메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향후 소니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9년 18.1%에서 지난해 19.6%로 1.5% 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소니는 50% 벽이 무너지며 지난해 49.8%로 점유율이 낮아졌다.
지난해 11월 삼성인베스트포럼에서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를 시스템반도체의 주요 사업으로 꼽으며 “우리는 지금 매우 바쁘다”고 사업에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엑시노스2100은 지난해 퀄컴에 내줬던 갤럭시S20 두뇌 자리를 탈환했다는 의미가 있다.
엑시노스2100의 성능이 스냅드래곤888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에는 AMD의 그래픽코어를 탑재한 엑시노스가 등장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KB증권은 신제품의 선전으로 올해 시스템LSI사업부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19% 증가해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파운드리 사업은 올해도 대만 TSMC와 힘겨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는 올해 250억~28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5나노 공정을 본격화하고 애플, AMD,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의 늘어나는 주문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7나노 미세공정을 파운드리에 맡기기로 했던 인텔이 TSMC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는 고객 확보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만 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에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