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과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의 합병 법인 ‘스텔란티스’가 공식 출범과 함께 세계 4위권 수준의 자동차 공룡 기업으로 올라섰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스텔란티스도 친환경차를 비롯한 신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FCA코리아에 따르면 FCA와 PSA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난 16일(현지시간)부로 스텔란티스가 출범했다. 이로써 스텔란티스는 푸조, 시트로엥, 마세라티,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등 무려 14개 브랜드를 보유한 거대 자동차 기업이 됐다.
M&A 후 스텔란티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9%다. 일본 토요타, 독일 폭스바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연간 생산량은 870만대 규모이며, 전 세계 직원 수는 40만명에 이른다.
스텔란티스는 이번 M&A를 통해 연 60억 달러(약 6조62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 등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신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그룹 전체 수익성도 강화한다. 14개 개별 브랜드 중 판매량이 저조한 일부는 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폐지 검토 후보로는 크라이슬러와 란치아, 알파 로메오, 닷지 등이 언급되고 있다.
생산능력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 만회를 위한 전략도 발표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 대표를 맡게 된 카를루스 타바르스 PSA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합병 후 첫 공식 브리핑에 나선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급격한 시장 변화와 맞물려 미래차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최근 기아는 31년 만에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고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GM은 57년 만에 로고를 교체하고 전기차의 대중화 및 ‘탄소제로’ 실현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완성차 업체들이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미래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합병과 협력을 통해 비용을 줄여 전기차·자율주행 등 신기술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