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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열망’ 기도·연대로 지켜주세요

기독교인들이 24일 미얀마 양곤 흘레단 사거리 인근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평화 시위를 하고 있다. 김모 선교사 제공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평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긴박한 상황을 조심스럽게 국내로 전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다시는 군부 독재에 시달리지 않겠다는 미얀마 국민의 열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사역하는 김모 선교사는 2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시민 불복종운동(CDM)에 자영업자를 비롯해 회사원 주부 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폭력을 지양하고 평화적으로 민주화 열망을 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을마다 자경단을 조직해 불침번을 서면서 뜻하지 않은 폭력 사태를 막고 있다”면서 “군부에 빌미를 주지 않고 평화 시위를 이어가려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군부는 지난 12일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공격하는 등 민주 정권에 반기를 들다 수감된 2만3000명을 일시에 사면했다. 군부를 지지하는 이들이 폭력사태를 유발한 뒤 군부가 강경 진압하는 방법으로 시민사회를 통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 선교사는 “시민들이 생업을 내려놓고 CDM에 참여하면서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겹다”며 “지난 22일 군부의 강경 진압 이후에도 평화 시위가 이어질 정도로 평화를 바라는 열망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 기독교인들도 평화시위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미얀마 국민의 열망을 기억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 네피도에서 사역하는 이모 선교사도 “주요 국가 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이어지자 장갑차와 무장 군인들이 대사관 인접 도로를 봉쇄했다”며 “양곤의 주미얀마 한국대사관과 인근 미국대사관으로 가는 도로가 막힌 걸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강경 진압 여파로 대규모 시위는 없지만, 곳곳에서 소수가 모여 구호를 외치는 걸 볼 수 있다”며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확실히 높아졌다는 걸 체감한다”고 했다. 이어 “선교사들이 정치에 직접 개입할 수 없어 행동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도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 국제위원회는 24일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한국교회에 기도와 연대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군부가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운동을 총칼로 짓밟을 수 없는 역사적 시점에 왔다”면서 “한국교회가 평화를 원하는 미얀마 국민의 열망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NCCK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세계교회협의회(WCC)와 협력해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하려 한다”며 “주한 미얀마대사관과 우리 외교부에도 세계교회의 입장을 강력히 전달하려 한다”고 밝혔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대표회장 조일래 목사)도 다음 달 1일부터 미얀마의 정의와 평화, 안정을 위해 2주간 정오 기도회를 진행한다. 조일래 대표회장은 “미얀마 국민의 삶의 터전이 평화 가운데 안정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 교인과 전 세계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가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장창일 우성규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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