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영성 작가] 상대가 원하는 사랑의 언어로 사랑의 탱크를 가득 채우세요

게티이미지












“결혼 후 사랑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부부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공통된 질문에 미국의 결혼상담가 게리 채프먼(83·아래 사진)은 ‘사랑의 탱크’를 채우라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모든 인간의 내면엔 사랑으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정서 탱크, 즉 사랑의 탱크가 있다. 그는 빈 사랑의 탱크를 그대로 두고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기름을 넣지 않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1992년 출간 이후 50개 언어로 번역, 11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5가지 사랑의 언어’는 그의 상담실에서 태어났다. 50년 넘는 결혼생활과 40여년의 결혼상담을 통해 그가 터득한 행복한 가정생활의 비밀은 바로 5가지 사랑의 언어로 사랑의 탱크를 채우는 것이었다.

“우리의 가장 깊은 감정적 욕구는 사랑받고 싶은 것이다. 결혼한 사람의 경우 배우자에게 가장 사랑받고 싶어한다. 대부분 커플은 사랑에 빠져 행복한 감정 속에서 결혼한다. 그러나 결혼한 후 그 행복한 감정이 사라지고 서로의 차이가 보이면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이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대책이 없으면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게 된다. 그리고 거친 말은 상처와 실망, 분노를 만들어 낸다.”(‘5가지 사랑의 언어’ 중)

그는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시작으로 자녀를 위한, 10대를 위한, 싱글을 위한 5가지 사랑의 언어 시리즈를 펴내면서 인간관계 전문가이자 결혼상담가로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출판사 ‘생명의말씀사’를 통해 주요 저서들이 출간되면서 친근하면서도 경건한 상담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책들은 부부 또는 연애 커플, 어린이와 청소년, 친구 및 직장 동료 등 모든 형태의 인간관계에 도움을 준다.
 
‘사랑의 탱크’를 채우는 언어

‘5가지 사랑의 언어’가 세계적인 공감을 얻는 이유는 인간의 핵심적인 감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5가지 사랑의 언어는 ‘인정하는 말’ ‘선물하기’ ‘봉사하기’ ‘함께 시간 보내기’ ‘스킨십하기’이다. 인정하는 말은 상대방 외모나 인격을 칭찬해주는 말로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선물하기는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다. 봉사는 상대방이 바라는 것을 행동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함께하는 시간은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하는 등 집중적인 관심을 보내주는 것이다. 스킨십은 손을 잡거나 포옹 등 신체접촉을 하는 것이다.

부부간 사랑의 언어가 다를 때에는 서로 사랑하고 있음에도 그 사랑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럴 때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를 배워 상대방의 말로 얘기해야 한다. 배우자의 사랑의 언어, 자녀의 사랑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를 모르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사랑을 표현하면 헛수고이다. 역설적인 예로 ‘함께 시간 보내기’가 제1 사랑의 언어인 아내는 아무리 좋은 선물을 받아도 사랑이 충족되지 않는다.

“사랑의 언어를 구사하지 않으면 사랑의 탱크가 서서히 말라져 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없게 된다. 아내의 사랑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는 매일 선택한다. 내가 그녀의 제1 사랑의 언어를 알아 그것을 사용하기로 선택하면 그녀의 깊은 감정적 욕구가 충족돼 나의 사랑에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그녀도 내게 똑같이 한다면 내 감정적 욕구도 충족돼 우리 둘은 탱크가 가득찬 상태로 살 것이다. 감정적으로 안정되면 결혼 생활은 즐겁고 성숙해 갈 것이며 그 외의 일에도 창의적 힘을 기울이게 된다.”(‘5가지 사랑의 언어’ 중)

사랑의 언어를 발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배우자로부터 깊게 상처받는 것, 배우자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 보면 된다. 배우자의 사랑의 언어를 알아내고 그것이 내게 자연스럽든지 부자연스럽든지 사용하기로 결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우자의 감정적 욕구가 충족되기 원하기에 그의 사랑의 언어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그의 사랑 탱크가 가득차서 그도 나의 사랑의 언어를 구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사랑 탱크가 채워지기 시작할 것이다. 사랑은 선택이다.…우린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면 분명히 나는 의미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배우자가 내게 사랑으로 시간과 정력과 노력을 기울이면 나는 의미 있는 존재라고 믿게 된다.”(‘5가지 사랑의 언어’ 중)
 
하나님의 5가지 사랑의 언어

사랑의 언어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나님과 소통하는 최적의 언어를 발견하는 것이 신앙 성장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사랑의 언어가 단순히 감정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도구만이 아니라 하나님과 사랑을 주고받는 영적 교제의 원리로 작동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인간관계에서 통용되는 사랑의 언어가 하나님 사랑의 본질을 다양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성경은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인정하는 말’로 가득하다.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화목제물로 이 땅에 오셨음을 확언하셨다.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인정하는 말로 표현하신 것이다. 또 예수님의 지상 사역은 함께하는 시간의 모범을 보여준다. 예수님은 무리를 대상으로 사역을 펼치셨지만 열두 제자와는 질적으로 충실한 시간을 보내셨다.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막 3:14) 예수님은 그 열두 명을 사도로 임명할 생각이었기에 그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확신시키고자 하셨다.

하나님이 무수히 많은 방법으로 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신다는 데 동의하지만 경험적으로는 하나님이 나의 주된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실 때 우린 더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주된 사랑의 언어가 스킨십인 사람은 성가대의 찬송이나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것보다는 교회 사람들이 손을 건네며 악수를 청할 때 편안함이나 위로를 더 쉽게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통해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역시 자신의 주된 사랑의 언어로 하나님께 사랑을 표현하기가 더 수월하다.”(‘하나님의 5가지 사랑의 언어’ 중)

하나님은 우리를 압도적으로 사랑하시기에 ‘우리의’ 언어에 맞춰 그분의 사랑을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역시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채워져야 한다. 사랑의 언어는 하나님께 사랑을 돌려드리는, 우리의 고유한 예배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사랑을 주고받는 방식이 다르다. 하지만 서로 다름에 대한 약간의 통찰만 있다면 사랑을 잘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 배우자에 대해 자녀에 대해 또 친구와 직장동료들에 대해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의 사랑의 언어를 시도함으로써 우린 하나님의 사랑을 새로운 차원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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