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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선교사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 되고 싶다”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 수원성교회에서 만난 곽일석(왼쪽) 목사와 임일우 목사. MTU 세계선교회 회원인 이들은 “동기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게 선교회의 주된 활동이었지만, 앞으로는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일 것”이라고 했다. 수원=신석현 인턴기자


“대학 동기 선교사들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싶었어요.”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 수원성교회에서 만난 이 교회 임일우(59) 담임목사는 ‘MTU 세계선교회’를 만든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경기도 화성 원천교회 곽일석(59) 목사도 마찬가지. 곽 목사는 “함께 대학에 다닌 친구들 중에는 우리를 대신해 해외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우린 항상 빚진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감리교신학대 82학번이다. 39년 전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캠퍼스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2007년 10월 24일 82학번 동기들을 모아 MTU 세계선교회를 만들었다(MTU는 감신대 영어 이름인 ‘Methodist Theological University’의 줄임말이다).

“당시 동기회 회장을 맡고 있었어요. 해외로 나간 친구 선교사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엔 동기 10명 정도가 후원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23명이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면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요.”(곽 목사)

“동기들을 우리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선교회를 만든 거예요. 신학대 졸업생들이 동기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단체를 만든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친구들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보니 우리가 도움을 받고 있더군요. 교회 성도들을 데리고 친구들 사역하는 곳에 갔다 오면 교인들의 신앙이 더 단단해지더라고요.”(임 목사)

선교회가 현재 후원하는 동기 선교사는 모두 6명이다. 후원금을 보내고, 선교사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고, 몸이 아프면 병원비를 지원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엔 인도에서 활동하는 김대균 선교사가 동맥경화로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 13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에서 사역하는 최성찬 선교사에게 차량 구입비를 지원하려고 1800만원 넘는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2014년 6월 인도네시아 바탐 지역에서 열었던 선교회 연합수련회는 회원들에게 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수련회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선교회 소속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인도 일본 러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사역하는 동기 선교사들도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 임 목사는 “4박5일 일정으로 수련회를 열었는데, 행사 기간 내내 친구들에게 따뜻한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선교회는 올해 들어 친구 선교사를 돕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바로 ‘아펜젤러 선교대상’ 제정을 주도한 것. 미국 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1858~1902)의 뜻을 기리면서 한국 선교사들을 격려하려고 만든 상이다. 지난 6~7월 후보자를 공모했고 9월에 시상식을 연다. 수상자에게는 수원성교회에서 후원한 격려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선교회는 앞으로도 친구들이 소명을 감당하는 데 지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겁니다. 친구들과 끝까지 함께 싸우면서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임 목사)

“선교사의 꿈을 좇던 친구들이 아직도 그 꿈을 붙들고 희생의 삶을 사는 걸 볼 때마다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친구들이 해외에서 벌인 일들을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의 선교 스토리를 담은 선교 백서도 내고 싶습니다.”(곽 목사)

수원=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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