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악의 시절을 겪은 패션업계가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보복소비’와 골프 인구 증가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기업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이어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부진했던 지난해 상반기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도 있으나, 고가 브랜드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한 영향도 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분기 매출이 440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10억원에서 무려 4200%나 급증한 430억원을 기록했다. LF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4653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올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407억원, 한섬은 321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0%와 18.6% 상승한 수치다.
삼성물산은 메종키츠네·아미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고가 브랜드가 실적을 이끌었다. 두 브랜드 모두 상반기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했다. 한섬은 타임, 마인 등 여성 브랜드 강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패션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15.9% 늘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휠라홀딩스다. 휠라홀딩스는 2분기 매출 1조194억원, 영업이익 17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영업이익은 245.5% 상승했다. 상반기에만 매출 2조76억원을 올리며 급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휠라홀딩스의 성장은 골프 인구 증가와 관련이 깊다. 2011년 인수한 세계 최대 골프 용품 회사인 자회사 아쿠쉬네트가 실적을 이끌었다.
LF의 2분기 실적도 골프웨어 매출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닥스골프, 헤지스골프뿐 아니라 새롭게 론칭한 ‘닥스런던’ ‘더블 플래그’ 등이 MZ세대 골프 입문자들에게 호평 받으며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은 거리두기가 얼마나 더 길어질 것인지, 겨울 날씨가 얼마나 추울 것인지에 따라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