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이 가속화되면서 지역행정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사업들은 중앙정부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이때 지역 행정을 지원하는 공공용어들 역시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사용하면 주변에서 행정 편의를 제공받는 수혜자들의 사업 이해도가 높아지게 된다.
현안에 대한 토의나 새로운 제안을 듣는 자리를 일컬어 ‘킥 오프’라는 용어가 주로 등장한다. 이 단어는 ‘첫 기획’이라는 단어로 바꿔 ‘킥 오프 회의’ 대신 ‘첫 기획 회의’라는 말로 다듬어 사용하면 의미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또 단계별 처리 과정을 거쳐 제도의 연착륙을 돕는다는 뜻의 ‘로드 맵’은 ‘단계별 이행안’이라는 말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지방분권으로의 단계별 권한 이양의 과정을 담은 계획은 ‘지방분권 로드맵’ 대신 ‘지방분권 단계별 이행안’ 등으로 바꿔 사용하는 식이다. 또 큰 그림을 의미하는 ‘마스터플랜’은 ‘종합 계획’ 등으로 다듬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역 행정에서 많이 등장하는 또 다른 표현은 ‘코디네이터’다. 코디네이터는 초기 의상 연출가를 뜻하는 말로 주로 쓰이다가 정수기 등 생활 가전 기기를 관리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공공 언어에서도 등장하면서 지역에서 각종 회의나 교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로 흔히 쓰인다. 예를 들어 ‘지역상생 코디네이터’ ‘농촌 코디네이터’ 등이다. 하지만 코디네이터라는 용어 대신 ‘기획자’나 ‘활동가’ 등으로 바꾸면 중앙과 지방의 정책을 조율하면서도 지역 내 특색을 살린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분명해진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