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장식과 구조변경,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조은인테리어 김학태(63·서울 성복중앙교회 장로) 대표는 교계에서 ‘착한 기업가’로 통한다. 이른바 ‘착한 가격’으로 교회 공사를 맡고 정직하게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일부 반대하는 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착한 가격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고 있다.
17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김 대표는 “회사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회사의 이윤을 나누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었던 것은 예수 사랑을 전하라 하신 성경 말씀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업가로서 고객과 직원, 사업에 관한 모든 사람에게 선한 이웃이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동료와 직원을 섬기고 싶어지도록 만들었고, 사업 소명의 기반이 됐습니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설계사무소에 입사했다. 열정을 다해 일했고 인정도 받았다. 수 년간 모은 목돈으로 인테리어 회사를 차렸다.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 강의도 나갔다. 돈 많이 벌어 편하게 살아보겠다는 생각은 잘 풀리는 듯했다. 그런데 탈이 났다. 외환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협력업체들이 재정난을 겪으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집까지 팔았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통해 신앙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간증했다.
“자금이 부족해 이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이었을까요. 새로 이사한 곳이 교회 앞이었고 며칠 뒤 교회 담장공사를 맡으면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공사 중에 교회 장로님이 저를 주님의 품으로 인도해 주셨어요.”
그는 믿음 생활 전에도 대형교회 파이프오르간 공사를 하면서 교회에 출입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복음과는 거리가 있었다. 자연스레 교회와의 접점을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체험했다. 하나님이 친히 만져주고 돌봐주시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주님의 세세한 음성을 듣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겠다고 한다. 2015년 교회 장로 직분을 받았다.
“하나님 말씀으로 무장하니 마음에 기쁨이 찾아오고 날마다 새로 사는 기분입니다. 아내와 두 딸도 신앙생활을 하는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대학 친구들이 ‘너 왜 이렇게 됐느냐”고 농담해요. ‘교회 환자’라는 비아냥거림에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크리스천이라고 밝혔지요.”(웃음)
그의 회사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호텔과 대학, 사옥, 공장, 아파트 등 다양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공사를 맡고 있다.
특히 교회건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복중앙교회 리모델링 공사, 숭의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닮교회의 파이프오르간 공사,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따스한교회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우리가꿈꾸는(우꿈)교회 인테리어 공사 등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작은(상가) 교회의 건축과 리모델링 과정은 늘 특별함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우꿈교회 공사를 진행하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노후 소방설비로 바닥에 물이 차고 악취가 나며 채광과 환기에 취약했다. 넉넉지 않은 교회 재정으로 이중고에도 현장에서 눈물로 새벽 기도를 하는 성도들의 간절함이 있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지혜를 얻어 채광과 환기 문제를 해결했다. 또 숨겨진 공간 확대를 통해 한 땀 한 땀 최적의 예배 공간을 만드는 은혜를 체험했다.
그는 의사인 친구의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친구는 두 달 전 낙도지역 의료봉사 활동 참여를 약속했다. 앞으로 ‘건설 노동자 쉼터’를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주위 형편이 어려운 건설 노동자에게 숙식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재정이 어려운 교회의 건축 자문과 설계, 공사 등을 착한 가격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회사 ‘조은인테리어’는 회사 이름대로 조은(좋은)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고객에겐 착한 가격과 정성의 서비스로, 하나님 앞에서는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살고 싶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테리어 공사가 크게 늘고 있어요. 신앙의 인테리어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야 온전한 크리스천,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해요.”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