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내려놓아야 할 무거운 짐들



가방이 낡고 작아서 좀 큰 가방을 샀습니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보다가 디자인도 크기도 가격 또한 마음에 들어서 오래간만에 쇼핑했습니다. 배송된 가방을 받고 보니 생각보다 넓고 깊어서 꽤 많은 물건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신나게 성경책과 노트, 틈틈이 읽는 책 한 권과 필통, 안경, 태블릿PC와 충전기, 간식거리 등 잡다한 것들을 넣으며 가방을 꽉 채워서 다녔습니다. 마치 모든 공구를 넣고 다니는 공구상자 같았습니다.

얼마 지나자 가방을 들고 메고 다니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 참고서 노트 도시락 등을 넣고 다녔던 무거운 가방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가방이 비어 있는 것보다 꽉 채워졌을 때 모양이 좋아 보여서 가방을 항상 꽉 채워 다녔습니다. 넣은 물건을 보니 굳이 다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저를 위해 가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방을 위해서 제가 수고를 해야 할 지경이 된 것이죠. 우리가 지고 사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들이 어쩌면 가방을 채우고 있는 불필요한 것들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변성우 목사(여의도순복음시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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