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연약함도 감사 제목



가야 시대 토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옛날 방식으로 전통가마에서 토기를 구워 만드는 장인 모습이 나왔는데 한 가지 실험을 해 보였습니다. 가마 온도를 1000도 이하, 1000도 이상, 1200도 이상, 세 가지로 구분해 토기를 구웠습니다. 그랬더니 똑같은 흙으로 만들었는데 완전 다른 토기가 됐습니다. 색깔부터 달랐고 두드리면 소리도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구운 토기일수록 더 약해서 서로 부딪히면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그러면 높은 온도에서 구울수록 좋은 토기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토기들에 음식을 담아서 끓이기 시작하자 높은 온도에서 구운 토기들은 다 깨져버렸습니다. 토기는 아무리 강해도 음식을 끓일 수 없다면 별 쓸모가 없습니다. 오히려 약한 토기가 더 유용한 것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강할 때보다 약할 때 더 은혜가 됩니다. 약하기 때문에 은혜를 더 사모하게 되고, 약한 사람을 더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습니다. 약한 것도 감사의 제목입니다. 더 강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보다 약함으로 감사하며 약한 자들을 더 감싸주는 약한 자의 은혜를 누리고 베풀며 살아야 합니다.

손석일 목사(서울 상일교회)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