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칠성사이다와 북두칠성



지금도 아내와 즐겁게 나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내의 유년 시절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아내에게는 초등학교 시절 시험에서 보기 좋게 틀린 문제가 있었습니다. 별 일곱 개를 그려 놓고 그것의 이름을 쓰라는 문제였지요. 그 시험 문제를 대하는 순간 아내 마음이 짜릿했던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정답에 자신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답을 아는 친구들이 많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막 사이다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어느 날 퇴근하는 아버지가 빵과 사이다를 사다 주신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모금을 마시는 순간 입안에서 터지는 수많은 방울, 잊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그 맛을 기억할 겸 유심히 바라본 사이다병에는 일곱 개의 별이 그려져 있었지요. 그러니 시험 문제를 보는 순간 얼마나 반갑고 자신이 있었겠습니까. 모든 것이 넉넉해진 요즘 아이들에겐 먹을 것도 마실 것도 흔해졌지만, 혹 땅만 바라보느라 밤하늘 북두칠성을 잊은 것은 아닌지 괜한 걱정을 합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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