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학자들이 코로나19로 침체된 대면예배 회복을 위해 성찬성례전(성찬식) 확대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성찬식은 성도의 거룩한 교제를 말하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눈다는 의미로 떡과 포도주를 먹는 성스러운 만찬이다. 설교가 ‘듣는 은총’에 속한다면 성찬식은 ‘보이는 은총’으로 분류된다.
초대교회 때부터 성찬식은 매 주일 해오던 전통이지만 적지 않은 개신교회는 특별한 절기에만 성찬식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능한 주일마다 성찬식을 진행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예배학 권위자인 정장복 전 한일장신대 총장은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엔데믹 시대에 새해를 맞은 한국교회가 코로나 이전 교세를 회복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설교 위주의 ‘말씀의 예전’과 주님의 희생을 재현하는 ‘성찬식’을 매 주일 진행하며 예배의 원형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오직 설교 위주의 예배만 고집한다면 교회에 나오지 않고 온라인 등을 활용한 비대면예배를 선호하는 성도의 확산을 막을 수 없게 된다”면서 “목회자들은 주저하지 말고 매달 한 차례라도 ‘말씀의 예전’과 ‘성찬식’이 살아 있는 예배를 복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단들도 헌법에 예배에 두 축이 있다는 걸 명문화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헌법만 봐도 “교회는 주님의 몸으로 성령님의 역사를 통해 계속적으로 바르게 ‘말씀이 선포’되고 ‘성례전’이 집례돼야 할 것이며 여기에 참례한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세상 속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주일마다 성찬식을 마련하는 교단은 루터교회가 대표적이다. 최주훈 루터중앙교회 목사는 “선포된 말씀인 설교가 일대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면 성찬은 언제나 일대일 형식의 예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루터 신학에서는 설교가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말씀이고, 성찬은 ‘나를 위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매주 성찬식을 통해 교인도 위로를 받지만 집례자 또한 받는 은혜가 크다”면서 “코로나 이후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고 거룩성을 더하기 위해 성찬식을 자주 마련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2021년 부활절에 서울 서대문구에 설립한 언더우드선교회(담안유 목사)도 매주 성찬식을 진행하고 있다. 담안유 목사는 “매주 성찬식을 진행한다고 힘들 일이 없고 오히려 성물을 보고 맛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 곁에 있는 예수님의 임재를 체험할 수 있어 유익한 면이 크다”면서 “코로나 이후 예배의 본래 의미를 강화하는 데 성찬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담 목사는 “성찬식을 할 때마다 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살로 세워진 교회의 일원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와 동시에 공동체가 끈끈해진다”고 전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