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 다가가려면… “기대치·가치·화제의 격차 좁혀라”

빅터 리 목사는 “젊은세대에게 교회 사역을 맡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는 기대치와 가치, 이야기의 주제 등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간 차이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사진은 세대 간 차이를 보여주는 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젊은세대는 더 이상 미래의 지도자가 아니다’라는 다소 파격적인 이 말엔 그들이 이미 리더의 위치에 서 있고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말레이시아 성서대 빅터 리 총장의 얘기다.

리 총장은 8일(현지시간) 복음주의권 온라인 매체인 에반젤리컬 포커스에 기고한 글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세대는 지금의 지도자가 되고 있다”며 “젊은세대를 이해하고 그들이 교회 안에서 역할을 하도록 기성세대가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리 목사는 말레이시아 하나님의성회(EXCO) 회원이자 현지 복음주의기독교연합(NECF) 위원이기도 하다.

리 목사는 2024년 예정된 로잔대회를 준비 중인 글로벌리스닝팀의 보고서를 인용해 “젊은세대에 다가가는 게 중요한 지상 명령 중 하나”인데 전 세계 교회는 젊은세대 리더를 교회 사역에 참여시키는 데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교회 안에서 젊은세대가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 리더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 목사는 젊은세대 리더와 기성세대 리더 간 세 가지 차이를 꼽았다.

우선 기대치의 차이다. 그는 “기성세대는 젊은 사람들이 리더십 역량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보고 싶어한다”면서 “반대로 젊은이들은 기성세대 지도자들이 자신들에게 실패할 여지와 새로운 걸 시도할 기회를 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 교회 리더는 강하고 크며 영향력 있는 조직을 세우기 바라지만, 대다수 젊은 지도자는 작고 친근한 조직을 만드는 걸 선호했다.

가치 체계도 달랐다. 산업화 시대를 거친 기성세대 지도자들은 안정성 경쟁력 생산성 물질주의를 높게 평가한다. 이에 반해 평화와 고등교육의 축복 속에 자란 젊은세대 지도자들은 창의성 혁신 편안함과 디지털 자산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게 리 목사의 분석이다.

‘이야기 주제’에 대한 격차도 있다. 기성세대의 리더는 성공 가족 헌신이나 재정적 독립을 주로 화제로 삼지만 젊은세대 리더는 개인 공간과 워라밸 협업 등을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전달할 때도 기성세대 리더는 이메일을, 젊은세대 리더는 SNS로 짧은 메시지를 보내는 걸 좋아했다.

이 같은 차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5가지 키워드도 제시됐다. ‘세대 간 문화적 차이 이해’ ‘젊은세대의 문화 지식 공유’ ‘젊은세대에 대한 편견·추측 지양’ ‘문화적 갈등에도 끈기 있게 기다리기’ ‘다른 문화와 함께 생활하기’ 등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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