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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투자의 시작은 저축… ‘교세권’ 택해 집부터 사라”







연봉은 제자리걸음인데 아파트값은 너무 비싸고 물가는 천정부지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만히 있어도 뒤처지는 느낌이다. ‘N잡러’를 꿈꾸는 직장인들은 부업을 위한 보조 캐릭터인 ‘부캐’를 가꾼다. 근로소득을 제외한 추가 수입원을 말하는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해 조기 은퇴하는 ‘파이어족’을 꿈꾼다. 교회 밖은 집값 주식 코인 등등 99%가 돈이나 투자 이야기다. 이런 현실에서 목회자는 과연 어떤 설교를 해야 할까.

서창희(35·사진) 서울 한사람교회 목사는 ‘하나님의 투자 수업’(생명의말씀사) 저술을 통해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서울에서도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관악구 낙성대역 인근에서 교회를 개척해 30·40세대가 다수인 성도들과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서 목사를 지난 21일 찾아갔다. 지난해 ‘일상에서 만난 교리’(생명의말씀사)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 교회를 찾은 지 딱 1년 만이었다. 그 사이 성도 수는 배로 늘었고 상가 건물 3층을 예배당으로 쓰던 교회는 2층까지 확장돼 자모실과 영상 스튜디오, 목양실이 새로 생겨났다. 아직 30대 중반인 서 목사는 벌써 4권의 단행본을 낸 저술가가 됐다. 그는 “개척 8년 만에 부목사님과 같이 쓰는 목양실이 생겼다”며 웃었다.

서 목사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재무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부르심을 받았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전도사 시절부터 10명의 청년과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교회 가면 코인 투자 알려주니?” 서울에서 부모로부터 독립해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교회 청년들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신앙을 권하다 들은 말이라고 했다. 서 목사는 “목사로서 투자라는 주제에 대해 답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책에서 서 목사는 “부업은 사기”라고 단언한다. 그는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오롯이 갈아 넣어 승부를 보려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다”면서 “그런 세계에 자신이 잠깐 노력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런데 부업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서 목사는 “맞다”면서 “부업을 본업처럼 뛰어들어 실행할 때 성과가 나는 것”이라고 했다. 살짝 건드려서 되는 일은 없고 온전히 자신을 쏟아부어야 성과가 나온다는 말이다.

원금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원칙도 소개한다. 잃어버린 내 원금에 집착하는 순간 투자를 망치게 되는 현실을 소개하며 자연스레 손실을 통해 만나는 하나님 이야기로 넘어간다. 하나님이 주시는 회복은 개별적으로 임하며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형태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유튜브 채널 ‘위라클’의 박위 형제를 언급한다. 취업턱 술자리 직후 경추 골절로 전신 마비 판정을 받았던 그가 예상치 못한 새로운 형태로 회복돼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저축이 투자의 시작이고 대출은 금융의 기회란 점을 말한다. 대출 자체가 나쁜 게 아니고 돈을 갚지 못하거나 가난한 이를 향한 악의적 대출이 죄악이란 점을 성경 말씀으로 해설한다. 이어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보다 집을 소유하는 것이 먼저이며 집을 살 때는 역세권이 아닌 교세권(교회와 가까운 곳)을 선택하고 부모님을 가까이 모시는 것이 하나님 말씀대로 가정을 이뤄갈 청년들의 기본 투자 원칙임을 설명한다(그래픽 참조).

때문에 ‘하나님의 투자 수업’ 결론은 주식 종목이 아니라 예수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나를 위해 은 삼십이란 돈에, 돈의 거래에 종속되고 돈 앞에 끌려가신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의 길을 발견하는 것이 책의 목표다. 서 목사는 “투자의 주인 되신 예수님만 독자들의 마음에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김동규 인턴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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