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기독교인은 사순절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적지 않은 해외 기독교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 기간 ‘절제와 성경 읽기’ 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있다.
‘재의 수요일’인 지난 22일 시작된 사순절은 고난의 절기로 부활주일인 오는 4월 9일 하루 전날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을 말한다.
영국 BBC는 ‘사순절이란 무엇이며 사람들이 무언가를 포기하는 이유는 뭘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영국 기독교인의 사순절을 조명했다. BBC는 “예수 그리스도가 40일 동안 금식한 뒤 사탄의 유혹을 이긴 것처럼 사순절 기간 기독교인은 경건한 마음으로 절제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보통 영국의 기독교인은 사순절이 되면 사소하게는 초콜릿과 같은 디저트나 SNS 등 본인이 평소 좋아하던 것을 멀리하며 절제하는 삶을 산다”면서 “집안일을 돕거나 가족과 친구에게 더 따뜻하게 대하는 등 행동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아일랜드교회 코크·클로인·로스연합교구는 사순절 첫날 교구 홈페이지에 사순절을 안내하는 영상을 띄웠다. 영상에 등장한 앤 스큐스 목사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는 마태복음 6장 1절 말씀을 인용하며 ‘겸손한 태도’를 강조했다.
스큐스 목사는 “사순절에는 하나님 앞에 더 진실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살기로 다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순절은 기도하고 금식하며 자선활동을 하는 절기”라면서 “이웃을 헐뜯는 험담을 자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도 좋은 자세”라고 당부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 근처에 있는 상해우리교회(박정선 목사)는 사순절을 맞아 전 교인이 참여하는 성경 읽기에 나섰다. 교회는 이번 성경 읽기를 통해 코로나19로 약해진 교세를 회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정선 목사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의 수요일부터 전 교인이 교회에 모여 성경을 읽고 있다”면서 “특별히 ‘맥체인 성경 읽기’ 방식을 활용해 영성을 회복하면서 코로나로 침체한 교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맥체인 성경 읽기는 1842년 로버트 맥체인 목사가 자신이 사역하던 스코틀랜드 성베드로교회 교인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개발한 성경 읽기 법을 말한다.
장창일 기자 조승현 황수민 인턴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