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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갈급함으로 드린 기도마다 은혜의 손길



“여러분 가운데 누가 아들이 빵을 달라고 하는데 돌을 주고,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습니까? 악한 아버지도 자기 자식에게는 좋은 것을 주는데, 하물며 하늘에 계시는 여러분의 아버지께서 구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습니까.”(마 7:9~11, 최창섭 개인번역)

가정 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벌어야 했기에 2년 늦게 1967년 대학에 입학했다. 군 복무를 마치면 바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학과를 선택했다. 그해는 총선 부정선거 시위가 많았다. 중간고사를 치르자 휴교령이 내렸다. 마침 입대 영장이 나와 삭발하고 새벽기도에 나가기 시작했다.

교회는 초등학교 4학년 성탄절 즈음, 사탕과 과자를 공짜로 준다는 말에 혹해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새벽기도에 참석해본 적이 없었다. 기도회를 마치고 어른들이 다 나간 후에도 그 자리에 혼자 앉아 참 많이 울었다. 하소연과 신세 한탄이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동굴에 갇힌 듯 두렵고 외로웠다. 그때 유일하게 격려와 위로가 됐던 말씀이 마태복음 7장 9~11절 말씀이다.

“아버지 하나님, 제가 누구를 의지하겠습니까.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없습니다. 비록 못난 자식이지만 하나님의 자식이기에 하소연합니다. 곧 입대합니다. 그저 몸 성히, 그리고 허송세월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못 하지만 족히 한 달 정도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눈물을 쏟은 것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흘린 눈물의 98% 정도는 그때 쏟았다. 이후 73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4년 정년퇴직할 때까지, 그리고 프리랜서로 5년 방송하고 마이크를 떠난 어느 날 내 삶을 돌아보니 무엇 하나 하나님의 섭리가 아닌 순간이 없었다.

졸업하던 해에 취직이 급해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하지만 다 막으시더니 적성에 맞는 아나운서 직업을 주셨다. 아나운서 응시 과정에서 한 사람은 아나운서 모집 광고를 오려 건네줬고, 원서를 받으러 가서 만난 합창단 후배는 언론 관련 시험 서적을 두 권 빌려주었다. 두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나운서가 될 수 없었다. 그 뒤로 직장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일, 성대 결절로 수술 후 재발이 돼 기도로 나은 일, 결혼과 자녀 양육, 아들의 미국 유학과 결혼, 내 집 마련, 은퇴 후 경제생활 등 무엇하나 하나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일련의 일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 하나님은 눈물에 약한 분이시라는 걸 말이다.

<약력> △MBC 아나운서 국장 △동국대 신방과 겸임교수 △탈북이탈크리스천청년연합회 담임(2005~2016) △기독교방송 출연 및 진행(CTS기독교TV FEBC C채널 CBS CGN 등) △극동방송 시청자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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