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F 후원의 밤 개최 “입양아출신 35,000명에 시민권을!”

13일 대동연회장서 기금모금 행사, 250여 정관계 종교계 인사 대거 참석
 
WHF는 13일 대동연회장에서 불법체류상태인 입양아출신들의 시민권 청원을 위한 후원의 밤을 열었다. 행사에 앞서 인사하는 이사장 길명순 권사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성인이 된 현재까지 시민권을 받지 못한 인원은 어림잡아 35,000명. 이 가운데 한인 20,000명을 포함한 모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자는 운동이 WHF(이사장:길명순권사/World Hug Foundation)를 중심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WHF는, 어릴 때 입양됐으나 양부모의 학대로 파양된 후 2012년 한국으로 추방된 필립 클레이(Philip Clay, 한국명 김상필)씨가 한국에서도 언어와 문화 등으로 정착에 실패하며 5년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2017년 4월 설립된 비영리단체이다. 

WHF는 13일 오후 6시30분 플러싱 대동연회장 다이아몬드홀에서 입양아츨신 권익보장을 위한 제2회 연례기금 후원의 밤 행사를 열고, 인권과 범죄의 사각지대에서 힘겨운 삶을 사는 입양아출신들에게 깊은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미 정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안토니오 리베라 주니어씨를 회장으로 추대한 이날 후원의 밤 행사에서는, 박효성 뉴욕총영사와 뉴욕한인회 찰스 윤 회장, 뉴욕교회협 회장 정순원목사, A/G하나님의성회 한국총회 총회장 김명옥목사, 국제기아대책기구 미동부 회장 이종명목사를 비롯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 토마스 수오찌 하원의원, 토비 앤 스타비스키 상원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 및 주요인사들이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하거나 혹은 축하메시지 보내 WHF의 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사장 길명순 권사는 ‘함께가는 세상을 꿈꾸며’라는 제목의 인사말을 통해 “재단을 격려해 주시고 후원을 아끼지 않고 서명운동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수고로 큰 결실을 얻었다”고 고마움을 표시면서 “35,000 입양인들에게 자유의 빛인 미국 시민권을 꼭 받아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뉴욕 상하원 의원들 WHF에 일제히 축하 격려 메시지 전달 
‘조건없는 시민권 부여법안 입법화 위해 협력할 것’ 약속
길명순 이사장 “자유의 빛인 미국시민권 주도록 최선” 다짐

 
WHF는 그동안 입양아출신으로 불법체류 상태에 있던 조이 알렉시(52세)씨에 대해 스폰서로서 시민권 취득하도록 적극 도왔다. 영상으로 인사를 전하는 조이 알렉시 모습. 


잔 신 사무총장도 “미 해병대 군복무 시절에 정의와 용기에 대해 배웠다”고 밝히고 “미국이 천명하는 자유 평등 행복의 가치를 위해 입양인출신들의 권익보호에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후원의 밤 행사는 세계적인 우리나라 지휘자인 함신익씨의 딸 멜로디 함씨가 사회자로 나선 가운데 송병기목사(목양장로교회 담임)의 축복기도와 한국전통 북 공연, 국민의례, 이사장 인사 및 회장과 WHF아시아지역 대표의 영상인사, 잔 신 사무총장의 기조연설,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WHF는 그동안 불법신분으로 사회적 냉대와 생활고로 시달리는 입양아출신들의 권익증진과 제도개선을 위해 미국 정치계에 탄원운동을 펼쳐오다 지난 5월, ‘성인이 된 입양아 출신 모두에게 조건없이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Adoptee Citizenship Act of 2019·HR2731)을 연방하원 발의로 상정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입양아출신인 ‘조이 알렉시’가 52년만에 시민권을 취득하고 텍사스 주 상원의원 사무실에 취업하는 결실을 얻었다. WHF가 스폰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한 것이다. 

현재는 지난 2000년 통과된 ‘아동시민권법’에 따라 1983년 2월말 이후 출생한 입양인에 대해서는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으나, 문제는 1983년 이전 출생자들에 대해서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WHF의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실정인 한인 입양인 수가 연간 약 500~1000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18세가 되기 전 파양되거나 양부모의 사망 등 여러 이유로 불체자 신분으로 전락해 각종 범죄에 노출돼 있다. 
 
이날 연례기금 후원의 밤에 참석한 정관계 종교계 주요인사들이 기념촬영했다. 이들은 불체자 상태에 있는 입양아출신들의 무조건 시민권부여 법안의 제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WHF는 이날 후원의 밤 행사를 계기로 모아진 기금을 입양인출신들의 시민권 취득에 필요한 법률지원비 및 행정비용 등으로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단체 기부를 위해서는 웹사이트(worldhug.foundation)에 접속해 기부금 항목에 표시하면 된다. 기부자는 세금감면혜택이 주어진다. (문의) 646-254-2992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