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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종차별 논란에 공화 의원들도 비판…지도부는 침묵

"분열 초래하고 자유세계 지도자답지 않은 발언" 비판 목소리
슬로베니아 출신 멜라니아, 남편 발언 논란에 '침묵 중'




민주당의 여성 초선 하원의원 4인방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트윗에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속속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등 민주당의 유색인종 여성 의원 4명을 가리켜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공격한 것은 감싸주기 어려운 잘못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용 습관에 침묵해온 공화당에서 일부 의원들이 이번 논란에 대해서만큼은 입을 열고 나섰다고 NBC 뉴스가 15일 보도했다.

공화당의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통령의 악의적인 코멘트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멈출 필요가 있는 발언들"이라고 말했다.

롭 포트먼(오하이오) 상원의원도 "분열을 초래하고, 불필요하며,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논평했다.'

흑인인 윌 허드(텍사스) 하원의원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트윗은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이며, 자유 세계의 지도자답지 않은 언행"이라면서 "그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공화당에서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인신공격과 인종 모욕적인 언어로 말참견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레드 업턴(미시간) 하원의원도 "대통령의 트윗에 간담이 서늘했다"며 "양당 모두의 분노를 유발하고 우리를 분열하는 데 사용되는 레토릭(수사)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주자 출신인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은 NBC에 출연해 "대통령이 우리를 뭉치게 하는 게 중요하지만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라며 "그의 발언과 트윗은 파괴적이고, 모욕적이고, 반(反)통합적이며,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진보 색채가 뚜렷한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 등 민주당 여성 초선 의원들의 정책에는 반대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역시 문제라는 비판 의견들도 많았다.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이민, 사회주의, 국가안보 등 거의 모든 정책 현안들에 대한 이 여성 하원의원들의 견해에 나보다 더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아무리 잘못 판단했을지라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의 혈통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옳고 그름에 따라 그들의 생각을 깨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엘리스 스터파닉(뉴욕) 하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난 극좌 사회주의자 집단의 전술, 정책, 표현에 강하게 반대하기는 하지만 대통령의 트윗은 부적절하고 잘못됐다"며 "합법적인 미국 시민들에게 고향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대체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NBC가 전했다.

다만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변호하면서도 "여기는 그들의 나라다. 그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갖고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공격과 관련해 '4인방'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남편의 인종차별 공격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는 데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CNN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두 번째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아직도 침묵하고 있다"며 민주당 여성 의원 4인방이 규탄해온 국경 구금시설 문제를 가리켜 "이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남편의 정책을 대놓고 반대한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트윗과 관련해 멜라니아 여사 측의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슬로베니아 태생인 멜라니아 여사는 1991년 조국이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할 당시 국외에서 모델 일을 시작해 미국 뉴욕에 정착,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2005년 결혼하고 이듬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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