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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 흑인 '목조르기'로 숨지게한 美경찰관, 5년만에 파면되나

NYPD 징계위 파면 권고…2014년 '숨을 쉴 수 없다' 시위 촉발한 사건
 
2014년 에릭 가너 사건에 항의하는 뉴욕 시민들이 '숨을 쉴 수 없네'라는 문구를 앞세워 항의 시위를 벌이는 모습. [AP=연합뉴스]


뉴욕 경찰국(NYPD) 징계위원회가 2014년 흑인 용의자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에 대해 최근 파면을 권고했다.

징계위를 관할하는 로즈마리 말도나도 NYPD 부국장은 문제의 백인 경관 대니얼 판탈레오의 파면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언론들이 2일 뉴욕 시민불만조사위원회(CCRB)를 인용해 보도했다.

CCRB는 "오늘의 결정은 판탈레오 경관이 에릭 가너(사망 당시 43세)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위원회의 입장을 재차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부터 활동하는 CCRB는 잘못된 행정처분을 바로잡기 위한 옴부즈맨 성격의 기관으로,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판탈레오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달 말 제임스 오닐 뉴욕 경찰국장이 내릴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사건 발생 직후 판탈레오는 내근직으로 전환돼 근무 중이다.

NYPD 대변인은 "오늘부터 오닐 경찰국장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판탈레오가 30일간 무보수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뉴욕 순찰경찰관노조의 패트릭 린치 노조위원장은 만약 오닐 국장이 판탈레오를 그대로 파면시킬 경우 절차에 따라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4년 7월 뉴욕 거리에서 낱개 담배를 팔던 가너는 판탈레오 경관을 비롯한 4명의 경찰에게 체포당했다.

체포 과정이 찍힌 동영상에 따르면 판탈레오가 단속에 걸린 가너의 뒤로 다가가 목을 감싸는 형태(chokehold)로 졸랐고, 천식 환자였던 가너는 도로에 넘어진 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당시 뉴욕 경찰은 이 같은 목 조르기 기법을 금지하고 있어 가너의 죽음이 경찰의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이에 시민들은 가너의 마지막 말인 "숨을 쉴 수가 없다"라고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판탈레오 경관의 책임에 대한 기나긴 법정 다툼이 끝에 최근 미 법무부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그에게 불기소 결정을 내려 유가족의 반발을 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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