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썬샤인-유진초이’ 실제 인물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 현충원 봉환추진

주뉴욕총영사관, 뉴욕한인교회 요청 받아들여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와 협의 결정
 
뉴욕한인교회가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 현충원 봉환을 지난 6월2일 주뉴욕총영사관을 통해 우리나라 정부에 공식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져 뉴욕시 법령에 따라 봉환절차가 이루어지게 됐다. 뉴욕 퀸즈 올리벳 묘지공원에 있는 '황기환 지사'와 '염세우 지사' 묘역.


우리나라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미스터 썬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실제인물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빠르면 내년에 대한민국 국립현충원(대전)으로 봉환될 것으로 보인다. 

황기환 애국지사의 묘 이장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그가 1923년 숨을 거둔 이후 무려 97년 만의 일이다. 

이번 황기환 애국지사의 묘 이장은 뉴욕한인교회(담임:이용보목사)와 뉴욕총영사관(총영사:박효성)의 지속적인 노력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뉴욕시 묘지 이장에 대한 관계 당국의 결정 이후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처장:박삼득)가 실무대표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뉴욕총영사관에 보냄으로써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주뉴욕총영사관 정무담당 임효선 영사에 따르면, 뉴욕한인교회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의 대한민국 봉환절차를 지난 6월2일 주뉴욕총영사관을 통해 우리나라 정부에 공식 의뢰했다는 것이다. 

뉴욕한인교회 정철우 원로목사, 7년 추적 끝 발견
인근 한인교회 몇몇 목회자, 성도 모여 추도예배로
“나라와 민족 위해 싸운 분들 끝까지 찾아 봉환을”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초 3월1일 황기환 애국지사 묘역이 있는 퀸즈 올리벳 묘지공원에서 뉴욕한인교회 성도들과 주뉴욕총영사관 관계자 및 몇몇 목회자들이 모여 기념식 및 추모식을 가졌다. 


뉴욕한인교회는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봉환 요청에서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의 현충원 봉환은 한인동포사회의 염원이며 △올해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는 역사적 의미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같은 내용을 근거로 주뉴욕총영사관과 대한민국 국가보훈처 간에 긴밀한 협의가 진행돼 봉환절차 수용이라는 의미있는 결정을 끌어낸 것으로 환영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보낸 회신은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의 조속한 봉환에 대해 공감하며 △현지 법원의 판결(파묘 및 이장 등 관련) 이후 실무대표단 파견 및 구체적인 봉환 시기에 대해 결정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늦게라도 황기환 애국지사 봉환 결정 ‘감사’
이같은 사실을 통보받은 뉴욕한인교회는 “우선 늦게라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독립투사를 잊지 않고 적절한 예의와 존중을 표시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끝까지 찾아서 그분들의 공로를 치하하는 것은 후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교회 이용보 담임목사는 “이런 일을 통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 더 나은 내일을 현세대와 후손들에게 계승해야 한다”고 말하고 “황기환 애국지사의 묘가 현충원에 이장될 때 뉴욕한인교회도 함께 참여하여 그분의 숭고한 삶을 되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삼일운동 100주년 및 상해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뉴욕한인교회 내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용보 담임목사(좌측)와 정철우 원로목사. 정철우 목사는 황기환 애국지사 묘를 수년동안 추적 끝에 발견한 주인공이다. 


또 이 목사는 “황기환 애국지사의 묘가 현충원에 봉헌됐다고 하더라도 매년 했던 3.1운동 기념식 및 추모예배는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한인교회 정철우 원로목사가 수년 동안 끈질긴 노력으로 찾아낸 황기환 애국지사 묘는 당시 ‘뉴욕 퀸즈 마운트 올리벳 묘지공원’ 끝자락에 무질서하게 서 있는 몇몇 비석 중 하나로 방치돼 있어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유해 봉환되더라도 매년 추모식은 개최할 것”
올초인 지난 3월1일 퀸즈 올리벳 황기환 애국지사 묘역에서 삼일운동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정철우 원로목사는 “특히 황기환 지사의 묘 바로 옆에는 독립운동을 함께 한 염세우 애국지사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수 개의 무연고 독립운동가들이 방치된 채 함께 묻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더욱 침통했다”며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했었다. 

당시 함께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한 조원태목사(뉴욕이민자보호교회 위원장/뉴욕우리교회 담임)는 황기환 애국지사의 삶을 조사하며 “1904년 10대 후반에 미국에 건너온 황기환은 1917년 1차 세계대전 미국 구호병으로 참전 후 유럽에 남아 독립운동에 나섰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1919년 9월 일제를 피해 러시아를 거쳐 영국으로 건너간 청년들을 프랑스로 안착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편 이듬해인 1920년에는 삼일 만세운동을 홍보하는 잡지 ‘자유한국’을 프랑스어와 영어로 발간, 세계에 일제의 잔혹상을 알린 것이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뉴욕한인교회를 비롯한 한인 이민사회는 황기환 애국지사와 염세우 애국지사 그리고 무연고 독립운동가들의 유해 봉환 추진 결정을 환영하고 나섰다. 


조목사는 이어 “하지만 1923년 그의 나이 40세에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고 전해, 올리벳 묘역 발견이 그가 숨진 이후 거의 90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황기환 애국지사와 염세우 애국지사 등 무연고 독립운동가들의 묘지 봉환은 앞으로 뉴욕시 법원이 관계 법령에 따라 내려지는 결정 후, 주뉴욕총영사관과 대한민국 국가보훈처 공동으로 봉환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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