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지용목사의 사순절 신앙고백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② 갈릴리를 밟다(상)

예수님 어린시절부터 공생애를 보낸 갈릴리 주변의 도시들은 교회사에서도 중요 지역
 
예수님의 공생애는 대부분 나사렛 가버나움 가이사랴 등의 지역을 아우르는 갈릴리 호숫가를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갈릴리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고 있는 현지인. 


코로나19 감염사태가 한창인 요즘은 사순절 기간이다. 전통적으로 중세 가톨릭 시대에 특별한 의미를 갖고 종교적 형식으로 진행된 사순절은, 종교개혁시대를 지나 현대 시대로 접어들면서 종교적 형식보다는 신앙의 본질에 무게를 둔 ‘경건성’에 의미를 두고 진행된다. 이에 최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이지용목사(뉴욕겟세마네교회 담임)를 통해 성지순례에서 느낀 신앙고백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를 ① 광야에 대하여 ② 갈릴리에 대하여(상)(하) ③ 예루살렘에 대하여 순으로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은 세례 요한의 체포와 맞물려 있습니다. 마가는 그 시기를 ‘요한의 잡힌 후 갈릴리에 오셔서’(1:14)라고 기록하였고, 마태는 ‘요한의 잡힘을 들으시고 갈릴리로 물러가셨다’(4:12)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메시아 사역이 요한의 사역을 이어 계속됨을 보여줍니다. 세례 요한은 본인의 고백대로 ‘주의 길을 예비하는 자’였습니다.
 
이는 정작 메시야가 오셨을 때에 요한은 사라져야만 하는, 그는 짧으면서도 본연의 사역에 충실해야만 하는 존재였습니다.  요한이 떠난 후에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셨고, 그리고 그곳에서 메시아의 본래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갈릴리는 예수님의 복음선교 활동의 중심지입니다. “나를 따르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며, 대부분의 제자들이  이곳에서 부르심을 받았고, 예수님과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와의 첫 만남도 이곳에서 이루어졌지요. 예수님께서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5천 명을 먹이신 곳도, 호수 위를 걸어오시고, 배를 타고 예수님이 풍랑을 잠잠케 하시고, 베드로에게 바다 위로 걸어오라 하신 곳도 이곳 갈릴리이며 그 호수가 갈릴리호수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선교의 중심지인 갈릴리호수는 인근 지역의 생명수
북쪽 헬몬산에서 흐르는 물을 담은 요단강은 갈릴리와 사해로 흘러
가버나움 · 나사렛 · 므깃도 · 갈멜산 등 주요 도시 형성에 영향

 
갈릴리 호숫가를 가리키고 있는 이지용목사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셨던 가버나움, 거라사, 벳새다, 막달라와 같은 마을들이 갈릴리호수 가까이에 있고, 예수님이 어린 시절을 보내셨던 나사렛도 갈릴리 호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호수에서 나사렛으로 가는 길목에는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신 가나가 있습니다. 우리 성지 순례 일행은 갈릴리 주변을 보면서 예수님의 사역지를 쫓아 보았습니다. 

요단강 물이 갈릴리와 사해로 흐르며 유대땅에 생명수 전달

△갈릴리호수: (일명 긴네렛바다,디베랴바다,게노사렛바다): 이스라엘 북쪽으로 약 150Km 거리에 있는 면적이 약 166km²으로, 둘레가 약 53km이고, 직경은 남북으로 21㎞, 동서로 11㎞이며, 해수면으로부터 약 210m가량 아래에 위치합니다. 사해보다는 약 200m 위에 위치한다고 하며, 수심은 평균 깊이가 약 26m, 가장 깊은 곳은 43m입니다.

주요한 수원은 북쪽에 위치한 헬몬산(해발 2,814mm)으로, 산 정상은 1년 내내 눈이 쌓여있으며, 이 눈이 녹아서 흐르는 요단강은 호수의 북쪽에서 갈릴리 호수로 들어오며, 이 요단강은 호수 남쪽에서 흘러 나가 긴 골짜기를 지나 사해로 흐릅니다.

밤에는 세찬 바람이 불고 큰 파도가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이는 낮의 뜨거운 태양열에 데워진 호수의 열기가 산 위의 낮은 기온과 부딪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우리 일행은 점심으로 생선구이를 곁들인 식사를 갈릴리호수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식당에서 했습니다. 이것은 이곳을 찾는 순례객들이 먹고 싶어하는 인기는 별식입니다. 

수많은 기적 불구 복음을 배척한 멸망의 상징 도시

△가버나움: 이곳에서 예수님은 어부 출신의 그의 제자들 -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을 '사람낚는 어부'로 부르셨으며 (막 1:21, 29, 막 4:18 ~ 22), 또 많은 기적을 행하시며 비유로 많은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그가 가르치시던 회당 (마 8:5, 막 1:23, 눅 4:23, 7:2)과 베드로의 생가 (마 8:14, 막 1:29)가 남아있으며, 특히 중풍병자를 친구로 둔 네 명이 예수께서 가르치시던 집의 지붕을 뚫고 들어간 사건 (막 2:1~12)은 유명합니다. 

이는 갈릴리 지방이 현무암 지대여서 그 돌로 집을 짓고 갈대나 종려나무 가지로 지붕을 덮는 형태의 가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예수님은 나사렛을 떠나 가버나움에서 주로 활동하시면서, 베드로 장모의 열병을 고쳐 주셨으며 회당장의 죽은 딸을 살리셨으며 혈루증을 앓는 여인을 낫게 하셨으며 맹인의 눈을 뜨게 하셨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손을 펴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가버나움은 예수님의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심판의 날에 소돔과 같은 결과를 가지게 될 것을 선언하기도 하였습니다(마 11:24). 예수의 사역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가버나움, 고라신, 벳세다 등은 비잔틴 시대 이후 더이상 도시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배은망덕한 도시 가버나움에 대한 예수님의 예언은 적중하여 이미 그 도시는 파괴되고 잊혀진지 오래입니다. 
 
멀리 우측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가버나움 전경


예수님의 성장도시로 악한 세력 물리친 역사적 배경의 도시

△나사렛: 소년 예수는 나사렛이란 작은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그 도시는 갈릴리 지방 남단에 위치한 컵처럼 생긴 계곡 언덕 위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첫 번째 여성지도자였던 데보라가 바락장군과 함께 다볼산에서 뛰쳐 내려와 가나안 군대의 병거들을 섬멸한 장소입니다. 

나사렛 서쪽에는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을 무찌른 갈멜산이 있고 조금 더 가면 지중해가 나옵니다. 이런 지역이 예수께서 어린 시절 자라온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역에서 예수님은 마음껏 자연의 아름다움을 맛보면서 성장하셨는데 그분의 설교나 비유나 예화에서 수차례 자연을 예로들어 말씀하신 배경이 되었습니다. 

전력적 요충지역으로 마지막 때 전쟁발발 지역으로 소개

△므깃도: '텔(Tel)'은 이스라엘, 레바논, 시리아 등 동 지중해안에 분포한 평평한 둔덕 형태의 도시형 주거지구를 의미합니다. 오늘날 이스라엘에는 약 200개 이상의 ‘텔’이 있습니다. 그중 므깃도(Megiddo), 하솔(Hazor), 브엘세바(Beer Sheba)에는 성경과 관련된 고대도시유적들이 많이 남아있어 성경지구로 불리며, 200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성벽, 요새, 왕궁, 지하수로, 시가지, 공동 주거지, 저수지, 농업시설 등 청동기와 철기 시대의 가나안(Cananean) 도시유적이 남아있는 이 도시들은 성경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특히 시리아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한 므깃도(Megiddo)는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고대부터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많은 전쟁이 치러졌습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략요충지로 늘 전쟁이 발발한 므깃도 전경. 


따라서 성경 신약의 마지막 장인 요한계시록 16장 16절에는 세상의 마지막 날을 '아마겟돈' 전쟁터와 같다고 예시합니다. '아마겟돈'의 어원은 '므깃도 언덕'을 의미하는 고대 히브리어 '하르 므깃도'에서 유래합니다. 솔로몬 시대 때 군사적 요새로 건축된 므깃도에는 기원전 8세기경에 건축된 곡식 저장고와 전쟁시 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성안으로 식수를 조달할 수 있도록 고안된 지하수로가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습니다. 

우상의 무리를 무찌른 거룩한 능력의 상징 지역 

△갈멜산: 이스라엘의 3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하이파 (Haifa)시가 위치하고 있는 지중해 하이파만으로부터 시작되어 이즈르엘 골짜기를 따라 남동쪽으로 길게 뻗은 약 25Km 가량의 산맥으로, 종교적 의미를 많이 가지고 있었던 산입니다. BC 860년 아합왕 때의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의 종교적 중심지였습니다. 850명이나 되는 사제들이 있었고 예언자 엘리야는 이들과 맞대결을 통하여 참 하나님이 누구인지를 가름하였습니다(왕상 18장). 

갈멜산 꼭대기에는 1868년에 세워진 ‘므흐라카’(Muchlaka, 불의제단)라 불리우는 ‘카르멜 수도원’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 세워진 칼을 들고 서 있는 엘리야의 석상은 보는 이들에게 신앙을 재무장하도록 요청하는 듯합니다. / 뉴욕겟세마네교회 담임

【기고】 이지용목사의 사순절 신앙고백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① 광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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