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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손병호] 오죽하면 가짜뉴스
할 일이 태산인 정부·여당이 가짜뉴스 때문에 부산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엄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법무부는 가짜뉴스가 나오는 초기 단계부터 엄정 수사하겠다고 호응했다. 여당은 가짜뉴스대책특위까지 발족시켰다. 가짜뉴스는 말 그대로 가짜뉴스다. 그래서 나오지 말아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그걸 없애겠다는 여권의 일사불란한 모습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새 쫓는 데 미사일을 동원하는 느낌이다. 여권은 가짜뉴스를 민주주의를 망치는 독극물로 규정했다. 그런데 가짜뉴스를 접한다고 민주주의가 무너질까. &lsquo...
입력:2018-10-17 15:05:01
[한마당-태원준] 사립 vs. 공립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1970년대 서울의 공립 국민학교는 대개 오전반·오후반이 있었다. 학생은 많은데 교실이 부족해 절반은 오전에 수업하고 절반은 점심 먹고 등교했다. 한 반에 70명이 넘어 선생님이 학생 이름을 외우려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했다. 그런 학급이 학년마다 15개는 됐다. 어려서 살던 동네의 사립 국민학교는 공립학교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한 학년에 다섯 학급뿐이었고 한 학급에 50명이 넘지 않았다. 당시 아이들 눈에 부자의 기준은 이층집에 사는 거였는데 그 동네 이층집 아이들은 대부분 이 사립학교에 다녔다. 여유 있는 집은 교...
입력:2018-10-16 15:05:02
[청사초롱-이창현] 평양스타일에 대한 기대
평양냉면 열풍이 불고 있다. 평양냉면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은 냉면집에 줄을 서며 어떤 것이 진짜 평양냉면에 가까운지 나름대로 품평한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평양냉면을 먹을 수 있는 냉면집 지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요즘은 평양에 가 직접 평양냉면을 먹어본 사람들의 한마디 감상평이 마치 옛날 비행기를 타고 처음 해외여행한 사람들의 체험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슴슴한 것이 맨 처음에는 맛이 없어 보이지만 먹을수록 맛있다’는 말을 들으면 평양냉면을 먹어보는 것을 넘어 평양을 방문하고픈 열망이 생기기도 한다. 이제 평양냉면은 단순한 음식을 넘...
입력:2018-10-16 15: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치매 예방주사
얼마 전 한 어르신이 작년에 다른 병원에서 치매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 비쌌지만 올해도 맞고 싶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치매는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거나, 운이 좋으면 더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약이 있긴 한데, 먹거나 패치를 붙일 수 있을 뿐 주사제는 없다고 말씀드렸다. 어르신은 분명히 있는데 왜 모르냐고 하시다 결국 다시 작년 그곳을 찾아가야겠다고 하셨다. 화요일마다 노인복지관 어르신들과 만나보면, 노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환은 암이나 심장병이 아니라 치매다. 특히 80대 이상은 죽음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품위가 손상되거나 인간의 약한 면이 드러...
입력:2018-10-16 15:05:02
[경제시평-민세진] 위기 후 10년
10년 전 이 무렵 세계는 거의 공황 상태였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2008년 9월 파산을 신청하고, 또 다른 대형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됐다. 제일 큰 보험사인 AIG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충격이 정신없이 이어졌다. 미국 금융 위기는 유럽의 재정 위기로 이어질 것이었고, 세계는 국제통화기금(IMF)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로 규정하게 된 ‘대침체’로 접어들고 있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009년에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 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될 정도...
입력:2018-10-16 15:00:01
[길 위에서] 타인의 신앙에 대해 말하기
최근 축구해설가 이영표씨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가 쓴 책 ‘말하지 않아야 할 때’의 한 단락을 온라인매체가 기사화하면서다. 비기독교인, 특히 여성들은 아내의 고통을 외면하는 그를 ‘한남’이라고 비난했다. 많은 것이 생략된 글인데다 앞뒤 문맥 없이 다뤄지면서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더 당혹스러웠던 것은 기독교인들의 반응이었다. 여성뿐만 아니라 목회자와 신학자들 중에도 그를 향해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무지몽매한 신앙인이라 쏘아붙이는 이들이 적잖았다. 그 책보다 한 달 먼저 나온 ‘생각이 내...
입력:2018-10-16 11:05:01
[여의도포럼-이진우] 반동만 있고 보수는 없다
보수가 다시 서려면 북한을 평화 파트너로 수용하면서 국가 안전과 이익을 보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여당이 ‘평화는 곧 경제’라고 외치면 야당은 ‘경제가 바로 평화’라고 말할 수 있는 정책적 주도권 가져야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다. 테러의 공포와 이데올로기의 세뇌로 개인들을 철저하게 통제한 히틀러의 전체주의 정권을 경험한 한나 아렌트의 간단명료한 정의다. 아렌트에 의하면 전체주의가 그 어떤 시작도 불가능하게 만드는 폭압적 정치체제라면 민주주의는 모든 개인이 자신의 ...
입력:2018-10-15 15:05:01
[한마당-김명호] 한 놈만 팬다
1999년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무데뽀’로 나온 유오성은 패싸움을 할 땐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옆의 놈들이 아무리 나를 때려도 난 한 놈만 죽을 때까지 팬다. 그러면 나중엔 살려 달라고 한다.” 점잖게 표현하자면 선택과 집중 전략이고 공포감을 활용한 것이다. 동네 양아치긴 하지만 그는 싸움 전략의 본질을 꿰뚫고 있음이 분명하다. 혹시 국제정치학을 공부한 양아치일 수도 있겠다. 국제정치학 용어인 ‘미치광이 전략’은 한 놈만 팬다는 전략과 맥락이 비슷하다. 미친 척하...
입력:2018-10-15 15:10:01
[기고-신인균] 하체가 빈약한 한국군
촉한의 승상 제갈량이 북벌을 한다. 촉은 지형이 험악해 대규모 군대가 진격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정비해야 한다. 제갈량의 군대는 장안의 서쪽 전략요충지인 진창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목책으로 두른 진을 치고, 충차나 정란 등 공성무기들을 동원해 공격한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장면들인데, 모두 공병과 관계된 일화다. 공병은 보병과 함께 가장 오래된 병과다. 진격로를 개척하는 것은 물론 공성무기도 만들어 공격하고, 병영을 건설하기도 한다. 트로이의 목마와 수공으로 거란군을 격파한 강감찬의 귀주대첩도 공병의 작품이다. 이처럼 오래된 병과...
입력:2018-10-15 15:05:01
[돋을새김-고세욱] 내 마음속 영웅들의 추락
# 태어나서 처음 야구장에 간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80년 가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대회에서였다. 집에 세 들어 살던 부부의 손을 잡고 서울 동대문운동장에 갔다. 광주일고와 천안북일고,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와 세광고 간 4강전이 열렸다. 당시 좋아하던 이상군이 있는 천안북일고를 응원했는데 광주일고 투수의 공이 이상군보다 훨씬 빨랐다. “저 투수가 누구예요?” 같이 간 아저씨가 “저 투수를 몰라? 선동열이야”라고 했다. 꼬마의 눈에 선동열의 광속구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2년 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한국과 일...
입력:2018-10-15 15:05:01
[살며 사랑하며-신용목] 그의 이름을 앞에 놓고
대개 책이 나오면 인사차 주변 사람들에게 돌리곤 한다. 이사를 가면 새 이웃들에게 떡을 돌리는 일과 비슷하다. 그간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고, 소원했던 시간을 대신해 일종의 기별을 전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들끼리는 물리적으로 가깝지 않더라도 책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도 이유는 비슷하다. 선배든 후배든 그로부터 직접 배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책이나 문장에 빚진 바가 아예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만난 적 없고 특별히 주고받은 사연이 없다 하더라도 그의 작품을 통해 이미 많은 대화를 나눈 듯한...
입력:2018-10-14 15:10:01
[한마당-지호일] ‘심청전’의 뻔한 결말
아마도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소가 될 것이다. 수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웬 섣부른 예단이냐고? 혐의 유무는 나중 문제이다. 이번 수사가 시작부터 ‘청와대의 수사’로 흐르는 것 같아 하는 말이다. 기획재정부는 비공개 예산정보를 내려받은 심 의원을 고발한 뒤 곧장 이를 공표했다. 여당은 호응해 심 의원을 비판하고, 청와대에서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는 논평이 나왔다. 당·정·청의 이런 일사불란함은 청와대 의중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여기서 검찰 수사 타이밍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심 의원실 압수수색은 사건 ...
입력:2018-10-14 15:05:02
[김진홍 칼럼] 따뜻한 시선, 차가운 시선
북한에 대한 지나친 애정 표현이 한·미관계마저 껄끄럽게 만들고 있어 김정은의 원만한 연말 방한 위해 남북관계 속도 줄이고 남남갈등 해소에 주력해야 미국의 ‘승인(approval)’ 없이 문재인정부가 5·24 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은 부적절했다. 아무리 강국이어도, 막말을 일삼는 대통령이라고 해도 ‘승인’이란 표현은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는 외교적 결례다. 그럼에도 청와대나 정부의 공식 대응은 없다. 문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제재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원...
입력:2018-10-14 15:05:02
[뉴스룸에서-민태원] 임종실 설치 의무화하자
“파킨슨병으로 입원 중이던 어머니.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평생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오신 어머니는 병실이 아닌, 간호사실 옆에 있는 어수선하고 사방이 개방된 낯선 처치실이라는 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1인실 사용을 권유받았지만 하루 20만원이라는 부담에 형편상 그럴 수가 없었는데, 다인실 환자의 임종은 다른 분들 불안해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어머니의 마지막을 이런 초라한 곳에서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고 ...
입력:2018-10-14 15:05:02
[한반도포커스-홍관희] 美·中 패권 대결과 한반도 운명
지난달 30일 남중국해에서 미·중 군함이 41m까지 근접해 충돌 위기까지 간 사건은 양국 대결이 경제에서 군사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금년 7월 촉발된 25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관세분쟁이 양국 관계 최악의 시나리오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난사군도에 군사기지를 만들어 요새화하고,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광대한 해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에 대해 미국은 분명히 노(No)라고 말하며 항행의 자유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11월에는 항모와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이 지역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미·중 ...
입력:2018-10-14 15:00:01
[한마당-염성덕] 유령수술과 CCTV
유령수술 실태를 폭로한 SBS 고발 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대리수술이라고도 불리는 유령수술은 환자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이 집도하는 수술을 말한다. 고발 프로에 등장하는 제보자들의 폭로 내용과 동영상을 보면서 공분을 느꼈다. 다른 의사가 대리수술을 한 것이 아니었다.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이 수술 보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아예 집도까지 한다는 폭로가 줄을 이었다. 영업사원이 주기적으로 수술을 주관하는 모습을 보고는 소름이 돋았다. 5일간 9차례나 유령수술을 한 영업사원도 있었다. 환자를 마루타처럼 대하...
입력:2018-10-12 15:10:01
[창-김철오] 가을의 괴물
루사는 우리나라에서 최악의 태풍으로 기억되는 이름이다. 2002년 8월 31일 제주도로 상륙해 9월 1일 강원도 속초에서 소멸됐다. 213명이 사망하고 33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액은 5조1479억원. 지금까지 최대 기록이다. 인명피해 규모는 기상관측 사상 10번째로 컸다. 21세기 들어 수백명 사망자를 낸 재난은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망 192명)와 2014년 세월호 참사(사망 304명)를 제외하면 루사 정도밖에 없다. 대통령령 특별재해지역 제도는 루사를 계기로 도입됐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루사에 휩쓸린 경남·강원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4조1000...
입력:2018-10-12 15:10:01
[빛과 소금-노희경] ‘수능 실패자’란 없다
며칠 전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친구와 나눈 대화를 엿들었다. “지원아, 넌 학원 몇 시에 가?” “7시.” “그럼 몇 시에 와?” “10시.” 둘 사이가 잠깐 조용한가 싶더니 아들이 또 물었다. “지원아, 넌 학원이 좋으냐?” “좋겠냐?” “나도 젤로 싫어.” “난 학원이 없었으면 좋겠어.” 아들은 몇 달 전부터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수영을 배울 때도 그랬다. 물론 지금은 모두 관뒀지만 당시엔 나중을 위해 악기 하나쯤은 배워두는 게 좋다거나 건강을 위...
입력:2018-10-12 15:05:01
[제주에 산다] 제주도 일자리 보헤미안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스크린골프장이 하나 있다. 이곳에 출석하듯 나타나는 단골손님들이 있다. 농업, 또는 농산물 가공업 4명, 목수 4명, 음식점 운영 3명, 펜션 운영 3명 등이다. 한 달여 배를 타고 나갔다 보름 정도 육지에 머무는 선원이 2명, 일찍이 20대 때 티켓다방을 운영하다 PC방을 하고 그것도 기계가 오래돼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문을 닫은 40대 실업자가 1명 있다. 손님들 직업이 제주 산업구조 구성과 얼추 맞는다. 농산물 가공업자 1명은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미국 메이저리그를 훤히 꿰고 있어 웬일인가 했더니 한때 직원 5명을 데리고 사설 스...
입력:2018-10-12 15:05:01
[논설실에서] AI시대, 기본소득이 해법일까
지난 8일 국회에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가 열렸다. 강병원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8명이 공동 주최하고 경기도·경기연구원이 주관한 자리였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해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의 기본소득으로 돌려주자는 취지의 세금이다. 현재 전국 평균 0.27% 수준인 토지 보유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면 수십조원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국민들에게 엔(n)분의 1씩 배당하자는 게 골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해 대선 예비후보 때 이 개념을 제시했고 지난달 열린 민주당-경기도 ...
입력:2018-10-12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축제
“거긴 고통 같은 거 없는 세상이라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편히 가요. 가서 엄마, 아버지 만나 그간 못 나눈 얘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해 먹으며 재미나게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잘 지내고 있으면 나도 곧 갈 테니까. 응?” 숨이 잦아드는 아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엄마가 말했다. 나는 아빠가 가려는 그곳이 이곳보다 아름답기를, 엄마의 말처럼 고통 없는 세상이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래야만 아빠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차갑게 식어가는 아빠를 하릴없이 지켜만 봐야 했던 시간은 말할 수 없이 슬프고 두려웠다. 그런데 ...
입력:2018-10-11 15:10:01
[태원준 칼럼] 좋은 죽음
‘지독한 하루’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씨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하룻밤에 200명이 넘는 환자를 받고 그중 4, 5명에게 죽음을 선언하는 응급실의 일상을 그는 매일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죽음을 상대하는 삶이어서 죽음에 둔감해지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 지난달 페이스북에 적은 하루는 특히 지독했다. 새벽에 쓰레기를 치우던 환경미화원이 들것에 실려 왔다. 청소차에 깔려 장기가 다 뭉개져 있었다. 숨만 붙은 채 신음하던 이가 힘겹게 뱉어낸 말은 “내가 차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졌어요. 아, 아파. 내가 잘못해서…”였다. 의사의 사투에도...
입력:2018-10-11 15:05:02
[한마당-라동철] 벵갈고양이
벵골(bengal)은 인도 동북부 서벵골주(州)와 방글라데시(동벵골)에 걸쳐 있는 지역이다. 원래 둘 다 인도에 속해 있었으나 식민통치하던 영국이 1905년 인도를 분할하면서 분리했다. 힌두교도가 많은 서벵골은 인도에 남았고 이슬람교가 많은 동벵골은 파키스탄으로 넘겨졌으나 이후 독립전쟁을 통해 방글라데시로 독립했다. 벵갈은 벵골의 영어식 발음인데 벵갈호랑이로 인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용어다. 인도호랑이로도 불리는 벵갈호랑이는 갈색에 검은 줄무늬 털이 있고 덩치가 크다. 주로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등에 분포한다. 우리나라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 대부분...
입력:2018-10-11 15:05:02
[세상만사-강준구] 청와대와 한국당의 공존
모든 정권은 야당 탓을 한다. 반대로 어느 야당이든 정권의 발목을 잡지 않은 적이 없다. 문재인정부와 야당 관계도 마찬가지다. 다만 국회에 다당제가 들어서면서 각 야당을 대하는 청와대의 태도는 다소 다른 분위기다. 국회 의석 분포 중 범여권은 더불어민주당 129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5석으로 148석이다. 바른미래당(30석)과 무소속 의원(7석·국회의장 포함) 중에도 범여권 성향 의원들이 있다. 의석의 과반은 차지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리고 112석(37.46%)의 자유한국당이 있다. 청와대와 한국당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는 이 지점에서 특별하다....
입력:2018-10-11 15:05:01
[한마당-신종수] 김정은의 교황 초청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첫 장은 <김일성, “교황을 평양에 초청하라”>는 제목으로 시작된다. 내용은 이렇다. 소련이 붕괴되고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1년 김일성은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북한으로 초청할 것을 당시 외무상 김영남(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지시했다. 외무성 내에 교황을 평양에 초청하기 위한 상무조(TF)가 편성됐다. 태 전 공사는 상무조의 일원이었다. 바티칸 교황청이 “북한에 진짜 가톨릭 신자가 있다면 바티칸에 데려와 달라&...
입력:2018-10-10 1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