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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명호] 해편
1993년 3월 8일 낮, 이경재 청와대 공보수석이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했다. 김진영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 기무사령관 해임. 두 사람은 당시 군내 육사 출신 사조직 하나회의 정점이었다. 그야말로 뒤통수를 치는 ‘깜놀’ 뉴스였다. 군 인사는 6월에 예정돼 있었다. 4월 1일에는 수도방위사령관과 특수전사령관이 전격 경질됐다. 만약 쿠데타가 일어나면 순식간에 서울을 장악할 부대의 지휘관들이다. 이어 15일 군단·사단장급 인사가 단행된다. 김영삼 대통령은 하나회 중심의 정치군인들을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제거한다. 기무사령관 등의 해임이 ...
입력:2018-08-06 15:10:01
[박형준 칼럼] 김병준 혁신의 성공 조건
전임자 배타적 언어에 비해 메시지 품질 향상됐지만 민심이 움직일 만큼 정치적 매력은 보이지 못해 결국 사람의 문제다 보수 궤멸의 책임을 묻고 대안적 리더를 찾아 세우는 마키아벨리스트 돼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이런저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랜딩하는 모습이다. 그가 잡은 마이크는 성능도 괜찮고 울림도 있었다. 정치가 결국 말이고, 정치적 경쟁의 핵심이 ‘썰전’이라면 그는 ‘말의 검투사’가 될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전 선장이 저품질 불친절 메시지로 오는 손님도 쫓아낸 것에 비해 그의 메시지는 품질 향상을 이루었다. ...
입력:2018-08-06 15:05:01
[김진홍 칼럼] 판문점·센토사 선언의 역습
종전선언 논란 뜨겁지만 정작 핵심 목표인 북한 비핵화는 지지부진 성급한 정상 간 합의가 주요한 원인… 시간 갖고 돌파구 마련해야 불볕더위가 한창인 요즘 남·북·미·중 사이에서는 종전선언 논란이 뜨겁다. 미국은 북한의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밝히는 반면 북한과 중국은 이른 시일 내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우리나라에도 종전선언 채택에 적극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한·미 공조의 틈새가 생겨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나라를 꽉 붙잡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
입력:2018-08-05 15:10:01
[한마당-김현길] 한·일 축구의 디커플링
한국과 일본은 축구에 있어 강력한 라이벌이지만 닮은 점도 많다. 일단 월드컵 성적이 그렇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4강 신화를 썼고 일본 역시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이뤘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 세 번의 월드컵에서 두 나라는 나란히 16강 탈락-진출-탈락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0년엔 원정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함께 누렸고, 2014년엔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같이 겪었다. 대표팀 감독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두 나라는 2002년 이후 2010년까지 세 차례 월드컵에서 외국인, 외국인, 자국인 감독을 기용했다. 2014년은 한국이 자국인(홍명...
입력:2018-08-05 15:05:01
[한반도포커스-양기호] 오사카를 다시 생각한다
‘드루킹’ 사건에서 일본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이 드러나면서 오사카가 자주 도마에 오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전 한국인에게 오사카는 매우 큰 중심지였고 지금도 그렇다. 전쟁 전 도쿄보다 두 배나 공장이 많았던 오사카에 조선인들이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집단 이주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39년 오사카 거주 조선인은 21만명으로 부산시 인구보다 많았고 평양시와 비슷할 정도였다. 요즘 오사카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10만4000명으로 도쿄보다 많고, 전체 재일교포의 22%에 달한다. 작년 한국인 관광객은 241만명으로 매일 6000명 이상 오사카를 찾은 셈...
입력:2018-08-05 15:05:01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수영장 공포증
초등학교 4학년 여름, 학교에서 단체로 수영장에 간 적이 있다. 한 시간 가까운 거리를 함께 걸어갔었다. 대부분 아이들이 삼각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는 파란색 사각팬티를 챙겨가게 되었다. 애초에 수영복이 아닌 짧은 반바지에 가까운 것이었다. 물놀이를 할 때마다 느슨한 팬티가 흘러내리고 물속에서 누군가 내 팬티를 끌어내릴 것만 같은 불안에 시달렸다. 부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다 결국 풀장 밖으로 나와 시간이 빨리 지나기만 기다렸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탈의실의 바구니에 든 옷과 가방이 보이지 않았다. 몇 번이고 주변을 살펴...
입력:2018-08-05 15:05:01
[빛과 소금-노희경] 디모데와 요한의 ‘옥중편지’
“사랑하는 울 엄마, 또다시 새로운 형제들과 지내게 됐습니다. 110명이나 되는 형제들이 있는 노역장으로 출역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새로운 곳에 예비하셨을 섬김과 도전을 기대하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며칠 전 받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 일부다. 홀리네이션스선교회 대표 김상숙 권사는 매일 오전 함께 나누면 좋을 만한 글을 보내주는데, 이 메시지 제목이 ‘디모데와 요한의 편지’다. ‘옥중’ 두 아들이 써 보낸 손편지를 정리해 보내준 것이다. 지난 2월 그들을 만난 적이 있다. 한 달에 한 번 두 아들을 면회하러 가는 길에 동행...
입력:2018-08-03 15:05:01
[한마당-라동철] 전기요금 누진제
전국이 역대급 불볕더위(폭염)에 후끈 달아올라 있다. 기온이 30도 중·후반대까지 치솟는 낮은 말할 것도 없고, 새벽에도 에어컨 리모컨에 자꾸만 손이 간다. 그러다보니 서민들은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 걱정이다. 주택용(가정용)은 전력을 일정량 이상 사용하면 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소비전력량이 1구간(200㎾h 이하)이면 1㎾h당 요금이 93.3원이지만 2구간(201∼400㎾h)은 187.9원, 3구간(400㎾h 초과)은 280.6원이 적용된다. 우리나라 4인 가구의 월 평균 전력소비량은 350㎾h정도, 요금으로는 4만8445원꼴이다. 에어컨을 웬만큼 틀...
입력:2018-08-03 15:05:01
[논설실에서] 반려犬 보신狗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가장 더웠다는 1994년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니 좀처럼 겪어보지 못한 더위다. 이런 더위엔 그저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해 허해진 기를 보충하는 게 최고의 피서법이다. 여름 보양식 하면 예부터 삼계탕과 보신탕이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애견 인구가 크게 늘면서 개 식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외국에선 캥거루와 악어, 달팽이도 먹는데 유독 보신탕만 문제 삼는 건 개가 인간과 가장 친숙하고 가까운 동물이기 때문일 거다. 애완의 수준을 넘어 반려의 지위에 오른 개를 먹다니 동물보호단체 입장에선 도저...
입력:2018-08-03 15:05:01
[함께 사는 법] 당신도 난민이 될 수 있다
아들들은 무뚝뚝하다. 중학생만 되어도 자신만의 영역을 만든다. 수컷끼리 살갑게 지내기 어려운 것은 자연의 섭리인가보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딸을 둔 친구들을 부러워한다. 우리 집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물고 빨며 예뻐했던 작은아들 녀석도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40년 전의 내가 아버지한테 한 것처럼 나를 대한다. 그러던 작은아들이 얼마 전 심각한 얼굴로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아빠는 변호사회 회장이니까 좀 도와 주세요.” 중2병을 가볍게 잘 넘겼나 싶었는데 변호사까지 필요한 대형 사고를 쳤나 하고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입력:2018-08-03 15:05:01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기울어진 세상
부모님 댁의 에어컨이 고장 났다. 십 년을 썼으니 고장이 날 만도 하지만 내내 멀쩡하다가 하필이면 요즘 같을 때 고장이 날 건 뭐란 말인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에어컨 고장 신고가 폭주하고 있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서비스센터에선 닷새 뒤에나 기사님의 방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게다가 워낙 오래된 모델이어서 바로 부품을 구해 수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급한 마음에 새로 사려고도 했지만, 설치까지 3∼4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공고를 보곤 그마저 포기했다. 하는 수 없이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아빠와 엄마는 내 집으로 오셨고, 올케...
입력:2018-08-02 15:10:02
[한마당-이흥우] 모란공원
진보주의자 노회찬 의원이 지난달 23일 운명했다. 그리고 닷새 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별세했다. 두 사람의 유해는 시차를 두고 민주화 동지와 먼저 간 아들이 묻힌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모란공원은 1966년 조성된 국내 첫 사설 공동묘지다. 그러다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이곳에 묻히면서 오늘의 ‘민주화 성지’ 기틀을 다졌다. 전태일은 박정희 정권이 묘를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쓰지 못하게 해 이곳에 묻혔다. 그 후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에 저항하다 희생된 이들...
입력:2018-08-02 15:05:01
[한마당-태원준] 이기적인 국민
김종필 전 총리는 입버릇처럼 “국민은 호랑이”라고 했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해리 트루먼에게 들은 말이었다. “국민은 호랑이고 정치인은 사육사다. 사육사가 열 번 잘해줘도 한 번 못하면 호랑이는 물어버린다. 정치인은 국민이 호랑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만났던 트루먼의 조언을 그는 여러 정치인에게 들려줬다. 국민이 언제까지나 지지해주리라 기대하지 말라, 국민을 무서워하라는 취지였다. 2016년 여름 나향욱씨는 “민중은 개·돼지”란 말을 했다. 기자들과 저녁을 먹다가 술이 과했는지 더워서 짜증이 ...
입력:2018-08-01 15:05: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미디어 유발 트라우마
예전에는 직접 보거나 겪은 일이 주로 정신적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었다. 물론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보듯 옛 시대에는 끔찍한 집단살해의 생존자가 되거나 공개적인 처형 등을 목격하는 일이 지금보다 잦았다. 지금 우리는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다른 위험에 처해 있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미디어로 유발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social media induced PTSD)이다. 상영 등급이 정해져 있는 영화보다는 TV 채널을 돌리거나 유튜브의 링크를 따라가다 보면 끔찍한 장면을 접하며 우연히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
입력:2018-07-31 15:10:01
[한마당-김용백] 폭염과 입추
올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주요 도시들에서 열대야도 열흘 이상 이어지고 있다. 사우나 온탕의 온도가 보통 섭씨 40±2도인데 그런 낮 기온을 대다수 국민들이 견디어내는 셈이다. 농수축산업을 비롯해 산업 전반과 경제사회에 끼치는 피해는 재난 수준이 됐다. 일주일 전부터 닥친 기상 상황은 낯선 기상용어들과 함께 변화들을 만들고 있다. 기상청은 한 차례 내렸던 소나기가 열대성 소나기 ‘스콜’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12호 태풍 ‘종다리(JONGDARI)’는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서(嶺西)와 영동(嶺東)의 기온을 동고서저(東高西低)에서 서고동저(...
입력:2018-07-31 15:05:02
[청사초롱-원재훈] 광장으로 가는 버스
최근에 우리들은 슬픔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노회찬 의원의 불운한 소식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최인훈 선생도 돌아가셨다고 한다. 폭염에 시달리는 사막의 시대에 어딘가에 있을 오아시스 같은 존재들이 홀연히 사라졌다. 한 분은 정치인으로, 한 분은 희곡과 소설을 쓰는 문학인으로 우리들의 가슴에 남았던 분이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았지만 서로 스며 있는 음과 양의 태극 문양처럼 가슴에 새겨져 아무 생각 없이 쉽게 분노하고 좌절하는 마음을 다스려 주었다. 두 분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 극진했다. 가슴이 아프고 현기증이 난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으...
입력:2018-07-31 15:05:02
[기고] NAP, 무엇이 문제인가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던 지난 2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서는 동성애동성혼 반대 국민연합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중심이 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 규탄 집회가 열렸다. 법무부가 NAP를 국무회의에 보고해 대통령 훈령으로 공포할 것으로 예상되자 긴급히 열린 집회였다. 이 자리에서는 청와대에 보내는 청원서를 채택하고 목사들의 혈서까지 봉인해 전달했다. NAP가 무엇이길래 기독교계가 이토록 반대하는 것일까. NAP는 인권과 관련된 법·제도·관행의 개선을 목표로 하는 5년 주기 국가인권정책 종합계획으로서 이번이 제3차 기본계획이다. ...
입력:2018-07-31 11:05:01
[한마당-신종수] 불타는 BMW
화재 사고가 계속되는 독일 자동차 BMW 520d는 ‘강남 쏘나타’로 통한다. 강남에서는 현대차 쏘나타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차라는 의미의 신조어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가격과 수리비, 정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부품값 등이 훨씬 비싸다. 서비스센터도 부족하고 수리 기간도 길다. 판매 가격을 할인해 주곤 하지만 비싼 수리비와 부품값이 할인 금액을 훨씬 초과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도 잘 팔린다. 한국 소비자들의 차에 대한 취향은 독특하다. 한국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형차를 선호한다. 우리보다...
입력:2018-07-30 15:05:01
[돋을새김-남도영] 댓글은 죄가 없다
직업 특성상 뉴스에 달린 댓글을 자주 보는 편이다. 가끔 무릎을 칠 만큼 기가 막힌 댓글을 본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생각해냈을까’라는 감탄과 ‘기자보다 낫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물론 ‘이번 댓글은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감이 오는 경우도 많다.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세력이나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인 욕설,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댓글을 볼 때다. 댓글을 읽는 것은 기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서다. 기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5월 말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포...
입력:2018-07-30 15:05:01
[기고] “그래도 이겨냈어야죠”
좋은 사람을 잃었다. 노회찬 의원이 허망하게 갔다.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그가 이 사회의 연약한 자들을 대변해 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삶으로 살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 진보의 대중적 아이콘이었다. 한국사회에서 사람들과 쉽게 친할 수 없었던 진보정치를 대중과 마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서 존경과 외경, 더불어 친밀함도 함께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의 죽음이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대한 찬가가 나왔...
입력:2018-07-30 11:05:01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최인훈, 지성과 감각의 태풍
소설가 최인훈 선생이 돌아가셨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과도 인연이 있다면 몇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최인훈 소설가와 오규원, 김혜순 시인의 글과 존재에 빠져 서울예대 문창과를 가고 싶었지만 나 같은 녀석이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포기하고 말았었다. 군 제대 후 대학을 자퇴하고 골방에서 책과 영화를 보며 3년의 시간을 보내던 때에도 최인훈의 소설들이 펼쳐 보이는 고독과 관념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대표작 ‘광장’보다는 ‘회색인’과 ‘서유기’ 그리고 단편 소설들에 더 매료되곤 했다. 최인...
입력:2018-07-29 15:10:02
[한반도포커스-강준영] 미·중 통상 분쟁과 세계 리더십
설마 하던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결국 터졌다. 미국은 예고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역시 맞불 관세를 부과해 무역 전쟁이 시작됐다. 이번 사태는 경제적으로는 보호무역과 자유무역 간 갈등, 세계무역기구(WTO ) 통상체제 재편과 관련이 있지만, 정치적으로도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문제, ‘중국의 꿈(中國夢)’ 달성을 위한 시진핑 체제 리더십과도 직결되는 파급력이 있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중국이 불공정 무역행위와 지적재산권 침해나 기술 ...
입력:2018-07-29 15:05:01
[조용래 칼럼] 한국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
국민 대부분이 유교문화에 익숙하면서도 天下爲公의 참뜻 거의 잊고 살아온 게 아닌지 1000만명에 가까운 기독교인이 있지만 共同善을 추구해야 한다는 가르침엔 그리 귀 기울이지 않아 찜통더위 탓인지 사고가 정지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이열치열을 외쳐본다. 생각을 골똘히 하는 것도 더위엔 효과적일 터다. 외부 기온보다 더 뜨겁게 생각의 온도를 높여보면 어떨까. 요즘 우릴 열통 터지게 하는 재료가 어디 한둘인가. 레프 톨스토이가 쓴 동화 같은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나’(1885)는 인간 세상에 온 천사 미하일(미카엘)을 통해 사람에게 있는 ...
입력:2018-07-29 15:05:01
[역사 여행] 의미 있는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 신생국 국민을 똘똘 뭉치게 만든 힘은 바로 신문에 있었다. 아메리카를 단결시키는 데는 아직도 신문이 필요하다.” 1835년 미국을 방문한 프랑스의 알렉시 드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에 기술한 문장이다. 이 책은 “미국에 관한 어떤 이야기든 (토머스 제퍼슨이 아니라) 이 책을 인용하지 않으면 완전한 것이 못된다”고 하는 바로 그 책이다. 프랑스 혁명 후 나폴레옹이 정권을 잡던 해(1805년)에 태어난 이 정치·역사학자가 나이 서른에 신생국으로 건너가 9개월여 동안 무려 1만1600여㎞를 여행...
입력:2018-07-27 15:05:01
[한마당-김명호] 기억
‘물이 반밖에 없었다.’ ‘물이 반이나 있었다.’ 컵 속에 물이 정확히 반이 차 있었다고 치자. 보는 이에 따라, 자신의 기억에 따라 똑같은 것을 놓고 이렇게 뉘앙스가 정반대인 표현을 할 수 있다. 목이 매우 마르거나 어떤 이유에서든지 물이 많이 필요한 사람은 물이 적었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에 물을 먹고 싶지 않다거나 물이 조금만 필요한 사람은 물이 많았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표현이 다른 게 아니라 인식이나 관점 또는 처한 상황이 다른 것이다. 기억은 맥락(context)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억할 대상 외에 함께 제시된 정...
입력:2018-07-27 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