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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하주원] 불편한 구두
인턴을 시작하면서 운동화를 신을 수 없으니 구두는 신어야 했는데 그래도 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주 편해 보이는 신발은 싫어서 굽이 낮은 정장 구두를 샀다. 하루 18시간의 근무를 같이 해주던 구두였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책이며 논문을 찾아보고 그렇게 나 혼자 치열한 줄 알았던, 사실 딱히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해서 그런 결론을 낸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청춘을 불태웠던 때 함께한 구두였다. 가격은 점점 올랐지만 그래도 좋은 구두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말에 늘 같은 브랜드 구두만 사서 닳을 때까지 신었다. ...
입력:2018-05-15 16:05:04
[돋을새김-남도영]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문장이 “지켜보자(We will see)”는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We will see what happens)”거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함께 지켜보자(Let’s see what happens)”는 얘기도 많이 했다. 왜 미국 대통령은 자꾸 지켜보자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고, 성공과 실패 어떤 경우에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라는 미국 언론(USA 투데이)의 분석이 있었다. 초강대국 미국 대통령도 북·미 협상...
입력:2018-05-14 16:10:02
[뉴스룸에서-민태원] 시급한 남북 보건의료 협력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탈북한 북한 병사의 몸에서 남한에선 거의 퇴치된 기생충 수십 마리가 발견돼 북한 주민의 건강상태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총상을 입은 병사의 수술과 치료를 맡았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20년 의사생활에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고 밝혔다. 내밀한 환자 정보 공개를 두고 인격 테러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북한 주민의 위생 수준과 건강·영양 실상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남한 국민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기생충 전문가인 지인한테 물으니 탈...
입력:2018-05-13 16:10:02
[한마당-천지우] 그레이스 켈리
오는 19일 열리는 영국 왕실 결혼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해리(33) 왕자와 미국 배우 메건 마클(36)의 결혼식이다. 신부가 흑백 혼혈 외국인인 데다 연상의 이혼녀여서 더욱 세간의 이목을 끈다. 신부의 화려한 외모와 직업도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게 한다. 미국인이다 보니 미국 언론이 유독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CNN방송은 프린세스가 된 미국 여배우로는 마클이 두 번째라고 전했다. 프린세스는 공주를 뜻하기도 하지만 왕자비와 대공(작은 나라의 군주) 부인이라는 뜻도 있다. 왕자비 마클에 앞서 첫 번째 프린세스가 된 미국 배우는 그레이스 켈리(1929&si...
입력:2018-05-13 16:05:03
[김진홍 칼럼] 다시 읽는 김정은 신년사
경제 발전 위해서라면 모든 핵 포기하겠다는 의중 담긴 대목 없어 낙관론에 들뜨지 말고 북핵의 완전한 폐기 때까지 차분하게 외교력 경주해야 평화 기운이 물씬 감도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보고 있노라면 지난 1월 1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신년사를 계기로 한반도의 큰 물줄기가 초긴장에서 화해 무드로 180도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그의 신년사를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김정은 신년사를 다시 읽어봤다. 앞부분은 핵무력 완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채워...
입력:2018-05-13 16:05:03
[한반도포커스-서승원] ‘한·중·일+1’ 틀 구상할 때다
‘어색한 3인조’. 지난 9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를 표현한 한 영자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2008년 이래 매년 번갈아 가면서 개최하기로 했지만 2년 반 만에 겨우 다시 열렸으니 어색할 만도 하다. 하지만 3국 모두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2018 남북 정상회담 특별성명’ 채택을 이끌어냈다. 일본과 중국의 정상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공동 목표로 확인하고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합의된 ‘판문점 선언’을 ...
입력:2018-05-13 16:05:03
[한마당-이명희] AI 비서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는 주인 토니 스타크의 명령에 따라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는 것은 물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사회보장번호도 기억 못하는 토니에게 아침에 뭘 먹었는지 알려주고 인간적 면모를 갖춰 실수를 저지른 뒤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2015년 개봉된 영화 ‘엑스 마키나’에는 주인공을 유혹하는 AI 에이바가 등장한다. 사람이 AI에 감정적으로 휘둘려 연애감정을 갖게 되고 AI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게 된다. 영화 ‘아이로봇’의 AI처럼 인간을 공격하고 세상을 지배하는 킬러 로봇 개...
입력:2018-05-11 16:10:02
[창-김용권] 평양에서 먹어 본 평양냉면
  김용권 사회2부 부장 #1. 바야흐로 ‘한반도의 봄’이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 남과 북에 봄이 왔다. 그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과 표정, 몸짓 하나하나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감동까지 선사했다. 두 정상은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 양측 준비위원들은 멋진 조연이었다. 하지만 길이 기억될 소품들도 적지 않았다. 북한산과 금강산 그림, 도보다리와 벤치, 평양냉면…. 그 가운데 만찬장 메뉴였던 평양냉면은 인기 스타가 됐다. #2. 그 평양냉면을 ‘평양’에서 먹어봤...
입력:2018-05-11 16:10:02
[삶의 향기-전정희] 다시, 역사의 기로
1863년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역사적인 노예 해방을 선언했다. 남북전쟁에서 북부가 승리하자 해방 선언을 통해 노예 노동력을 공업 노동력으로 전환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그해 조선. 철종이 죽자 권력을 장악한 흥선대원군은 아들 이재황을 왕으로 옹립한다. 그가 고종 임금이다. 그 무렵 조선은 부정부패가 만연해 나라꼴이 말이 아니었다. 1862년 초 진주 민란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익산 개령 제주 함흥 광주(廣州) 등에서도 또 다른 민란이 이어졌다. 다급한 정부가 삼정 문란을 시정할 목적으로 삼정이정청을 설치했으나 세도정치의 폐단을 막...
입력:2018-05-11 16:05:03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세상을 달리는 아이
첫 조카가 태어나던 날엔 그해 마지막 눈이 내렸다. 여린 입술을 달싹이는 아이의 발간 얼굴을 처음 본 순간, 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느꼈다. 아이는 봄날의 푸성귀처럼 무럭무럭 자라 작년 봄,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었다. 아이의 모든 처음이 그러했듯, 가족들은 아이의 학교생활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급식 먹고 나면 혼자 운동장에 나가서 뛰어다닌대요.” 올케가 걱정스레 말했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올케의 말에 나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자꾸만 텅 빈 운동장에 혼자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이 연상됐다. 왕따니 학폭이니...
입력:2018-05-10 16:10:02
[한마당-신종수] 북·미 정상회담 매트릭스
협상은 일종의 게임이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미국은 북한에게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하기로 서로 합의한 뒤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최선이다(도표 1번). 하지만 문서상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일단 대북제재에서 벗어나 시간을 번 뒤 핵을 감추어 두거나 다시 개발하는 2번 상황을 미국은 최악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북한은 온갖 합의를 깨곤 했다.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북한은 3번을 가장 걱정한다. 리비아식으로 먼저 핵부터 포기하면 ...
입력:2018-05-10 16:05:04
[청사초롱-김다은] 우리 안의 확성기를 철거할 때
미워하는 감정이 있을 때, 그 감정이 입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상대방의 결점을 부각하기 위해 부풀리고, 거짓말까지 부지불식간 내뱉게 된다. 적대감이 ‘확성(擴聲)’되는 것이다. 그동안 대북·대남 확성기도 정말이지 긴 세월 동안 서로 비난하면서 상대의 결점을 부각해 왔다. 판문점 선언 이후 양측 모두 확성기를 완전히 철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시설이 철거되고 난 이후, 고요해진 주변의 풍경을 상상해본다. 적대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비난의 소음이 무성했던 그곳은, 오월의 투명한 공기가 만지고 지나가...
입력:2018-05-08 16:10:01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End Game’
남북 정상회담이 있던 날 실시간 뉴스는 놓치고 지하철에 앉아 뒤늦게 동영상으로 봤다. 영화 같은 장면에 그만 눈물이 났는데, 내 스마트폰을 위에서 같이 보셨는지 아직도 정치쇼에 속고 있느냐며 핀잔을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니 괜히 희망을 가지나 싶었다. 지금보다 남북관계가 소원했던 1980년대에도 통일 또는 교류에 대한 기대는 계속 있었다. 금세 통일이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을 갖다가 기대 접기를 반복했다. 물론 통일은 ‘어벤저스3’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말한 1400만605분의 1처럼 희박한 미래일 수 있다. 그 장면의 “We’re in the end game now”...
입력:2018-05-08 16:05:05
[신종수 칼럼] 27년 만의 남북 탁구단일팀
여자단체전 우승한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현장 취재의 추억 이번엔 선수단끼리 자발적으로 단일팀 구성해 이례적 대북제재 제외되는 스포츠·문화 교류부터 활성화해야 남북 여자탁구 단일팀이 최근 스웨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떠올랐다. 27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당시 상황이 지금도 생생하다. 남측의 현정화 홍차옥, 북측의 이분희 유순복 등이 주축이 된 여자팀은 9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과 단체전 결승에서 맞붙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중국은 정말 이기기 힘든...
입력:2018-05-08 16:05:05
[돋을새김-한승주]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2018년 4월 27일 판문각 문이 열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엄한 호위 속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던 순간, 그를 둘러싼 경호원들이 어느새 모두 사라지고 김 위원장만이 뚜벅뚜벅 남쪽으로 걸어오던 순간, 군사분계선 앞에 선 문재인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깊을 것이어서 감히 상상조차 안 된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 200m를 걸어왔다.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나.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 분리선도 사람이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쉽게 ...
입력:2018-05-07 16:10:02
[삶의 향기-신창호] 레드콤플렉스와 양키콤플렉스
‘레드콤플렉스(Red Complex)’란 말이 있다.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돼 진보적 사상 전체에 대해 혐오감을 갖는 극단적 반공주의.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 선풍, 군사독재가 횡행했던 1987년 6월 이전까지의 한국 정치가 이에 해당된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빨갱이’ 가면을 씌웠다. 군사정권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용해 반대세력을 제압했다. 레드콤플렉스는 정치영역만이 아니라 서민들의 안방에서 벌어지던 일상사이기도 했다. ...
입력:2018-05-04 16:05:02
[한마당-배병우] ‘덩샤오핑 모델’의 명암
1978년 12월 열린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결정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일컫는다. 중국은 이후 덩샤오핑(鄧小平) 주도로 개혁개방을 일관되게 실행해 왔다는 게 일반적 통념이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1980년대 내내 천윈 등 보수파와 개혁파 간 노선 투쟁이 치열했다. 보수파의 반격으로 덩이 후계자로 염두에 뒀던 후야오방과 자오쯔양 등 개혁파 당 총서기 2명이 낙마하기도 했다. 특히 1989년 봄 천안문 사건 이후 1990∼1991년에는 개혁개방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를 정면 돌파한 게 1992년 1∼2월 덩의 남순강화(南巡講話)다. 덩은 선전과 주하이 등 ...
입력:2018-05-04 16:05:03
[살며 사랑하며-황시운] 무례한 선의
일주일에 두 번, 인근 대학병원으로 재활치료를 받으러 다닌다. 병원에 갈 때마다 나는 재활의학과의 진료대기실 대신 재활치료실 옆 카페테리아에서 치료 순서를 기다리곤 한다. 침대에 실린 채 치료를 받으러 내려오는 초기 환자들이 많은 대학병원의 특성상 진료실과 치료실 주변은 늘 혼잡하기 때문이다. 그날도 접수를 마치고 카페테리아로 갔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휠체어의 브레이크를 잠그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아이고, 젊은 사람이 어쩌다 그랬대” 질문인지 탄식인지 모를 말을 건넨 이는 고운 인상의 노부인이었다. 한껏 찌푸린 그의 미간에서 ...
입력:2018-05-03 16:05:04
[한마당-라동철] 시간 공동체 복원
때를 뜻하는 시각은 같은 시점이라도 지역에 따라 제각각이다. 우리나라가 낮 12시일 때 이웃인 중국은 오전 11시,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은 밤 12시다. 시각의 기준이 되는 표준시가 다르기 때문이다. 러시아 미국 등 동서로 길게 펼쳐진 일부 국가들은 여러 개의 표준시를 사용한다. 그러나 생활상 필요나 정치·경제적 이유에서 단일한 표준시를 채택한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지나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설정된 표준시를 적용하고 있다. 동경 120도와 135도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경도 15도 단위로 표준시를 적용하는 국제적 관례를 따르고 있...
입력:2018-05-03 16:05:04
[내일을 열며-김혜림] 남과 북은 홍일점의 나라
지난 금요일(4월 27일)부터 주말 내내 TV 채널을 돌려가며 뉴스를 보고 또 봤다. 신문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웃고 또 웃었다. 이토록 벅찬 감동을 안겨준 뉴스가 또 있었을까. ‘위장 평화 쇼’라고 할 만큼 드라마틱한 장면, 장면들. 흥분이 가라앉으면서 기억 속의 장면들을 되새김질해봤다. 어느 한 장면, 남북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사가 내레이션처럼 어우러졌다. “분명 북과 남이 함께 모인 자리인데 누가 남측 성원인지, 누가 북측 성원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판문점에서 처음 대면한 두 정상은 그들을 ...
입력:2018-05-02 16:05:02
[한마당-김영석] 백두산 관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오랜 꿈을 언급했다. 백두산과 개마고원 트레킹이다. 앞선 비공개 환담에서도 중국이 아닌 북측을 통해 백두산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준비를 잘해서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최근 한반도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듯하다. 개마고원을 거쳐 백두산에 오른 적이 있다. 17년 전이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이용했다. 삼지연 공항까지 505㎞ 거리를 한 시간 남짓 만에 도착했다. 허허벌판에 두 채의 초라한 건물과 낡은 콘크...
입력:2018-05-02 16:05:02
[살며 사랑하며-하주원] 워킹맘이 골목상권 지키려니
봄은 왔으나 장사는 잘 되지 않는다는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가 크다.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들어서고 프랜차이즈가 늘면서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골목상권, 동네상점 살리기를 꼭 실천하겠다고 결심했다. 퇴근 후 한 정거장 먼저 내려 동네 슈퍼마켓에 들렀다. 매번 사는 것은 가격을 외우고 있으니 개당 가격이 더 비싸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주 먹지도 않는 아스파라거스, 마늘소금, 칵테일 새우가 없다고 괜히 아쉽다. 힘들게 장을 봐서 한 정거장 넘게 들고 가는 게 여간 무겁지 않다. 매일 신선한 제품을 조금씩 장 보면 가장...
입력:2018-05-01 16:05:03
[한마당-김명호] 충동과 결단 사이
충동적 성향의 두 사나이가 곧 만나 담판을 벌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이 충동적 기질을 갖고 있다는 건 그동안 해 온 말과 행동, 정책만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핵·미사일 도발을 해오던 김정은은 이젠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에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 선제타격까지 시사했던 트럼프는 “김정은이 장난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이 잘 되고 있다”고 언급한다. 두 사람 180도 다른 말을 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러면서 ...
입력:2018-04-30 16:10:02
[돋을새김-고세욱] 단일팀 시대와 병역 문제
“이병 손흥민!” “흥민아, 너보고 군대 가라 한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결성이 구체화되자 관련 기사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는 바로 손흥민이었다. 단일팀과 손흥민이 도대체 무슨 관계이기에 네티즌의 관심을 끈 걸까. 논리는 이렇다. 현재 한국축구 최고 스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그런데 손흥민의 유일한 고민이 병역 문제다. 손흥민은 2012 런던올림픽(당시 동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금메달)에서 대표팀으로 ...
입력:2018-04-30 16:05:04
[살며 사랑하며-김태용] 평양냉면 주세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평양냉면을 먹었을지도 모른다. 어렴풋하게 남대문 시장에 있는 식당에 가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두는 이 집이 최고야라고 했던 말을 들었던 것도 같은데 평양냉면에 대한 기억은 뚜렷하지 않다. 음식을 지독하게 거부했던 유년시절의 입맛을 떠올리면 아마 밍밍하고 심심한 맛에 한 젓가락도 채 먹지 않았을 것이다. 서른이 넘어서야 평양냉면을 제대로 먹었고, 점점 그 맛에 빠져들어 평양냉면집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지금은 다양한 평양냉면집의 미묘하게 다른 맛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이고, 가장 선호하는 집을 물어보면 서슴없이 대답할 수도 있...
입력:2018-04-29 1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