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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용백] 내년도 최저임금
2020년 최저임금 심의·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 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동결’ ‘물가상승률 수준’ ‘한 자릿수’ 등으로 갈린다. 결정 주체인 노·사·정 각자가 나름의 셈이 있어 예단하긴 쉽지 않다. 올해 심의·결정 과정에서는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이 분명해졌다. 첫째, 결정 체계가 종전과 같아 새로운 체계에 따른 운영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이 없어졌다. 최저임금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정부는 지난 2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l...
입력:2019-05-15 15:10:02
[한마당-배병우] 文 정부에 없는 세 가지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말부터 ‘문재인정부에 없는 세 가지’라는 이야기가 회자됐다. 정부 핵심들의 생각과 이에 바탕을 둔 정책에 효율성(생산성), 미래, 글로벌(국제 감각) 세 가지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갈수록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얘기의 세부 사항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문 정부의 3무(無)’를 공개 석상에서 거론한 ‘주 저작권자’는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이다. 정권 출범 초기에 문 정부의 이러한 특성을 간파했다는 것은 대단한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다. 효율성이 없다는 것은 뚜렷한 이념 편향...
입력:2019-05-13 15:05:02
[한마당-김명호] 미국의 새롭고 거친 억제력
중국이 1839년 아편전쟁 이후 힘의 열세를 처참하게 느낀 건 1995~96년 대만 미사일 위기 때다. 당시 미국은 핵항공모함 2척을 대만해협에 보냈다. 80대 이상의 함재기와 핵잠수함, 각종 전투함을 거느리는 핵항모전단의 화력은 웬만한 국가의 국방력과 맞먹는다. 중국 지도부와 해군은 치욕적이지만 꼬리를 내려야 했다. 이후 중국은 대양해군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2016년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을 돌파했다고 선언했고, 2030년까지 제2도련(요코스카∼괌∼인도네시아)까지 해·공군력이 가겠다는 게 목표다. 태평양 서쪽 반쪽에서 미국을 격퇴하...
입력:2019-05-12 15:10:01
[한마당-이흥우] 그림의 떡, 일등석
여객기 좌석만큼 자본주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도 드물다. 일등석,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으로 등급을 매긴 좌석 구분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각 공간은 철저히 분리되고 서비스는 등급에 따라 차별화된다. 일등석 요금은 대략 비즈니스석의 두 배, 이코노미석의 네 배쯤이다. 요금이 비싸다 보니 일등석은 여객기 전체 좌석의 3%에 불과하다. 기종과 항공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등석 좌석수는 10석 안팎이다. 소형 기종엔 일등석이 없다. 일등석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은 대기업 회장이나 임원, 연예인 등이라고 한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라 대통령, 국무총리, ...
입력:2019-05-10 15:10:01
[한마당-염성덕] 허술한 전자발찌 관리
범죄자의 재범률은 일반인보다 높다고 한다. 성범죄자는 다른 범죄자보다 재범률이 높은 편이다. 성범죄는 강절도와 달리 피해자의 인생을 망친다는 점에서 폐해가 말할 수 없이 크다.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도입한 감시 수단이 전자발찌다. 미국 뉴멕시코주 지방법원의 잭 러브 판사가 1984년 실용적인 전자발찌를 고안한 뒤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러브 판사는 만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위치추적장치가 전자발찌의 모티브가 됐다고 말했다. 예리한 관객들은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앤트맨과 와스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입력:2019-05-09 15:10:01
[한마당-신종수] 운동하면 공부도 잘되는데
야간자습을 하던 고3 때 집까지 뛰어가서 저녁을 먹고 오곤 했다. 꽤 거리가 멀고 비포장 도로에 가파른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었지만 야간자습 시작 시간에 맞추기 위해 한 번도 쉬지 않고 집까지 뛰어갔다. 그러면 땀에 흠뻑 젖곤 했다. 매일 저녁마다 집에 갔다 오는 것이 번거롭고 교실에서 도시락을 먹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것이 엄청난 축복이었다. 뛰고 나면 왠지 스트레스가 풀리고 공부가 잘되곤 했는데, 야간자습이 끝나고 귀가 시간이 되면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때는 이유를 몰랐지만 나중에 운동이 뇌 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
입력:2019-05-08 15:05:02
[한마당-김명호] 한가로움을 얻다
어느 글을 읽다 ‘미로득한방시한(未老得閑方是閑)’이란 구절과 만났다. 다산 정약용의 산문을 인용한 글이었는데, ‘아직 늙지 않았을 때 얻는 한가로움이 진짜 한가로움’이란 뜻이다. 늙으면 한가로워지는데 이건 진정한 한가로움이 아니다. 그건 할 일이 없어져서 그런 거다. 그러니 아직 늙지 않았을 때, 젊고 바쁠 때 한가로움을 얻는 것(得閑)이 진짜 한가로움이란 말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는 내면의 여유를 가진 상태라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 단지 시간적 여유가 많다거나, 하릴없이 빈둥거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주어...
입력:2019-05-07 15:05:01
[한마당-태원준] 1000만 영화의 공식?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합류하면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24편이 됐다. 2003년 ‘실미도’가 테이프를 끊은 뒤 16년이 흘렀으니 1년에 1.5편꼴로 대박이 났다. 해마다 1000만 영화가 나왔던 것은 아니다. 2007·2008년과 2010·2011년은 한 편도 없었던 반면 2014년에는 네 편(겨울왕국·인터스텔라·명량·국제시장)이나 배출됐다. 전자의 두 시기는 공교롭게 경제위기 상황과 겹치는데, 세월호 참사로 침체됐던 해에 최다 1000만 영화가 나온 걸 보면 사회경제 요인과 대박 흥행의 상관관계는 크...
입력:2019-05-06 15:10:01
[한마당-김용백] 공기 속 플라스틱
신록과 햇빛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5월 나들이철이다. 미세먼지 상태가 좋지 않아도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나선 다양한 행사에는 인파가 넘친다. 쓰레기 문제와 본격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미세먼지와 함께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쓰레기는 골칫거리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동식물을 거쳐 인체에 유입된다는 사실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하지만 공기의 질 문제와 관련해 획기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해졌다. 공기 속에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미세플...
입력:2019-05-05 15:05:01
[한마당-염성덕] 트럼프의 탐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방한 ‘미국 우선주의’를 일종의 레토릭으로 봤던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국제사회가 복잡다기하게 얽혀 있으며 나라마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협상 과정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관측을 했다. 대개 국가 간 협상에서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고 패전 책임을 준엄하게 묻는 자리가 아니면 당사국끼리 이견을 조율한다. 트럼프는 이런 관례를 과감하게 걷어찼다.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G2도 아니고 G1인 미국이 힘으로 전 세계를 쥐락펴락했다...
입력:2019-05-03 15:10:02
[한마당-배병우] 길 잃은 한국은행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13일 ‘간섭의 날(Interference Day)’이라는 제목으로 세계 중앙은행들의 독립성이 위험에 처한 현상을 머리기사로 다루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학 이론이 현실에 적용돼 가장 큰 성과를 이룬 사례가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대’라면서 이를 통해 인기를 노린 권력자들의 자의적 금리 조정이 차단돼 인플레이션의 뿌리가 뽑혔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포퓰리즘과 민족주의가 득세하면서 이러한 성공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공격은 집요하다. ...
입력:2019-05-02 15:05:01
[한마당-라동철] 남북 이산가족 상봉
피붙이가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오랜 세월 만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그리울까. 생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용케 알았다 해도 만남을 기약할 수 없다면, 헤어진 세월이 60년을 훌쩍 넘겨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맺힌 그 한을 무엇으로 다 표현하랴. 남북 분단의 희생양인 이산가족들의 얘기다.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거나 정치적 필요 등으로 잠시 문이 열리기도 했지만 행운을 잡은 이들은 소수였다. 1985년 9월 서울과 평양에서 열린 분단 이후 첫 상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1차례 행사를 통해 남과 북의 가족을 만난 이들은 4200여 ...
입력:2019-05-01 15:05:01
[한마당-전정희] 투쟁과 수치
폭력에 맞서는 행위가 투쟁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싸움으로 소수자나 약자의 최후의 방편이다. 언어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폭력을 제거하고자 법을 제정하는데 이것이 정화된 폭력, 즉 권력이라고 했다. 경찰은 사회구성원에, 군대는 다른 공동체에 폭력을 행사하도록 만든 정의의 폭력 메커니즘이다. 감옥도 비슷하다. 권력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사회공동체 개개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일제강점, 공산 및 군사정권의 독재는 개개인이 동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개개인은 폭력에 대항하고자 배수의 진을 치는 투쟁이 필요했다. 보복 폭력의 투쟁, 거역하는 저항 등으로 맞...
입력:2019-04-30 15:10:01
[한마당-김용백] 동물권 인식의 변화
구조된 동물들을 지속적으로 안락사시킨 한 동물구호단체 대표가 법의 심판을 받을 모양이다. 동물보호를 표방했지만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 등이 문제가 된 건 아이러니하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제 한국 사회도 동물에 무관심하거나 동물 관련 범죄를 가벼이 보지 않게 됐다는 방증이다. 동물권은 동물도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이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한국도 동물보호법을 강화하고 있다. 전북 정읍시의 2019년도 전국민속소싸움대회 예산 삭감은 시사하는 바 크다...
입력:2019-04-29 15:10:01
[한마당-이흥우] 악어의 눈물
인지를 못할 뿐이지 눈에는 늘 눈물이 흐른다. 눈을 깜박일 때마다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눈물은 눈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소중한 존재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사람이 평생 흘리는 눈물의 양은 약 70ℓ에 이른다고 한다. 눈물에는 눈을 보호하는 온갖 면역물질도 들어 있다. 과학계에선 눈물 성분인 락토페린을 암 치료제로, 리소자임과 리보뉴클레아제를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하는 연구가 한창이다. 사람들은 이 같은 생리적 눈물뿐 아니라 슬플 때나 기쁠 때도 감정의 눈물을 흘린다. 눈물은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상징한다. 그래서 단테가 “악마는 울지 ...
입력:2019-04-28 15:10:01
[한마당-김용백] 996.ICU
중국에서 노동시간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이달 초부터 중국 정보기술(IT)분야 개발자들 사이에서 ‘996근무제’에 반대하는 ‘996.ICU’ 온라인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996.ICU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총 72시간)을 근무하면 결국 중환자실(ICU·intensive care unit) 신세가 된다는 뜻이다. 고속성장 중인 중국 IT기업들에서 보편화된 수당 없는 상시적 연장 근무에 대한 반발이다. 중국 노동법은 표준 근로시간이 하루 평균 8시간, 주 44시간을 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996근무제가 글로벌 IT기업으로 ...
입력:2019-04-26 15:10:01
[한마당-신종수] 직업으로서의 정치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데 필요한 자질이 있다.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대의명분에 헌신할 정열, 자기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않을 책임감, 사물과 인간에 대해 거리감과 균형감을 갖는 목측능력(目測能力) 세 가지를 꼽았다. 이 중 목측능력은 눈대중을 뜻하는 말인데, 고도의 집중력과 평정심을 갖고 정신을 제어하는 능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베버는 정치를 직업으로 가지려면 ‘정치를 위해’ 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단순히 생계 수단이 아니라 정치를 자신의 삶으로 삼는 것이다. 대의에 헌신하기 위한 권력 추구...
입력:2019-04-25 15:10:02
[한마당-염성덕] 대변인 논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재정경제원 시절 훌륭한 대변인으로 통했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솔직함, 해박한 경제 지식과 브리핑 능력을 무기로 대부분의 출입기자들을 ‘우군’으로 만들었다. 경제 정책을 홍보하면서도 감시 기능을 하는 기자들을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의 처세는 남달랐다. 재경원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를 역임했다. 관료 출신이 부총리 보직을 두 번이나 한 것은 이례적이다. 4선 의원인 그는 정치권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으...
입력:2019-04-24 15:15:01
[한마당-태원준] 결혼과 이혼 사이
2017년 등장한 TV 예능프로그램 ‘별거가 별거냐’는 “결혼에도 방학이 필요하다”를 모토로 내세웠다. 연예인 부부들을 몇 달씩 떨어져 살게 하면서 일상과 감정의 변화를 촬영했다. 별거는 늘 곁에 있어 편하기만 하던 부부가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는 기회라고 제작진은 주장한다.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는지 시즌 3까지 나왔다. 그룹 부활의 김태원씨도 출연했는데 “아내가 떠나면… 난 뭐 의미가 없어”처럼 절절한 멘트를 여럿 남겼다. 경단녀 시기를 거쳐 컨설턴트로 복귀한 박시현씨는 지난해 에세이 ‘나는 지금 휴혼 중입니...
입력:2019-04-23 15:10:01
[한마당-배병우] 한국 빠진 동북아 ‘頂上 외교전’
작년 이맘때 동북아에서 불꽃 튀는 외교전이 펼쳐졌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물꼬를 튼 남북화해 국면은 4월 27일 판문점 1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다. 이 흐름은 같은 해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인공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외자였다. 1년 뒤 같은 공간에서 연쇄 정상(頂上) 외교전이 시작됐다. 하지만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북한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4~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한...
입력:2019-04-22 15:05:01
[한마당-라동철] 고문 피해자 김홍일
고문(拷問)은 대상자로부터 원하는 정보나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반인륜 범죄인 고문은 대다수 국가에서 사라졌다. 우리나라도 헌법에서 고문을 금지하고 고문에 의한 자백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고문의 공포에서 벗어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80년대 군사정권 때만 해도 정보기관, 경찰, 군, 교정기관 등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고문을 자행했다. 남산 지하실(중앙정보부·안전기획부), 남영동 대공분실(경찰), 서빙고 분실(보안사령부)...
입력:2019-04-21 15:10:01
[한마당-배병우] 이번엔 화폐단위 변경 깜짝쇼?
생산과 투자, 고용 등 실물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가치에 변경을 주지 않으면서 거래단위를 낮추는 것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5만원(50,000원)을 50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원화의 화폐단위가 과도하게 크다는 점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다. 회계 기장 처리 간소화, 화폐 위상 제고 등 이점이 많다. 그런데 최근의 논의는 다른 데 초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디노미네이션을 하면 퇴장해 있던 자금이 시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입력:2019-04-19 15:10:01
[한마당-김명호]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나이 지긋한 중년들 가운데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Is Paris Burning?)’라는 문구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게다. ‘태양은 가득히’ 등을 감독한 당대의 거장 르네 클레망이 1966년 만들어낸 영화의 제목. 전쟁 영화의 제목이 주는 강렬함은 중학생 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세 번째쯤 재개봉한 어느 영화관에서 본 기억이 난다. 지금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건 흑백영화로 다큐멘터리 필름인 것 같은 장면이 자주 나왔다는 것, 노트르담 대성당,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콩코드 광장 등 파리 전체를 파괴하라는 아돌프 히틀러와 그 명령을 ...
입력:2019-04-18 15:10:01
[한마당-이흥우] 리디노미네이션 논쟁
유로존에서 통용되는 유로화의 최고액권은 500유로다. 미국은 100달러, 중국은 100위안, 일본은 1만엔이 최고액권이다. 이들 화폐를 우리나라 최고액권 5만원권과 명목 금액을 단순 비교(외국 화폐를 1로 했을 경우)하면 유로화 1대 100, 달러·위안화 각 1대 500, 엔화 1대 5다. 우리나라 최고액권이 이들 나라에 비해 적게는 5배, 많게는 500배 고액권이다. 그러나 실질적 가치는 우리나라 5만원권이 500유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17일 기준 500유로는 약 64만2000원이다. 그리고 100달러 11만3000원, 1만엔 10만원, 100위안 1만7000원가량이다. 일본을 제외한 주요...
입력:2019-04-17 15:10:01
[한마당-전정희] 진도 조도면향우회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옆 둔치 운동장이 시끌벅적했다. ‘제41회 재경 조도면향우회 한마음체육대회’가 한창이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면 단위 향우회가 끈끈하게 이어진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행사는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마을별로 운동장 가에 천막을 치고 진행됐다. 대개 40대 이상의 중년들이 모여 왁자지껄하게 회포를 풀었다. 그러다 줄다리기, 축구 또는 장기자랑 순서가 되면 우르르 뛰어나가 신명 나게 놀았다. 조도면. 바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현장의 행정단위로 160개섬으로 이뤄진 지역공동체다. 2016년 기준 1800여 가구 3000...
입력:2019-04-16 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