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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염성덕] 미군은 용병인가, 조폭인가
국방부를 출입하던 1990년대의 일이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미국 언론이 첨단 무기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다. 가공할 파괴력과 완벽한 방어력을 지닌 무기 성능을 소개한다. 북한과 대치 중인 한국의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 정부와 방위산업체가 무기를 팔려고 합동작전을 벌인 것이다. 한국 특파원들이 미 언론의 기사를 재해석해 송고하면 한국 언론이 크게 보도한다. 미 국방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유리한 협상 고지를 선점하려고 노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 분담액을 대...
입력:2019-03-15 15:05:02
[한마당-라동철] 잉여인간 일자리 프로젝트
19세기 초 영국의 직물공업지대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공장의 기계를 파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자동화된 직물 기계 도입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이 주도한 러다이트운동이다. 기계화·자동화와 기존 노동자와의 갈등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다. 현금인출기가 설치되고 온라인·모바일 뱅킹이 확산되자 은행 창구 일자리는 쪼그라들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들은 하이패스 설치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자율주행이 보편화되면 운전으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온전할 리 없다. 이코노미스트의 글로벌 경제 전담 기자인 라이언 아벤트는 ...
입력:2019-03-14 15:05:01
[한마당-김명호] 모두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 조사기한 연장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모양이다. 따라서 이달 말에 조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라 재수사가 이뤄질지, 아니면 의혹 없음으로 끝날지 관심이다. 이 사건은 검찰과 경찰이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갖고 있다. 조사 결론에 따라 한쪽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있다. 그러니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있는 두 기관이 조사 진행 상황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만하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검찰과 경찰이 부딪힐 일이 많을 것 같다. 조사...
입력:2019-03-12 15:10:01
[한마당-태원준] 클럽 아레나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가 업계 1위에 오른 건 철저한 ‘입뺀 시스템’ 덕이라고 한다. ‘입구 뺀지’란 속어를 줄인 말로 외모와 차림새가 볼품이 없으면 입장을 막는다는 뜻이다. 이 클럽의 한 MD(영업사원)는 “이런 입뺀 시스템이 아레나에 입장하는 이들에게 큰 자부심을 준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시간대별 입뺀 기준을 1~4단계로 정리한 글이 지난해 인터넷에서 회자되자 유튜버 사이에선 아레나 입뺀 체험 방송이 유행했다. 어느 여성 유튜버는 ①힙합룩 ②청바지 스타일 ③노출패션으로 세 차례 도전했는데 입장에 성공한 건 ...
입력:2019-03-11 15:10:01
[한마당-신종수] 마스크
마스크는 1900년대 초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였을 때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한 나라 국민 전체가 일제히 마스크를 쓰다시피 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주한미군마저 정책을 바꾸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육군은 제복을 입었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산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기승과 중국산 마스크 판매 증가는 병 주고 약 주는 식의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샤오미 마스크의 경우 일회용 한 개에 2000원, 6개월 동안 쓸 수 있는 외피 1만원에 8시간 사용 ...
입력:2019-03-10 15:05:02
[한마당-김용백] 반려묘 슈페트
요즘 반려묘(猫) 슈페트(Choupette)가 부유한 반려인의 재산을 상속받을지 관심사다. 반려인은 샤넬의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Karl Lagerfeld)로 지난달 19일(현지시각) 타계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가 없다. 라거펠트와 2011년부터 함께 산 슈페트는 올해 여덟 살인 버마산 암고양이로 하얀 털에 푸른 눈동자를 지녔다. 라거펠트는 전용기로 슈페트와 같이 다녔고 슈페트에 경호원 1명과 보모 2명을 24시간 붙여줬다. 전속 운전기사, 주치의까지 따로 있었다. 슈페트는 저명하다. 2012년 소셜미디어인 트위터 계정에 처음 얼굴을 ...
입력:2019-03-08 15:10:01
[한마당-이흥우] 기후이민
‘예상치 못한 사태나 괴이한 변고’. 이변의 사전적 정의다. 그러나 이변이 잦다면 그것은 이미 이변이 아니다. 기상이변이 그렇다. 세계적으로 흔한 일이 되다 보니 사람들도 적응해 많이 둔감해졌다. 대다수 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기상이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전 400~500년 주기로 1.5도 안팎의 변화를 보이던 지구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후 10년 주기로 0.1도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이 주기가 빨라질지도 모른다. 미국 항...
입력:2019-03-07 15:10:01
[한마당-염성덕] 장사꾼 트럼프
소년 시절에 도널드 트럼프는 군사학교를 다녔다. 아버지가 아들을 엄격한 교육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군사학교를 선택했다. 미국 뉴욕의 부동산업자인 아버지를 보면서 트럼프는 재테크 수완을 하나둘씩 몸에 익혔을 것이다. ‘트럼프그룹’을 일구며 부동산 재벌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31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개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협상장에서도 장사꾼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문서를 ...
입력:2019-03-06 15:05:02
[한마당-전정희] 비곗덩어리들
“우리가 죄를 범한다 해도 의도가 순수하다면 주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없습니다.” 프랑스와 프로이센의 보불전쟁(1870~1871)을 배경으로 한 기 드 모파상의 소설 ‘비곗덩어리’에서 신심 깊은 수녀가 프로이센군의 군홧발을 피하고자 마차로 탈출하면서 일행을 향해 한 말이다. ‘의도가 순수한 죄는 죄가 없다’는 메시지다. 늙고 박색인 수녀는 젊고 예쁜 수녀를 데리고 르아브르의 자국 부상 군인을 간호하기 위해 탈출하는 거라고 유독 강조한다. 탈출 마차 안에는 세 쌍의 부부와 코르뉘데라는 공화주의자, 손가락이 소시지와...
입력:2019-03-05 15:10:01
[한마당-김용백] 재떨이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합의문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양국 정상이 빈손이니 뚜렷하게 기억할 만한 게 없다. 굳이 찾자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흡연 장면 정도일까. 김 위원장은 열차를 타고 하노이로 가면서 지난달 26일 새벽 중국 난닝 역사(驛舍)에서 잠시 휴식했다. 이 때 담배 피우는 모습 등이 일본 매체의 카메라에 잡혔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먼 길 나선 김 위원장의 심정과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그가 흡연할 때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재떨이를 받쳐 든 모습은 매우 낯설어서 인상적이었다. 최고지도자의 생체정보 기...
입력:2019-03-04 15:10:01
[한마당-배병우] 주중·주일 대사의 자격
한국은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 무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으로 외교가 특히 중요한 나라다. 그중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대국 외교는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외교의 근간이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국제 감각이 탁월한 사람으로 외교관들이 꼽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4대국 외교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4대국 모두와 우호와 친선의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 단 한 나라와도 적대하면 그 나라가 우리나라를 잘 되게는 못할지라도 우리를 해코지할 힘은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이는 4대국에 파견되는...
입력:2019-03-03 15:10:01
[한마당-배병우] 닉슨 독트린, 트럼프 독트린
1969년 1월 미국 제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취임했다. 닉슨의 급선무는 미군을 베트남전의 수렁에서 빼내는 것이었다. 이는 새로운 외교정책 기조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물이 닉슨이 같은 해 7월 25일 괌에서 발표한 괌 독트린이었다. 후에 닉슨 독트린으로 명명된 이 선언은 냉전 수행에 있어서 동맹국들의 부담을 늘리고 미국의 방위책임은 축소하는 내용이다.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인들의 힘으로’라는 구절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은 우방과 동맹국에 대해 조약상의 의무를 다하며 핵우산을 제공한다 △핵 공격 이외에는 당사국...
입력:2019-03-01 15:05:02
[한마당-라동철]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유관순(1902~20) 열사는 3·1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1919년 열일곱의 나이로 천안 아우내장터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후 체포됐고 이듬해 9월 고문 후유증으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1운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9%가 유 열사를 꼽았다. 다음으로 14.0%가 대한독립만세(운동), 9.5%가 독립·해방·광복이라고 답했으니 단연 1위다. 정부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유 열사에게 건국훈장...
입력:2019-02-28 15:05:02
[한마당-김명호] 분노가 에너지
졸업식 축사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의 연설을 꼽겠다.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절대 포기하지 마라.” 2차 세계대전 중 국가 위기의 순간에서 나라를 이끌고 갈 젊은이들을 앞에 앉혀 놓고 행한 이 짧은 축사는 다른 어떤 연설보다 강렬하고 도전적이다. 처칠은 어떤 자리에선 이런 말도 했다. “만일 네가 지옥을 통과하고 있다면, 그대로 계속 가라.” 무슨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내라는 뜻이리라. 자유진영의 선두에 서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웅의 말답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도 ...
입력:2019-02-27 15:10:01
[한마당-이흥우] 정태춘·박은옥 데뷔 40년
오랜만에 접한 반가운 이름이었다. 정태춘. 그제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그 이름을 보는 순간 웬일인가 싶었다. 방송에 출연해서다. 도통 사람 앞에 나서길 꺼렸던 그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자 대중의 관심이 대폭발한 듯하다. 올해가 데뷔 40주년이어서 방송사에서 특별히 섭외한 모양이다. 그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아리송하다. 데뷔 앨범 ‘시인의 마을’로 1979년 MBC 신인가수상을 수상한 가수임이 분명한데 ‘사회운동가’ ‘시인’으로도 불린다. 잘나가던 제도권 가수에서 사회운동에 헌신한 특이한 경력 때문이리라. 시집을 냈...
입력:2019-02-26 15:05:01
[한마당-신종수] 정년연장 vs 청년실업
대법원이 육체노동자의 정년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정년연장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정년연장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청년실업 문제다.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들의 취업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노동수요가 고정되어 있다고 보는 ‘노동총량설’에 따른 것으로 정년연장과 청년취업은 제로섬 관계에 있다는 관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나이 많은 직원들이 65세까지 눌러앉아 있으면 신입사원을 뽑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매출이 계속 늘어난다면 몰라도 고정돼 있거나 줄어든다면 더욱 ...
입력:2019-02-25 15:05:01
[한마당-태원준] 짐 로저스의 베팅
짐 로저스(77)는 2010년 잡지 ‘내셔널 리뷰’와 인터뷰하며 기자에게 “한국으로 이주하라”고 조언했다. 한국에 가서 통일을 기다리며 한국 여성과 결혼해 농사를 짓고 자녀가 태어나면 중국어도 가르치라고 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이 금융인은 그것이 부자가 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기자는 “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나도 고민 중”이라고 썼다. 이주, 결혼, 농업, 중국어의 네 가지 조언 중 둘은 로저스가 직접 했던 것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살던 그는 2007년 싱가포르로 이주하며 이렇게 ...
입력:2019-02-24 15:10:01
[한마당-이흥우] ‘벌레’ 논객, ‘도적’ 국회의원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 시인 김지하가 1970년 발표한 담시 ‘오적’에서 부정부패를 일삼고 나라를 망치는 다섯 도적으로 규정한 직업군이다. 김지하는 “간뎅이 부어 남산만하고 목질기기가 동탁배꼽 같다”고 오적을 힐난한다. 국회의원을 향해서는 “냄새 난다”며 “저리 비켜라”고 일갈한다. 다른 직업군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된 듯한 데 지금이나 당시나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엉뚱한 짓이나 해대는 국회의원은 지탄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오적은 을사오적을 연상시킨다. 이를 염두에 ...
입력:2019-02-22 15:10:01
[한마당-염성덕] 메뚜기 재앙
우리 농촌 들녘에 메뚜기가 흔했던 때가 있었다. 맹독성 농약을 치지 않고 농작물을 키웠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논에 나가 메뚜기를 잡았다. 간식거리가 별로 없던 시절에 볶거나 튀긴 메뚜기는 인기가 많았다. 주점에 메뚜기를 팔아 군것질을 할 수 있는 용돈도 벌었다. 메뚜기가 농부들에게는 골칫거리였지만 아이들에게는 유익한 곤충이었다. 지난해 말 곤충학자가 쓴 에세이에 관한 기사들이 언론에 실렸다. 메뚜기 박사인 마에노 울드 고타로의 저서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해나무)에 대한 서평이었다. 비정규직 곤충학자인 마에노는 메뚜기가 출몰...
입력:2019-02-21 15:05:02
[한마당- 김용백] 혼인신고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해 동거 커플에게 법률혼 관계의 부부와 동일한 세제 및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했다. 대만도 2017년 동거혼을 법제화했다. 프랑스에선 가족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동성(同性) 결혼 합법화에 이어 최근 동성 부모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하나가 하원을 통과했다. 초·중·고교에서 학생 관련 각종 행정서류에 ‘아버지’ ‘어머니’ 표현 대신 ‘부모 1’ ‘부모 2’로 표시하게 하고 순서는 각 가정의 자율에 맡겼다. 양성(兩性)평등에서 ‘양’을 뗀 성평...
입력:2019-02-20 15:05:01
[한마당-전정희] 김구의 심리, 국민의 심리
“옥에 있는 동안 내 심리가 차차 변하는 것을 느꼈다. 지난 10여년간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무엇에나 저를 책망할지언정 남을 원망하지 아니하고 남의 허물은 어디까지나 용서하는 부드러운 태도가 변하여 일본에 대한 것이면 무엇이나 미워하고 반항하고 파괴하려는 결심이 생긴 것이다.” 1910년 일제의 민족운동가 일망타진 음모에 소위 안악사건으로 체포된 백범 김구 선생이 쓴 글이다. ‘백범일지’에 전후 사정이 기록돼 있다. 일제는 독립자금을 모금하던 안중근 의사의 사촌 안명근을 체포했고 김구를 비롯한 황해도와 평안도 민족운동가들을 ...
입력:2019-02-19 15:05:01
[한마당-배병우] 슬로벌라이제이션의 시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이름 붙이는 능력은 유명하다. 이는 1주일간의 복잡다기한 사건 중에서 헤드라인 하나를 선정해 집중해야 하는 주간지의 특성과 관련이 있겠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상을 정확히 규정하고 이를 짧고 잊히지 않는 용어로 만드는 이코노미스트의 능력은 탁월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가장 최근의 예는 지난 1월 24일자 표제어로 내세운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lisation)이다. 세계화로 번역되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sation)의 시대가 끝나고 부상하는 새로운 세계경제 패턴을 가리키는 용어다. ‘느린(slow)’과 글로벌라이제이션의 ...
입력:2019-02-18 15:05:01
[한마당-라동철] 보너스냐, 세금폭탄이냐
2월이면 월급쟁이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전년도 원천징수한 근로소득세를 정산한 결과물인 ‘13월의 급여’가 나오기 때문이다.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한 근로소득세 총액이 각종 소득·세액공제를 반영해 산출한 결정세액보다 많으면 더 낸 만큼 돌려받는다. ‘13월의 보너스’다. 하지만 결정세액보다 적으면 부족분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13월의 세금폭탄’으로 인해 ‘2월 보릿고개’를 겪게 됐다는 푸념이 나온다. 연말정산은 과세와 납세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불가피한 제도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미국 ...
입력:2019-02-17 15:10:01
[한마당-태원준] 노숙자담요
5·18 망언 사태를 촉발한 지만원씨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의 문헌연구와 2015년 이후 영상분석을 통해 5·18 광주에 북한군 600여명이 왔었음을 밝혀냈다”고 주장한다. 누가 왔는지도 알아냈다며 628명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대부분 현재 북한 고위직에 있거나 탈북자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문헌연구는 자신이 주도했고 남파 북한군을 찾는 영상분석은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았다는데 그 시작은 일베(일간베스트) 게시판이었다. 2015년 5월 3일 한 네티즌이 “5·18 사진 속 인물과 2010년 평양노동자회관 사진 속 인물의 얼굴...
입력:2019-02-15 15:05:01
[한마당-태원준] 오퍼튜니티 장례식
“My battery is low and it’s getting dark.(내 배터리가 얼마 안 남았어요. 점점 어두워지네요)” 14일 미국 SNS에서 이 문장이 회자됐다. 화성 탐사로봇 오퍼튜니티가 지난해 6월 지구에 보낸 마지막 메시지였다고 한다. 골프카트만한 오퍼튜니티는 2004년 화성에 착륙했다. 목표는 90일간 화성 표면을 다니며 자료를 수집하는 거였지만 설계수명이 무색하게 15년이나 버텼다. 물의 흔적을 찾아냈고 21만장이 넘는 사진을 전송했다. 오퍼튜니티는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과 함께 화성에 갔다. 처음 몇 년간 나사(NASA) 사람들은 20달러씩 걸고 “...
입력:2019-02-14 1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