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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태원준] 고시원 소설
고시원 소설이란 장르를 하나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그 좁은 공간은 꽤 많은 작품의 배경이 됐다. 올해만 해도 ‘고시원 기담’ ‘고시맨’ 등이 출간됐고 ‘고시원 연쇄 화재 사건’이란 연극도 나왔다. 2015년 발표된 ‘카레가 있는 책상’의 주인공은 고시원에서 인스턴트 카레만 먹으며 지내다 카레 냄새를 풍겼다고 이웃에게 린치를 당한다. 비루한 삶은 그에게 “인간은 혐오할 만하다”는 확신을 주며 혐오범죄로 내몰았다. 2014년작 ‘서울동굴가이드’의 화자는 어린이 체험용 인공동굴에서 일하며 고시...
입력:2018-11-13 15:10:01
[한마당-신종수] 비타민C 외교
제주도 귤이 북한에 처음 대량으로 보내진 것은 1998년이다. 당시 민간주도 형식으로 100t(10㎏짜리 1만 상자)이 지원됐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5·24 조치로 남북교류가 중단될 때까지 4만8328t이 보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비타민C 외교’라고 불렀다. 이로부터 8년 만에 군 수송기 4대가 이틀간 북한에 귤 200t을 실어 날랐다. 비타민C 외교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자연산 송이버섯 2t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고 한다. 맛있다는 서귀포산 조생종 노지감귤로 크기...
입력:2018-11-12 15:05:01
[한마당-김준엽] 배틀 로얄
‘배틀 로얄’ 장르의 게임이 인기다. 수십명이 동시에 전투 현장에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배틀 로얄 방식의 게임을 대중화한 건 배틀그라운드다. 지난해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한때 동시접속자 수 3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이후 포트나이트가 출시됐고, 전통의 1인칭 슈팅 게임(FPS) 강자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도 배틀 로얄 모드를 추가하는 등 배틀 로얄 열풍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배틀 로얄의 인기 원인으로 생존경쟁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는 재미, 친구들과 동시에 ...
입력:2018-11-11 15:05:01
[한마당-김명호] 한국형 보수정치
급기야 ‘양아치’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보수 정치권에서 보수 대통합이란 의제가 떠오르면서 각자 한마디씩 걸치는 와중에 불거졌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보수통합을 주장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보수가 망가진 결정적 원인은 홍 전 대표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보수를 양아치 수준으로 전락시킨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보수에게서 품격이란 단어를 완전히 빼앗아 간 분”이라고도 했다. 며칠 전 홍 전 대표는 “보수·우파 재건에 한마음이 돼야 할 때”라며 “제대로 된 내이션 리빌...
입력:2018-11-09 15:05:01
[한마당-이흥우] 한강물길
해마다 10월이면 서울 마포 일원에서 새우젓축제가 열린다.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다. 올해가 열한 번째니 성공한 축제라고 해도 좋겠다. 마포구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65만여명이 다녀갔다. 새우가 잡히는 곳도 아닌데 ‘마포에서 웬 새우젓축제냐’고 하는 이도 있을 듯하다. 조선시대 한강은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였다. 팔도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온갖 물품들이 조운선에 실려 한강을 통해 한양에 집결했다.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한강 곳곳에 광나루, 삼밭나루(삼전도), 서빙고나루, 동작나루, 노들나루(노량진), 삼개나루(마포)...
입력:2018-11-08 15:05:01
[한마당-염성덕] 브룩스와 에이브럼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한파(知韓派)로 불린다. 전형적 군인 가문 출신인 브룩스 사령관은 주한미군 대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애국가를 접했다. 부단히 연습한 결과일까. 지금은 한국어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유일한 사령관으로 꼽힌다. 그는 한국의 우군 역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주둔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세게 요구하자 한국 편을 들었다. 지난해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트럼프에게 한국이 기지 건립비의 90%를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비율이 적지 않음을 알린 것이다. 평...
입력:2018-11-07 15:10:01
[한마당-전정희] 공동의 정의 폭력
개인은 공동의 폭력에 대항할 수 없다. 정치철학자로 공공성의 문제를 탐구한 한나 아렌트의 통찰이다. 거제 폐지 여성 살인사건, 춘천 연인 살인사건, 서울 강서 PC방 살인사건 등의 가해자는 개인이었다. 이들은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폭력을 행사해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불의한 가해자들에게 ‘공동의 폭력’이 폭력을 행사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은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고유의 힘을 가진 개인은 공동의 폭력이 무서워 스스로의 폭력을 포기한다. 우리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권력을 만들어내고 그 권력을 통해 개개의 폭...
입력:2018-11-06 15:05:01
[한마당-김용백] 상소리
살다보면 때와 장소, 분위기에 적합하지 않은 언행은 소통 장애를 일으키며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곤 한다. 특히 농담(조크)을 했는데 정색을 하며 사실(다큐)로 받아들이는 상황은 심각해진다. 개인 간은 물론 국가 간 공식 석상에선 더욱 그렇다. 옥류관 평양냉면은 ‘상소리(거칠고 상스러운 말이나 소리)’를 함께 떠올리게 됐다. 지난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 발표 직후 평양 옥류관 오찬행사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언동이 뒤늦게 파란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리 위원장의 &ls...
입력:2018-11-05 15:10:01
[한마당-임성수] 음주운전 국회의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고 말한 연예인이 있었다. 2005년 4월, 한 연예인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뒤 앞뒤 안 맞는 변명을 늘어놓았다가 TV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망언은 지금도 살아남아 음주운전 사고 때마다 소환된다.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고 말한 국회의원도 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은 지난달 31일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음주는 살인’이라는 강렬한 금언을 남긴 지 고작 9일 만이었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9%,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이 의원의 음주운전은 13년 전 연예...
입력:2018-11-04 15:05:01
[한마당-신종수] 목구멍
냉면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따금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집에 가곤 한다. 평양 옥류관에서 먹어본 적도 있다. 솔직히 밍밍한 맛이어서 많이 먹지는 않았다. 그래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냉면 붐이 일었을 때는 일행들과 함께 냉면집 앞에 덩달아 줄을 서서 기다려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아졌다. 가을로 계절이 바뀌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냉면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목구멍’ 발언이 사실이라면 상대가 대기업 오너들이어서가 아니라 ...
입력:2018-11-02 15:05:01
[한마당-배병우] 메르켈 시대의 종언
“나는 총리로 태어난 게 아니며 이 사실을 잊어본 적이 없다. 총리였다는 것은 영광이었다. 이토록 오랫동안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는 데 매우 감사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지켜본 뉴욕타임스 기자는 사실상 고별사로 들렸다고 적었다. 메르켈 총리의 이날 발표 요지는 이랬다. 집권 기독민주당 대표에서 사퇴할 것이며 2021년 총리 임기가 끝나면 공직에서 물러나겠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가 이번 네 번째 총리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기민당과 사회민주당 등 대연정 참여 정당들의 잇단 ...
입력:2018-11-01 15:10:01
[한마당-김명호] 모든 외교는 국내정치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관계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모든 걸 피해갈 수 있는 단어인 ‘미묘하다’라는 말로도 설명이 잘 안 된다. 그냥 정서가 그렇다는 말밖에.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원래 전력이 약하다느니, 부상 선수가 많아서 그랬다느니 하는 변명은 통하지도 않는다. 우리에겐 어쩔 수 없이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게 일본이다. 물론 그런 감정을 이성과 합리성으로 누르는 게 정상적이다.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대 사회의 시민으로는 부적격하다고 하겠다. 그런 배타적 감정은 종종, 아니 자주 각자의 국내정치에 활용된다. 2...
입력:2018-10-31 15:05:01
[한마당-라동철] 65년 만의 JSA 비무장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런 JSA가 최근 비무장화됐다. 지난 9월 19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 당국이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에 따른 첫 결과물이다. 남북은 10월 1일부터 각자 지뢰제거 작업을 했고 초소를 폐쇄했다. 권총, 소총 등 화기와 탄약을 JSA 밖으로 옮기고 경비 병력은 각각 35명으로 조정했다. 남북과 유엔군사령부는 26일과 27일 양측 지역을 오가며 상호 점검하고 비무장이 충실하게 이행됐음을 확인했다. JSA가 비무장화된 것은 6·25전쟁 정전협정에 따라 1953년 10월 설정 ...
입력:2018-10-30 15:05:01
[한마당-태원준] 안전한 이별
A씨가 남자친구와 헤어지겠다고 결심한 건 집착 때문이었다. 감시하듯 불쑥불쑥 학교에 찾아오고 수시로 휴대전화를 빼앗아 문자메시지를 검사했다. 저녁에 친구들과 어울리면 기어코 그 자리에 나타나 분위기를 망쳤다. 관계를 정리하려 연락을 끊었더니 집에까지 와서 고함 치며 행패를 부렸다. 할 수 없이 만남에 응하던 A씨는 이별의 방법을 바꿨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남자친구 회사에 불쑥 찾아가 그와 대화하는 여직원에게 시비를 걸었다. 회식 자리에 쫓아가 2차까지 따라다녔다. 사흘에 한 번씩 결혼 얘기를 꺼내며 돈은 얼마나 모았는지 캐물었다. 만날 때마다 ...
입력:2018-10-29 15:05:01
[한마당-서윤경] 얼굴
카툰 작가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인물은 되도록 간단하게 표현하자는 것인데, 보는 사람이 자신의 해석대로 대상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람의 얼굴은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2009년 1월 31일. 한 일간지 1면에 실린 사진이 바로 그랬다. 미소를 지으며 큰 개의 목을 끌어안고 있는 사진 속 남성은 상대의 경계심마저 허물어 버릴 것만 같았다. 사진에 달린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신문은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은 3년여에 걸쳐 7명의 여성을 살해했고 2009년 8월 사형이 확정...
입력:2018-10-28 15:10:01
[한마당-태원준] 로보택시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로보택시(Robotaxi)가 손님을 태웠다. 로봇과 택시의 합성어는 자율주행차에 택시 서비스가 결합된 것을 말한다. 택시회사 히노마루교통은 도심의 오테마치∼롯폰기 구간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택시로 2주 동안 시험영업을 했다. 안전요원이 동승했지만, 택시를 부르고 잠겨 있는 문을 열고 요금을 지불하는 과정은 모두 승객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졌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맞춰 로보택시를 상용화하려 한다.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늘어날 택시 수요에 기사 없는 택시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미국 기업 뉴토...
입력:2018-10-26 15:05:01
[한마당-염성덕] K-9 자주포의 육지 나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함에 따라 한국군 작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군사합의서에는 남북이 지상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연습을 중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는 북한과 군사합의서 문본을 교환하고 관보에 게재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군사합의서를 이행할 방침이다. 한국당은 군사합의서가 헌법 60조 1항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으로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으면 위헌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
입력:2018-10-25 15:05:02
[한마당-이흥우] 독도살이
독도는 사람 살기에 부적합한 섬이다. 외딴곳에 위치한 데다 크기가 너무 작아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 독자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곳, 독도가 국제법상 섬이 아닌 암초로 분류되는 주된 이유다. 독도 경비와 수호를 위해 1개 소대 병력의 독도경비대가 상주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거주민이 아니다. 아무도 살지 않던 홀로섬, 독도를 주민이 거주하는 유인도로 탈바꿈시킨 이가 고 최종덕씨다. 울릉도 어민이었던 최씨는 1965년 3월 수산물 채취를 위해 독도에 들어갔다. 그는 81년 주민등록지를 아예 독도로 옮기고, 87년 9월 사망할 때까지 ...
입력:2018-10-24 15:05:01
[한마당-전정희] #돌맞는사마리아인
소설가 공지영이 배우 김부선과 경기도지사 이재명 간의 싸움에서 김씨를 옹호하고 나섰다가 여론의 응원과 지탄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 작가와 김씨의 통화 녹취 파일이 최근 유출됐다. 그러자 공 작가가 SNS를 통해 유출 경위를 설명했다. 자신이 통화 파일을 건넨 이에게 비밀 엄수 확약을 받았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그는 “광기 어린 공격이 자행되고 있는데 이 악의들을 다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히고 글 말미에 ‘#사마리아인, #돌맞는사마리아인’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해시태그...
입력:2018-10-23 15:10:01
[한마당-신종수] 의인
아침 식사를 하며 TV 뉴스를 보다가 눈물이 나는 바람에 당황스러웠다. 새벽 3시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귀가하는 도중 손수레를 끌고 언덕길을 올라가는 어느 할머니를 보고 선뜻 다가간 열아홉 살 청년. CCTV 영상 속에 비친 이 청년은 수레를 밀면서도 고개를 돌려 할머니와 눈을 맞춰가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아나운서가 전하는 교통사고, 뇌사, 장기기증 등의 팩트들이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먼저 전해졌다. 제주한라대 1학년인 김선웅군은 아홉 살 때 어머니를 잃었다. 그래서인지 부끄러움을 잘 타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김군의 유품을 정리하면...
입력:2018-10-22 15:05:01
[한마당-김현길] 조 잭슨
조 잭슨은 타고난 타자였다. 가난으로 학교에 가지 못해 문맹이었던 그는 야구에서 새 인생을 찾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13시즌 동안 3할5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3위 기록이다. 타이 콥에 밀려 타격왕은 번번이 놓쳤지만 베이브 루스가 “그의 타격을 따라했다”고 할 정도로 명타자였다. 명예롭게 은퇴했다면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동료 7명과 함께 그라운드를 영원히 떠나야 했다.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악의 스캔들인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 8명은 브...
입력:2018-10-21 15:10:01
[한마당-김용백] 1박2일
‘하루가 열흘 맞잡이’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 등등의 속담은 하루가 때로는 길게 느껴질 수 있음을 뜻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하루 동안 많은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지금은 교통·통신이 발달한 글로벌시대인 만큼 하루 24시간은 활용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 됐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2년째 두 자릿수로 인상하고, 주52시간 근로제를 제도화했다. 아직 안정적인 효과를 내기엔 이르다. 하지만 소득을 늘리고 근로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증진시킨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직장인들...
입력:2018-10-19 15:05:01
[한마당-김용백] 동물학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는 1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 사육가구도 지난해 전체 가구 중 28.1%가 됐다. 고령사회 1인 가구의 증가 속도와 궤를 같이하는 양상이다. 반려동물 관련 국내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994억원에서 올해 2조6510억원으로 39.6% 확대될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분야도 식품, 미용, 훈련, 장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전문 제품과 서비스도 앞다퉈 출시된다. 애완동물(pet)은 개념이 진일보해 반려동물로 대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합성어 펫펨(pet+family)족, 펫미(pet+me)족 등이 나온 지도 꽤 됐다. 동...
입력:2018-10-18 15:05:01
[한마당-배병우] 북한, 개방 없는 개혁
북한의 비핵화 약속의 진정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개발 의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별로 이견이 없다. 실제 그는 2012년 집권 이후 꾸준히 시장친화적 노선을 시행해 왔다. 지난 4월 20일에는 핵·경제 병진 노선을 종료하고 경제발전 총력 노선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의 개혁개방 방식을 모델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저명한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시장체제를 도입하는 등 개혁은 하되 대...
입력:2018-10-17 15:05:01
[한마당-태원준] 사립 vs. 공립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1970년대 서울의 공립 국민학교는 대개 오전반·오후반이 있었다. 학생은 많은데 교실이 부족해 절반은 오전에 수업하고 절반은 점심 먹고 등교했다. 한 반에 70명이 넘어 선생님이 학생 이름을 외우려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했다. 그런 학급이 학년마다 15개는 됐다. 어려서 살던 동네의 사립 국민학교는 공립학교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한 학년에 다섯 학급뿐이었고 한 학급에 50명이 넘지 않았다. 당시 아이들 눈에 부자의 기준은 이층집에 사는 거였는데 그 동네 이층집 아이들은 대부분 이 사립학교에 다녔다. 여유 있는 집은 교...
입력:2018-10-16 1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