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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태원준] 톨레랑스의 새로운 적용
프랑스어 톨레랑스(tolerance)는 주로 ‘관용’이라 번역된다.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을 용인하는 것, 틀렸다 하지 않고 다를 뿐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야 하기에 다양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확립된 개념이다. 내가 볼 때 분명히 틀린 짓인데 “그냥 다른 거야” 하면서 넘기려면 참아야 한다. 톨레랑스는 참는 것이다. 어원인 라틴어 tolerantia도 인내라는 뜻을 가졌다. 시작은 종교적 인내였다. 종교개혁 이후 신·구교도의 살육을 정리하며 신앙도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한 프랑스 앙리 4세의 낭트칙령은 톨레랑스...
입력:2019-11-21 15:10:01
[한마당-라동철] 사랑의 매는 없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가 2002년 펴낸 프란시스코 페레(1859~1909) 평전의 제목이다. 스페인 출신인 페레는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자유교육의 선구자다. 1901년 9월 바르셀로나에 학교를 세워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했다. 그는 체벌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는데 책 제목은 이런 교육철학을 잘 보여준다. 체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자녀 훈육의 수단으로 용인돼 왔다. 구약성서 잠언에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
입력:2019-11-20 15:10:01
[한마당-배병우] 미국 외교의 붕괴
미국 하원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대통령 탄핵 조사 청문회가 2주째로 접어들었다. 외국에 대한 원조까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악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안무치와 그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비선’들의 국정 전횡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어쩌면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현직 외교관들의 직설적인 토로를 통해 드러난 미국 외교의 추락이다.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와 그의 후임인 윌리엄 테일러 대사 대행,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 등은 ...
입력:2019-11-19 15:10:01
[한마당-태원준] “이게 정치냐” 불출마… “비가 오니까” 불출마
지금까지 10명 가까운 여야 정치인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이철희 표창원 임종석, 자유한국당의 김무성 조훈현 유민봉 김성찬 김세연 등이 그 길을 택했다. 7선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6선인 김무성 한국당 의원의 불출마는 별로 감흥이 없다. 왜 아직도 하고 있냐고, 그만큼 했으면서 이것밖에 못하냐고 묻고 싶긴 한데, 그런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주목할 메시지는 나머지 불출마자의 선언문에 들어 있었다. 그것을 읽어보는 일은 지금의 정치판을 이해하는 데 꽤 도움이 될 듯하다. 최근의 불출마 선언은 “이게 정치냐”...
입력:2019-11-18 15:05:01
[한마당-이흥우] WRC 정상에 선 현대차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없으나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폭넓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모터스포츠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꼽기도 한다. 모터스포츠의 대명사, 포뮬러 원(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가 현역 시절 1년에 벌어들인 수입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NBA 농구 스타 샤킬 오닐, 유럽 축구의 지네딘 지단보다 많았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모터스포츠는 선수들 기량 못지않게 경주용 차의 성능이 순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선수와 경주용 ...
입력:2019-11-17 15:10:01
[한마당-태원준] 노천카페
서울 여의도 회사 옆에 올봄 16층짜리 새 오피스텔이 완공됐다. 분양을 했으니 상가점포마다 주인이 달라서 제각기 임대를 했을 텐데, 누가 지휘라도 한 것처럼 비슷한 가게들이 입점했다. 새 건물이 늘 그렇듯 임대차를 중개할 부동산이 먼저 들어섰고 유동인구를 끌어모을 편의점이 생기더니 1층 상가를 빙 둘러 줄줄이 커피점이 문을 열었다. 커피를 아주 싸게 파는 커피점, 빙수를 함께 파는 커피점, 샌드위치를 곁들인 커피점,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운 커피점…. 시장 포화로 커피점 폐업률이 갈수록 높아진다는데 신규 창업자가 이렇게 많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
입력:2019-11-15 15:10:01
[한마당-신종수] “트럼프, 빌어먹을 멍청이”
“그는 빌어먹을 멍청이(f---ing moron)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초 한 회의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한 뒤 회의실을 나가자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이 했다는 말이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쓴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 나오는 내용인데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트럼프는 나중에 틸러슨을 ‘돌 같은 멍청이(dumb as a rock)’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책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2017년 7월 20일 오전 10시 국방부청사 펜타곤의 탱크(보안시설을 갖춘 합참 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트럼...
입력:2019-11-14 15:10:02
[한마당-이흥우] 헝그리 정신
인간이 감내하기 어렵고, 시급히 해소하고 싶은 욕구 중 하나가 배고픔이다. 그러나 배고픔이 해소되면 나태해지고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미국 애리조나 아파치족이 그랬다. 이들은 처음에 신대륙에 정착한 이주민과 치열하게 싸웠으나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식량을 무상으로 주겠다”는 애리조나 주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싸움을 끝냈다. 이들은 더 이상 싸울 필요도, 사냥할 이유도 없었다. 그 결과 아파치족의 40% 이상이 비만이나 무기력증에 빠졌다고 한다. 배부름의 역설이다. 우리나라는 1960~1990년대 압축성장을 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시대정신이 ...
입력:2019-11-13 15:10:01
[한마당-박정태] 전태일과 힙합
한 해 평균 2400명이 일터에서 산업재해(사고+질병)로 목숨을 잃는 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이 1위인 나라. 크레인에서 추락하고, 컨베이어벨트에 끼이고, 스크린도어 수리하다 숨지는 나라. 원청업체는 나 몰라라 하고 하청 노동자들만 희생되는 나라. 2016년 서울 구의역 사고로 외주업체 19세 청년이,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선 협력업체 24세 김용균이 그렇게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갔다. 그리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3∼4시간마다 1명씩, 하루 7명꼴로 죽어나간다. 산재공화국의 서글픈 현주소다. ‘위험의 외주화&rs...
입력:2019-11-12 15:10:01
[한마당-김명호] 유쾌한 B급 문화
요즘 펭수를 모르면 일단 자신이 꼰대 대열에 합류할 조짐이 있다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다음, 그게 뭔지 한 번 동영상을 보거나 검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무심하게 있으면 합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다음, 유튜브나 TV를 통해 몇 번 본 뒤에도 좋든 싫든 도대체 아무런 감흥이 없다면 확실히 꼰대군에 포함됐다는 합리적 판단을 하는 게 좋겠다. 펭수는 2019년 4월 교육방송(EBS) 봄 개편으로 신설된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인 남극에서 온 펭귄이다. TV 프로그램이지만 사실상 유튜브 기반이며, 가상 ...
입력:2019-11-11 15:10:01
[한마당-태원준] 외톨이 트럼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데니스 맥도너가 백악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할 때였다. 대통령이 불쑥 들어왔다. 기자들과 농담을 하는데 맥도너가 말했다. “6시30분입니다.” 오바마가 대화를 끊지 못하고 이어가자 다시 말했다. “대통령님!” 그래도 계속되니 목소리가 커졌다. “저녁 먹으러 가시라고요!” 당시 백악관의 오후 6시30분은 오바마 대통령이 관저인 3층에 올라가 가족과 식사하는 시간이었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데 이 시간을 내지 못하면 비서들은 미셸 여사의 성난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가족 식사...
입력:2019-11-10 15:05:01
[한마당-이흥우] 대통령의 어머니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 어머니 얘기를 하지 않았다. 출생의 비밀 때문이다. 그 비밀은 김 대통령 사후 발간된 ‘김대중 자서전’을 통해 밝혀진다. 김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내 어머니는 평생 작은댁으로 사셨다”고 고백했다. 김 대통령은 “나는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내 출생과 어머니에 관해 일절 말하지 않았다”며 “많은 공격과 시달림을 받았지만 침묵했다”고 했다. 어머니의 명예를 지켜 드리고 싶어 그랬다고 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1960년 9월 경남 거제 부모님 댁에 침입한 무장괴한이 쏜 총에 어머니를 잃는 슬픔...
입력:2019-10-30 15:10:01
[한마당-태원준] 타다 기소한 검찰의 ‘관심법’
검찰이 타다를 기소했다는 뉴스를 읽는데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놀라움이나 의아함보다 먼저 찾아온 불쾌함은 검찰 관계자가 설명한 기소 이유 때문이었다. “이용자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타다) 이용자는 택시를 불러 탄다고 생각하지, 차를 렌트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한 유사 택시로 봐야 한다고 했다. 나는 타다 이용자다. 내가 타다를 이용할 때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저토록 자신 있게 말하는 걸 보면 검찰은 관심법(觀心法)을 쓰는 게 분명하다. 검찰이 내 생각을 규정해 버린 탓에 나는 &lsquo...
입력:2019-10-29 15:10:01
[한마당-라동철] 참수작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창설자이자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7일 시리아 이들립 북부 바리샤에서 미군에 쫓기던 중 사망했다. 알바그다디는 미 정예 특수부대가 은신처를 급습하자 달아나던 중 막다른 터널에 이르자 입고 있던 폭탄조끼를 터뜨려 폭사했다. 그의 사망은 몰락해 가는 IS의 마지막 숨통을 끊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IS는 미국 등 연합군의 격퇴작전에 밀려 지난 3월 마지막 근거지인 시리아 바구즈를 빼앗기면서 지하 테러조직으로 전환했는데 구심점 알바그다디 사망으로 세력이 급속히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
입력:2019-10-28 15:05:01
[한마당-김의구] 유훈통치
고려 태조 왕건은 죽기 한 해 전 훈요10조를 지었다. 죽음이 가까워 오자 개국공신 박술희를 통해 이를 후세에 전하도록 했다. 고려사와 고려사절요가 전하는 10조 내용에는 불교사찰의 지나친 양적 확대에 대한 경계, 장자 왕권 계승, 서경(평양) 중시 등이 포함돼 있다. 왕건은 “행여 후사들이 방탕해 기강을 문란하게 할까 두려워 훈요를 지어 전하노니, 조석으로 읽어 길이 귀감으로 삼으라”는 유지를 남겼다. 북한에는 유훈통치가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해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기까지 3년가량을 유훈통치...
입력:2019-10-27 15:05:01
[한마당-배병우] 쪼개진 단톡방
조국 사태가 초래한 ‘쪼개진 나라’는 주말이나 휴일의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 여의도만이 아니다. 낯선 사람과는 물론 절친한 친구, 지인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단단한 벽이 생겼다. 함부로 정치 얘기를 꺼냈다간 분위기가 얼어붙기 십상이다. 조금 더 나가면 얼굴 붉히는 설전으로 이어진다. 카톡이나 밴드 등 온라인 문자대화 공간에서도 ‘조국 후유증’이 심각하다. 대구의 한 고교 동기회 단체카톡방은 최근 두 쪽 났다. ‘조국 사퇴’와 ‘조국 수호’를 둘러싸고 의견이 맞서다 양측의 감정이 격해졌다. 조국 수호 측 수십명이 ...
입력:2019-10-25 15:10:02
[한마당-김명호] 자제력 회복하기
자기의 감정이나 욕망을 스스로 억제하는 힘을 흔히 자제력이라고 한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수정하는 능력을 일컫기도 한다. 수정하는 능력이란 도덕이나 가치관, 문화적 규범, 상식 등에 부합하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제력이 개인의 성취 또는 자존감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스탠퍼드대 월터 미셀 교수는 4세 아동들의 의지력을 실험했다. 방 안의 탁자에 두 개짜리 마시멜로와 한 개의 마시멜로, 종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이 방을 나간 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두 ...
입력:2019-10-24 15:10:02
[한마당-신종수] 정시 vs 수시 논쟁
정시 vs 수시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요즘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아예 진영별로 나뉘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에 부정적이다. 전교조나 진보 교육감들도 정시 확대는 학생들을 시험으로 줄세우는 것이라며 내신과 학생부종합전형 위주의 수시를 선호한다. 진보 성향 언론들도 정시 확대에 부정적이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보수 교육단체 등은 조국 딸 문제를 거론하며 정시 확대를 주장한다. 하지만 백년지대계라는 교육마저도 진보와 보수로 나눌 일인지 의문이다. 정시와 수시는 나름대로 각각 장·단점이 있다. 두 가지를 적절...
입력:2019-10-23 15:05:01
[한마당-태원준] 합법적 불공정
아리송한 용어가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연설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요구는 제도에 내재된 합법적인 불공정까지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종교 지도자 간담회에 이어 이틀째 ‘합법적 불공정’을 언급했다. 법을 어긴 건 아니지만 공정하지 못한 일을 뜻하는 표현이었다. 이 말이 성립한다면 ‘불법적 불공정’도 있어야 할 것이다. 법을 어겼고 공정하지 않은 일. 좀 어색하지 않은가? 법을 어기는 건 범죄다. 공정을 논하기 전에 그 행위 자체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딸을 KT...
입력:2019-10-22 15:10:01
[한마당-배병우] 누가 트럼프의 미국을 믿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분별한 ‘시리아 철군’의 후유증이 초강력 허리케인급이다. 미국이 70여년간 구축한 중동에서의 지배적 지위가 단 며칠 사이에 봄눈 녹듯 사라졌다.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난데없는 결정에 쿠르드족은 터키의 화력 앞에 도살장의 양 신세가 됐다. 대학살 위험에 처한 그들은 그동안 미국과 함께 맞서왔던 러시아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구조신호를 보냈다. 미군이 허겁지겁 떠나면서 생긴 군사력 공백은 러시아와 시리아의 것이 됐다. 이 지역 미국의 최대 맹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러시아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
입력:2019-10-21 15:05:02
[한마당-라동철] 사할린동포 지원 특별법
러시아 연해주 동쪽과 일본 홋카이도 북쪽 오호츠그해에 있는 길쭉한 섬 사할린. 러시아 영토인 이곳은 한때 일본이 지배했었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북위 50도 이남 지역을 점령해 통치하다 45년 8월 태평양전쟁에서 패하면서 반환했다. 이곳에는 약 3만명의 한인(재외동포)들이 살고 있다. 중·일전쟁 발발 후인 1939년부터 45년까지 일제의 총동원령과 징용령에 의해 끌려간 조선인과 후손들이 대부분이다.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 등 주로 한반도 남쪽 지역 출신인 이들은 현지 탄광과 토목 공사장, 군수공장 등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입력:2019-10-20 15:10:01
[한마당-이흥우] 환상의 조합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로 기억된다. 지직거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이런 화음이 가능하구나’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훈아, 남진에 익숙했던 내게 이 노래는 이전에 몰랐던 팝송이라는 신세계에 눈뜨게 한 계기가 됐다. 가사 내용은 영어가 짧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우연히 접한 이 노래의 여운은 오랫동안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 노래가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부른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란 걸 알게 된 건 한참이 지나서였다. 사이먼 앤 가펑클은 주옥같은 명곡을 많이 남겼으나 두 사...
입력:2019-10-18 15:10:01
[한마당-박정태] 수포자와 수학문화관
수학은 딱딱하다. 재미가 없다. 온통 숫자와 기호, 공식과 계산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수학은 어렵고 지겹고 따분한 과목일까?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싫어하게 되는 학생들에게는 패턴이 있다.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싫어지고, 싫어지면 성적이 안 나오는 게 당연한 과목이 수학이다.”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수학편’ 표지에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저학년 때가 중요하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단계별로 이해하고 있어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흥미가 없어지고 자신감마저 잃으면서 무너지게 된다. ...
입력:2019-10-17 15:05:01
[한마당-배병우] 비정상국가 북한
러시아인인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1980년대 중반 북한 김일성대에서 공부했다. 2013년 출간한 ‘리얼 노스코리아(The Real North Korea)’에서 란코프 교수는 북한 체류 당시 주민들이 여행허가증 없이는 단기 여행조차 불가능하고, ‘인민반’이 철저히 주민을 감시하는데 특히 놀랐다고 했다. 그는 서구의 통념과 달리 스탈린 사후의 소련 전역은 물론 스탈린 집권 당시에도 대도시 거주 주민들은 국내 여행이 자유로웠다고 했다. 북한 인민의 속박과 24시간 감시 시스템은 스탈린주의 종주국인 소련은 물론 다른 사회주의국 어디에서도 ...
입력:2019-10-16 15:10:01
[한마당-김명호] 결정의 순간들
지도자의 결정은 조직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특히 정치지도자의 결정은 나라의 운명을 들었다 놨다 할 수도 있다. 그러니 그 엄중함이나 책임감, 짓누르는 무게를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조그만 부서의 팀장이든, 거대 조직의 대표든, 나라를 이끄는 정치지도자든 결정에는 그 자리에 맞는 고뇌의 무게가 깃들기 마련이다. 대개 결정이나 선택에는 분석과 직관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굳이 가르자면 분석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과학적 방법이겠고, 직관은 주관적 경험 등에 기초한 통찰력으로 보면 되겠다. 분석은 논리적 ...
입력:2019-10-15 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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