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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담담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요즘 뉴스는 당선인의 행보를 담아내느라 바쁩니다. 당선인의 동선과 그의 말들, 심지어 식사 메뉴와 당선인과 산책을 한 반려동물 이름까지 보도됩니다. 당선인을 가까운 곳에서 도왔던 이들은 물론이고 당선인과 새 정부를 위해 준비하는 이들, 당선인에게 표를 줬던 국민도 들떠 있습니다. 반면 지지했던 후보가 낙선해 힘들어하는 이도 많을 것입니다. 후보자 본인은 물론, 주변 인사들과 지지했던 국민도 낙심해 있을 것입니다. 선거가 있는 한 이런 현상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입력:2022-03-22 14:05:04
[이명희의 인사이트] 집밥해주는 대통령 보고 싶다
“난 무서운데 아닌가 봐. 내가 틀렸나 봐.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세상에서. 나중에 딴소리들 마시고요.” 역대급 비호감 선거였던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아일랜드에 사는 대학 동창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글에는 너무 속상해서 1년 만에 술 한잔 들이켰다는 댓글과 지금껏 안 하고 버티던 미국 시민권 신청하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래도 양아치가 되는 것보다 낫다는 댓글도 있었다. 진영·지역·세대·젠더 갈등을 증폭시키며 나라를 분열시켰던 대선이 끝났다. 48.56% 대 47.83%. 호남 대 영남, 서울 강남권 대 비강남권. ...
입력:2022-03-14 15:05:01
[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하나님의 주권을 나타내는 성도와 교회
오늘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다. 지난 몇 개월간 대선 후보들과 각 정당, 그리고 열성적 지지자들은 날 선 말을 주고받고, 서로를 깎아내리는 데 온 힘을 다해 왔다. 세상 정치의 생리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선거 때마다 온 나라가 분열되고 가까운 사람까지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간에 차기 정부와 여당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을 감싸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 또한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 나라가 다시 한마...
입력:2022-03-08 14:05:05
[유기성 목사의 예수 동행] ‘엄청난 사명’과 ‘놀라운 약속’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엄청난 사명’과 ‘놀라운 약속’을 하셨습니다. 엄청난 사명은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는 것입니다. 당시 제자들로선 도저히 실천 불가능하다고 할 명령입니다. 요즘도 선교사 한 사람을 어떤 나라로 보내려면 얼마나 많은 훈련과 지원을 해야 합니까. 그런데 주님은 엄청난 사명만 주신 것이 아니라 놀라운 약속도 하셨습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
입력:2022-03-01 14:05:03
[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누가 진정한 지도자인가
역사를 좋아해 종종 사극을 보곤 합니다. 고증 없는 퓨전 사극엔 관심이 없습니다. 몇 해 전 ‘성균관 스캔들’이란 드라마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드라마 역시 남자만 입학할 수 있었던 성균관에 남장한 여성이 입학한 것으로 설정해 남녀의 애정을 다뤘기에 현실성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의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던 중 기가 막힌 장면이 있었습니다. 성균관 유생들에게도 학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있었는데 부족한 학생은 탈락하고 마지막에 최종 두 명만 ...
입력:2022-02-22 14:10:01
[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코로나 패러독스를 꿈꾼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간의 능력으로 쌓아 올린 문명과 문화가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 이어령 교수가 ‘메멘토 모리’라는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기독교에서 제일 큰 죄악은 휴브리스(Hubris), 즉 인간의 오만인데 코로나를 통해 이를 자연스레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명의 가치가 얼마나 위대하고 사람과의 만남과 공동체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됐다. 이런 때에 우리는 김누리(중앙대) 교수가 표현한 대로 ‘재난 유토피아’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재난 유토피아라는 말은 우리가 재난 속에 있을수록 성...
입력:2022-02-16 14:05:03
[김기석 목사의 빛을 따라]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입춘에서 우수로 가는 길목, 물오른 나뭇가지가 슬몃슬몃 초록빛을 내비친다. 불안과 두려움이 스멀스멀 우리 영혼을 잠식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이 고맙다. 부지런한 농부들은 해동머리에 웃자랄지 모를 밀과 보리를 밟아주고 웃거름도 뿌려주느라 분주할 때다. 거름도 준비하고 씨앗도 골라야 한다. 자연의 리듬에 순응하며 사는 이들은 성실하다. 그 성실함이 세상을 지탱하는 토대인지도 모르겠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빈말은 아닌 것 같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은 자연의 이법에 기댄 말이지만 실은 삶의 은유이다. 사람은 ...
입력:2022-02-15 14:05:04
[이명희의 인사이트] 도덕불감증이 만연한 사회
고대 그리스 이후 중세까지 선은 행복의 중심이라고 여겨졌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덕성을 갖출 때, 특히 정의가 갖춰졌을 때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덕성은 지식이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알고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도덕적 주지주의’와 연결된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영혼에서 무지와 악을 지식과 덕성으로 대체하면 인간은 행복해진다고 봤다(이종은 ‘정치와 윤리’).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10위권의 선진국이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발표...
입력:2022-02-14 15:10:02
[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공동체를 향하는 기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기도, 곧 주기도문에 나타나는 특징을 한 가지 꼽자면 바로 ‘우리’라는 단어다.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라고 시작되는 기도는, 계속하여 ‘우리의’ 일용할 양식, ‘우리의’ 죄 용서, ‘우리의’ 시험에서 벗어남을 간구하도록 한다. 다시 말해서 이 기도는 애초에 공동체적인 기도로 주어졌다. 분명 개인이 홀로 이 기도를 드릴 수 있지만 우리는 이 기도를 할 때마다 공동체를 의식해야만 한다. 우리는 기도를 개인 경건 생활의 영...
입력:2022-02-08 14:10:01
[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기도를 바꿀 때입니다
어느 지역의 두 교회가 친선 축구경기를 가지게 됐습니다. 두 교회는 평소에도 가까이 지냈고 연합 집회를 여는 등 함께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경기에 앞서 한 교회에서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주님,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대승하게 하옵소서. 꼭 이겨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우리 교회가 단합하는 기회가 되게 하옵소서.” 이 소식이 전해지자 상대 교회에서도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주님, 저희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지요. 우리 교회를 사랑하시는 줄 믿습니다. 반드시 저희에게 승리를 주옵소서.” 두 교회의 기도가 천국에 접수됐는데 담당 ...
입력:2022-01-25 14:10:02
[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정말 손을 놓아야 하는가
최근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퓨전 사극 드라마가 열풍을 일으켰다. 정조와 의빈 성덕임의 역사적 실화를 모티브로 한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감성적 대사로 인기를 끌었다. 성덕임은 궁녀임에도 정조의 사랑을 두 번이나 거절한다. 정조는 얼마든지 성덕임을 강제로 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정조는 인문주의자였고 문예 부흥을 일으켰던 사람이어서 그랬는지, 성덕임을 압박하지 않고 그녀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며 기다린다. 그러나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성덕임은 정조에게서 자꾸 멀어지려 한다. 심지어...
입력:2022-01-19 14:05:04
[김기석 목사의 빛을 따라] 실적으로 평가되기 어려운 일
엄벙덤벙 지나다 보니 벌써 1월 중순이다. 어느 때부터인지 새해 결심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저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자는 생각뿐이다. 시간은 늘 새롭게 다가오지만 익숙한 얼굴을 대하듯 무심하게 흘려보내는 것이 우리 버릇이다. 흘러간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해도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그 시간이 우리에게 열어 보이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는다. 문제는 익숙해지는 것이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더 이상 긴장도 변화도 일어나기 어려운 상태이다. 타성에 빠지는 순간 변화를 싫어하기 시작한다. 타성이란 오래되어 굳어진 좋지 않은 버릇...
입력:2022-01-18 14:05:03
[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천국의 인간관
마태복음 25장에는 이른바 ‘양과 염소’ 비유가 등장한다. 예수님께서 천사들과 함께 이 땅에 다시 오셔서 심판하는 날을 그린다. 마치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듯 모든 사람이 둘로 구분된다는 것이 이 비유의 설정이다. 그렇게 구분된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결말이 주어진다. 임금은 먼저 오른편 사람들에게 말한다.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임금은 뜻밖의 이유를 덧붙인다. 임금이 주릴 때 먹을 것을,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었다. 나그네 되었을 때 환대했고 헐벗었을 ...
입력:2022-01-11 14:05:04
[이명희의 인사이트] 모세 같은 지도자 없나요
“어느 당이 동네 사람들에게 봉투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토요일까지 일하고 일요일 하루 녹초가 된 몸을 쉬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삐삐가 울려댔다. 낮이든 밤이든 시간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찍히는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면 시민단체 직원의 다급한 음성이 튀어나왔다. 사진기자를 호출하고 또 한 명, 경찰서 친한 정보과 형사에게 장소를 알려준 뒤 1시간 남짓 차를 몰아 현장으로 달려가면 한 발 늦기 일쑤였다. 다행히 시민단체가 찍은 현장 사진으로 기사를 쓸 수 있었다.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 박찬종 후보 등이 나섰던 1992년 대통령선거 때 지방에...
입력:2022-01-10 15:10:01
[유기성 목사의 예수 동행] 본질을 추구해야 합니다
몇 년 전 대만에서 ‘예수님의 사람’ 제자훈련 세미나를 진행할 때입니다. 대만 목회자들은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복음’을 언제 누구로부터 배웠는지 질문했습니다. 돌아보면 고교 시절 어느 전도사님이 학생부 예배 때 설교하시며 전하신 ‘모든 그리스도인 안에 주 예수께서 거하신다’는 말씀에 붙잡혀, 지금까지 그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갈망하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복음’을 전하고 가르친 것은 1990년 부산에서 목회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십자가 복음을 전하면서 배웠고 또 가르치...
입력:2022-01-04 14:10:01
[돋을새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
눈에 보이지 않는다. 냄새도 없고, 징후도 없다. 처음에는 느리게 퍼지지만, 어느 수위를 넘어가면 걷잡을 수 없다. 대유행의 단계에선 수많은 생명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치명적이다. 한 번 걸리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보다 무섭다. 슬금슬금 다가오다 갑자기 확 덮쳐서 한순간에 한 가정을 파탄 내는 건 일도 아니다. 최초 감염자에게서 접촉자(혹은 연관자)로, 그 접촉자의 접촉자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파괴력도 갖추고 있다. 이건 진짜 바이러스는 아니다. 하지만 더 지독하다. ‘신종 불평등바이러스’...
입력:2020-09-07 15:05:01
[돋을새김] 당위는 욕망을 이기지 못했다
21대 국회 원 구성의 핵심 쟁점은 법사위였다. 더불어민주당은 22년 동안 야당이 맡았던 법사위원장을 되찾아와야 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이 법안을 제출해도, 야당 법사위원장이 트집을 잡으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사위원장 확보에 성공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민주당 단독 법사위는 지난달 1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불러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과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따졌다. 일과 개혁이라는 명분이 아군의 억울함 해소...
입력:2020-07-06 15:10:01
[청사초롱]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인재일록(忍齋日錄)’은 조선 중기 충남 덕산의 선비 조극선(趙克善·1595~1658)의 일기다. 15세부터 29세까지 1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날의 일과와 감상을 꼼꼼히 적었다. 행여 일기를 쓰지 못한 날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반드시 채워넣었다. 14년치가 쌓였으니 조선시대 시골 선비의 일상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흔치 않은 자료다. 대부분은 평범한 일상의 기록이다. 오늘은 어딜 가서 누굴 만났는지, 무슨 물건을 주고받았는지,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따위다. 남이 볼 일이 없다고 여겨서인지 속내를 솔직히 드러냈다. 자신의 치부, 가...
입력:2020-06-30 15:05:01
[칼럼] 예배는 하나님 닮음 확인하는 자리
“맞다, 맞아. 똑같다.” “저 눈 좀 봐, 똑 닮았잖아.” 방송 카메라가 두 사람을 각각 클로즈업했다. 흥분에 찬 수군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생방송 중인 KBS홀에 있던 사람들과 전국에서 시청하던 사람들이 함께 눈물과 탄성을 쏟아냈다. 어제가 6월 30일이니까 지금부터 꼭 37년 전, 1983년 6월 30일에 시작해 그해 11월 14일까지 138일, 총 453시간 45분 동안 가장 긴 생방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프로그램, KBS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이야기다. 6·25전쟁이 가져다준 크나큰 상처는 이산가족 문제였다. 전쟁 통에 부...
입력:2020-06-30 11:10:01
[돋을새김] ‘공짜’에 갇힌 데이터 노동
오전 5시5분, 눈을 뜨고 베개 옆 스마트폰부터 주워든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뉴스 소비자(독자)들은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살펴본다. 포털의 인공지능(AI)은 여러 매체에서 쏟아낸 콘텐츠 가운데 내가 선호할 만한 걸 골라낸다. 고생이 많다, 복잡한 내 취향을 파악하느라. 이런 저런 기사를 보다 페이스북을 연다.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이 쏟아낸 사진과 게시물을 보면서 ‘좋아요’ 등을 누르다 보면 시간은 훌쩍 뛴다. 지하철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신문 스크랩 앱, 포털 앱, 페이스북 앱을 부산스럽게 오간다. 온갖 광고들은 불쑥불쑥 머리를 들이민...
입력:2020-06-29 15:05:02
[청사초롱] 여름 단상
‘나는 여름이 좋다/ 옷 벗어 마음껏 살 드러내는,/ 거리에 소음이 번지는 것이 좋고,/ 제멋대로 자라나는 사물들,/ 깊어진 강물이 우렁우렁 소리 내어 흐르는 것과/ 한밤중 계곡의 무명천에/ 신이 엎지른 별빛들 쏟아져 내려/ 화폭처럼 수놓은 문장들/ 보기 좋아라 천둥 번개 치는 날/ 하늘과 땅이 만나 한통속이 되고/ 몸도 마음도 솔직해져/ 얼마간의 관음이 허용되는 여름엔/ 절제를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를 마구 들키고 싶고/ 내 안쪽 고이 숨겨온 비밀 몰래 누설하고 싶어라’(졸시 ‘나는 여름이 좋다’ 전문) 본격적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입력:2020-06-23 15:05:02
[칼럼] 선교 최종 목적은 예배
나무도 몸살을 앓는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 새로운 땅에 적응하기까지 큰 진통을 겪는다. 태평양을 배로 건너보았는가. 비행기도 힘든데, 배로 이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몸살과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에 제물포에 첫발을 디딘 언더우드 선교사다. 그의 기도는 이렇게 시작된다. “오,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앉히셨습니다. 그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
입력:2020-06-22 11:10:01
[청사초롱] ‘노빈손 세대’와 수평적 리더십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박경수·박상준 글, 이우일 그림, 뜨인돌)는 배낭여행을 하다가 비행기 사고로 홀로 무인도에 떨어진 노빈손이 바닷물을 증류해 식수를 만들고, 물렌즈를 이용해 불을 피우면서 생존하는 모습을 그린 책이다. 게임 형식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읽어 나가다 보면 과학 지식은 팁으로 제공된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기 직전인 1999년에 출간돼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남극이나 아마존 등으로 무대를 바꾸며 ‘신나는 노빈손 어드벤처’ 시리즈가 계속 출간돼 10년 이상 인기를 이어갔다. ...
입력:2020-06-16 15:05:40
[칼럼] 무엇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쓰는가
비목(碑木)은 비장하게 흐른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가슴 먹먹한 노래이다. 이름 모를 깊은 계곡에 비목 하나 남기고 떠난 그들은 누구인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군인들이다. 6월은 그래서 마음이 저민다. 현충일과 6·25전쟁, 연평해전 등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계곡에 묻고 바다에 던진 젊은 군인들을 기억하게 한다. 모든 아름다운 열매에는 보이...
입력:2020-06-15 11:05:02
[청사초롱] 결혼의 비밀?
‘친구와 가장 빨리 갈라서는 방법이 뭘까?’ 어렸을 때 아버지가 나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머뭇거리던 나에게 아버지는 ‘룸메이트를 하면 된다’고 했다. 어찌 친구가 룸메이트가 되면 원수로 변한단 말인가. 하지만 타인과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해외에 살며 전화를 자주 드리는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좋은 며느리가 될 수 있지만, 한 집에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때마다 식사를 차리는 며느리는 좋은 며느리가 되기 어렵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 살기로 서약한다. 다...
입력:2020-06-09 1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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