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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섬情談] 공적 해원과 사회적 애도가 필요하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 토요일 밤 서울 이태원의 한 비좁은 골목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고 몰려든 사람들이 밀리고 쏠리면서 156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고, 수많은 이들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핼러윈은 고대 켈트의 풍속에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마녀들의 날’을 뜻하는데, 슬프게도 그 원뜻대로 ‘가장 어두운 밤’이 돼 버린 것이다.모든 사회적 참사는 재해가 아니라 재난이다. 함께 슬퍼하면서 고통을 나눌 마음이 없다면 인간성을 포기하는 일이고, 미안해하면서 고개 숙일 생각이 없다면 인간적으로는 물론이고 공복으로서는 더욱 부적절...
입력:2022-11-01 15:05:01
[사설] 5대 금융지주 95조원 지원, 보여주기 대책이어선 안 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를 여는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21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김지훈 기자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연말까지 95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대응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국내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돈이 흐르도록 하기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낸 5대 금융지주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은 마땅한 ...
입력:2022-11-01 15:05:01
한국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된다
시도무형문화재 탈춤인 ‘예천청단놀음’의 한 장면. 우리나라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문화재청 제공우리나라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북한의 평양랭면도 대표 목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1일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을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평가기구는 등재 신청서가 제출된 유산을 심사한 뒤 그 결과를 ‘등재’(inscribe), ‘정보보...
입력:2022-11-01 15:05:01
“실로암 연못 기적처럼 영화 통해 장병들 영의 눈 뜨는 기회됐으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국내 최초의 군선교 영화 ‘실로암’의 촬영 현장. 신동일 감독 제공2일 낮 12시 서울 용산 국군중앙교회에서 영화 ‘실로암’ 시사회가 열린다. 성경에 등장하는 실로암은 예루살렘성 바깥에 있는 연못의 이름이다. 예수가 맹인의 눈에 침과 흙을 이겨 바른 뒤 이 연못의 물로 씻게 해 눈을 뜨게 만든 기적의 장소다. 국내에서는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로 시작하는 가스펠곡 실로암이 유명하다.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실로암은 국내 영화계 최초로 ‘군선교’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군대에서 매주 실로암 찬양을 부르던 주인공이 제대 후 뮤지컬 ...
입력:2022-11-01 14:05:01
[And 라이프] 고기같은 대체육의 진화… 비건식 맛도 메뉴도 풍성해졌다
식품업계 대기업들도 비건 레스토랑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의 배우자들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신세계푸드 대안육 컨셉스토어 ‘더베러’에서 대안육을 경험하고 사회적 가치를 공부하는 모임에 참여해 식사를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농심이 서울 송파구에서 운영하는 비건 파인다이닝 '포리스트 키친'의 전경. 농심 제공농심 '포리스트 키친'의 주요 메뉴. 농심 제공비건 레스토랑들은 식물성 재료와 대체육, 대안육을 활용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 ‘더베러’의 주요 메뉴. 신세계푸드 제공서울 강남구에서 풀무원이 운영하는 ...
입력:2022-10-30 08:00:01
“어릴 때 했던 공상, 쓸데 없는 게 아니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진용진. 그는 이번에 ‘없는 영화’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휴대전화도 없는 방에서 한 달을 갇혀 사는 대신 1000만원을 받기로 한 남자. 이 남자는 과연 한 달을 채울 수 있을까. 만약에 내 일상이 24시간 방송으로 송출돼 전 국민이 본다면 어떻게 될까.유튜브 크리에이터 진용진의 ‘없는 영화’ 시리즈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영화를 리뷰하듯이 보여주면서 내레이션을 입힌 이색적인 포맷의 콘텐츠다. 진용진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이 시리...
입력:2022-10-28 15:15:01
[빛과 소금] 통일은 금기어인가
최근 한 북한 선교 모임을 다녀왔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이하 쥬빌리)가 주최한 워크숍이었다. 행사는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열렸다. 쥬빌리는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대표회장이며 정성진 크로스로드선교회 목사가 상임대표로 있다. 통일과 북한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한국교회 최대 모임이다. 워크숍엔 쥬빌리 각 지부와 해외에서 130여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정전 70년이 되는 내년에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며, 통일 선교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해 토론했다. 그런데 한 목회자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이 자리에 오면서 동료 목사에게 이방인 ...
입력:2022-10-28 15:05:01
[해외선교·성지순례 안전 기상도] 한국 여행객 노리는 ‘셋업 범죄’ 조심을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가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최근 필리핀에서 한국인 여행객을 노리는 ‘셋업 범죄’가 발생했다. 여행 가이드가 여행객을 현지인과 동석시킨 뒤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씌워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셋업 범죄는 공무원과 결탁한 이들이 죄가 없는 사람에게 함정을 놓고 처벌을 무마하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범죄다.철저하게 기획된 범죄는 대부분 범인에게 포섭된 공무원이 관여하게 되므로 조사 과정에서 결백을 주장해도 해결이 어렵다.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여행 중 가이드가 예정되지 않은 일정을 잡...
입력:2022-10-27 14:10:01
“온라인예배 긍정적” 응답… 미 한인교회 목회자 > 국내 목회자
미국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국내 목회자들보다 온라인예배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캘리포니아주 아메리카에반젤리컬대학(AEU)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목회자 4인이 최근 미주성결교회 담임목사 7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미주성결교회 소속 교회가 190개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응답률이다.응답자 중 ‘반드시 현장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8.8%였다. 지난 5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국내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같은 대답이 79% 나왔던 결과와 비교하면 20%포인트 넘는 차이다.설문조사를 진행한 주환준 오레곤선교교회 목사는 23일 “코로...
입력:2022-10-23 14:10:01
[빛과 소금] 파검파 그리고 흰금파
2015년 2월 인터넷에선 드레스 색깔 논쟁이 벌어졌다. 스코틀랜드 가수 케이틀린 맥네일이 SNS에 한 벌의 드레스 사진을 올린 뒤 사람들은 이 드레스 색을 두고 갈렸다. ‘흰 바탕에 금빛 줄무늬’라고 주장하는 흰금파와 ‘파란 바탕에 검은 줄무늬’라는 의견을 내는 파검파였다. 같은 사진을 두고 해석이 극명하게 갈린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고 뉴욕타임스, BBC 등 언론은 전문가들의 과학적 설명까지 곁들여 보도했다. 파란색을 감지하는 민감성이 사람마다 달라서라는 주장, 색을 판단하는 빛 정보가 SNS에 올린 드레스 사진엔 충분하지 못해 오류가 발생했다는 주장 등이 ...
입력:2022-10-21 15:10:01
[샛강에서] 교회마다 흡연실을 만들 순 없겠지만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 흡연실이 만들어진 과정은 다음과 같다. 언젠가 김병삼 목사는 젊은 부부를 심방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남편이 담배를 피우느라 예배당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교회에 오면 아내와 아이만 들여보내고 본인은 교회 밖을 서성인다고. 일반적인 목회자라면 금연을 독려하는 수준에서 끝났을 테지만 김 목사는 달랐다. ‘크리스천이라면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교회에 오면 안 되는가.’ 이런 생각을 하니 답은 간단했다. 그는 교회에 흡연실을 만들기로 했다. 만나교회 홈페이지에 적힌 흡연실 소개 ...
입력:2022-10-19 15:10:01
[And 라이프] 지구촌 입맛 사로잡았다… K-치킨 ‘날개’
게티이미지미국 오클라호마주 BBQ 1호점 매장. 제너시스BBQ 제공교촌치킨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 교촌에프앤비 제공굽네 말레이시아 5호 매장 ‘시타몰점’ 매장. 지앤푸드 제공제라드 폴리스 미국 콜로라도주지사는 지난 8월에 BBQ 덴버 다운타운점을 찾았다. 콜로라도주에 추가 출점을 부탁하려는 목적의 방문이었다. 폴리스 주지사는 “뉴저지에 있는 본사를 콜로라도로 이주하고 덴버 국제공항에도 BBQ 매장을 추가로 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BBQ는 미국 20개주에서 1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BBQ 매장을 열겠다는 대기자...
입력:2022-10-16 09:25:01
[빛과 소금] 교회와 별빛버스
20여개 노인·사회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앞에 모였다. 유엔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이들이 벌인 행사는 ‘제1회 무연고 사망 노인과 자살한 노인들을 위한 추모제’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령자(65세 이상)의 무연고 사망자 수는 666명에서 1834명으로 3배 정도 늘었다.무연고 사망자는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거나, 연고자가 있지만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사망자를 말한다. 지난해 국내 무연고 사망자 수는 3603명으로 이 또한 매년 증가 추세다. 혼자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만 홀로 죽음을 맞이하...
입력:2022-10-14 15:05:01
[이지현의 티 테이블] ‘황금 티켓’ 내려놓을 수 있을까
“그 집 자녀교육 성공했던데”라는 말을 들어보면 대개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시켰다는 부모 이야기다. 자녀를 잘 키웠다는 평가가 ‘부모 노릇’의 내용이 아니라 자녀를 어디에 입학시켰느냐로 점수가 매겨지는 현실이 아쉽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사회에 ‘황금 티켓 신드롬’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우리 사회의 오래된 현상을 짚어 낸 것 같다. ‘OECD 한국 경제보고서 2022’에 따르면 한국은 명문대 진학, 대기업·공기업 취업 등 낮은 확률의 황금 티켓을 손에 쥐기 위해 개인들이 모든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를 황금 티켓 신드롬이라고 표현...
입력:2022-10-14 15:05:01
리나 살라 갈로 피아노 콩쿠르… 최영선, 한국인 최초로 우승
피아니스트 최영선(사진)이 지난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몬차에서 폐막한 제26회 리나 살라 갈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리나 살라 갈로 음악 협회는 이날 이탈리아 몬차 만조니 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최영선을 1위 및 오케스트라 특별상, 쇼팽 특별상, 청중상 수상자로 호명했다.서울대와 인디애나 음대에서 공부한 최영선은 2018년 리옹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 지난 4월 미국 국제 파데레프스키 피아노 콩쿠르 1위 등을 차지했다.최영선이 이번에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리나 살라 갈로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
입력:2022-10-10 15:10:02
송강호·예지원, ‘에투알 뒤 시네마’ 상 받았다
지난 8일 프랑스의 밤 행사에서 ‘에투알 뒤 시네마’ 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오른쪽 네 번째)와 예지원(오른쪽 세 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제공배우 송강호와 예지원이 한국과 프랑스 간 영화교류에 공헌한 공로로 ‘에투알 뒤 시네마’ 상을 받았다.10일 주한프랑스대사관에 따르면 두 배우는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부산에서 열린 ‘프랑스의 밤’ 행사에서 주한프랑스대사관으로부터 에투알 뒤 시네마를 수상했다. 이 상은 지난 1년간 한국과 프랑스 영화 교류에 공헌한 영화인에게 주한프랑스대사관이 주는 상이다.송강호 배우는 “...
입력:2022-10-10 15:10:02
“아버지와 비교 당연… 평생 노력하는 지휘자 될 것”
정민 강릉시향 상임 지휘자가 지난 4일 서울 대학로 서울문화재단 예술청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민은 유명 지휘자 정명훈의 아들로, 강릉시향은 그가 상임 지휘자로서 맡은 첫 오케스트라다. 권현구 기자“지휘를 선택한 이상 아버지와 비교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저는 그것 때문에 큰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아요. 다만 아버지처럼 평생 노력하는 지휘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합니다.”올 초 강릉시향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정민(38)은 잘 알려진 것처럼 지휘자 정명훈(69)의 아들이다. 삼형제 가운데 막내인 그는 서울대 음대 재학 중이던 20...
입력:2022-10-10 15:05:01
담대하게 삶 개척하는 여성으로 재탄생한 영화 ‘스칼렛’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작품으로 선정된 ‘스칼렛’의 피에트로 마르셀로(왼쪽부터) 감독, 줄리엣 주앙, 라파엘 티에리가 8일 부산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소녀라면 소년보다 담대하라”제1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 노르망디 시골 마을의 소녀 줄리엣이 힘찬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영화 ‘스칼렛’은 주인공 줄리엣이 어둡고 외로운 현실에서 주체적인 의지와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줄리엣은 그의 아버지 라파엘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소녀다. 겉으로 보기에 이 ...
입력:2022-10-09 15:15:01
[빛과 소금] 위기가구를 살리는 교회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는 복지 투자를 106조원에서 올해 217조원으로 배 이상 늘렸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인 특성에 맞게 맞춤형 급여로 바꾸고, 긴급복지 요건도 완화했다. 또 사회보장급여법을 만들어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를 가동했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세 모녀가 지병과 생활고로 큰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복지제도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고, 도움의 손길도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공동체 속 섬처럼 고립감에 빠져 삶을 포기하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누구도 그들의 고통을 알지 못했고 위기 ...
입력:2022-10-07 15:10:01
“50년 동안 시 쓰며 살아온 건 축복… 이젠 낙법을 배워야 할 때”
정호승 시인이 지난달 26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자신의 열네번 째 시집이자 등단 50년을 기념하는 시집인 ‘슬픔이 택배로 왔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정호승(72) 시인이 지난 3년 동안 쓴 시 115편을 묶어 새 시집을 냈다. ‘슬픔이 택배로 왔다’(창비)는 제목의 이 시집은 그의 열네 번째 시집이자 등단 50년을 기념하는 시집이기도 하다. 1979년 발표된 그의 첫 시집은 ‘슬픔이 기쁨에게’이다. 첫 시집과 이번 50주년 새 시집 제목에 나란히 ‘슬픔’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정호승은 ‘슬픔의 시인’이다.“시는 나를 안 버리고 데려와”지난...
입력:2022-10-07 15:10:01
[혜윰노트] 이영지의 ‘말다운 말’
말다운 말이 드문 시절이다. 이 말인즉슨, 말답지 않은 말이 참 많은 시절이라는 말이다. 기술과 매체의 화려한 랑데부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은 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아이러니한 건 그렇게 확장된 자유 앞에서 사람들이 느낀 강렬한 감정이 해방감이 아닌 피로감이라는 사실이다. 허무할 정도로 무의미한 ‘복붙’ 기사들, 그 아래 배설처럼 덧붙는 댓글들, 그를 자극적으로 재조합한 영상으로 조회수를 노리는 사이버 렉카들. 뭐라도 한마디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목소리 큰 사람들과 뭐라도 한마디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
입력:2022-10-06 15:05:01
우리는 모르는 만큼 말하는 것일지도 몰라
해마다 가을이 되면 꺼내는 책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만난 시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로 시작하는 시의 제목이 ‘가을날’이었으니까요.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이라 그랬겠지요. ‘가을날’의 구절들은 마음을 밟듯 다가왔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일어나는 일을 위대함이라는 한 마디로 규정하는 것이 시인에게 주어진 특권처럼 여겨졌고, “짙은 포도주 속에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해주소서”와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라는 구절은 무릇 시인이란 언어와 사유의 ...
입력:2022-10-06 14:10:01
왜 ‘덥워’ 아닌 ‘더워’가 됐나… 맞춤법 통일 40년 재구성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조성된 ‘주시경 마당’에 6일 가을 색이 물들고 있다. 1933년 조선어학회가 제정한 ‘한글 마춤법 통일안’의 두 기둥 중 하나인 ‘어법에 맞도록 적는다’는 원칙은 ‘본음’과 ‘원체’를 밝혀 적어야 한다는 주시경의 표기 이론에서 시작됐다. 최현규 기자한글날을 앞두고 흥미로운 책이 나왔다. 김병문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부교수가 쓴 ‘ 성립사를 통해 본 근대의 언어사상사’는 한글 표기법 통일 과정을 통해 국어의 탄생기를 들려준다. 1890년대 근대계몽기에 국문 논의가 시작돼 1933년 조선어학회의 ‘한글 마춤법 통일안’ 제정...
입력:2022-10-06 06:20:01
‘파친코’ 열풍 잇는 한국적 서사… 10여개국에 판권 팔려
국내에서는 이제 보기 어려워진 역사 대하소설을 재미 한인 여성 작가들이 잇달아 써내고 있다. 이민진의 ‘파친코’ 열풍에 이어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출간된 김주혜(35)의 ‘작은 땅의 야수들(Beasts of a Little Land)’이 국내에 소개됐다. 이 소설은 전미 40여개 매체에 소개됐고, 10여개국에 판권이 팔렸다.소설은 시간적으로는 1917년부터 1964년까지, 공간적으로는 평안도부터 제주까지 아우른다.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열 살에 기생이 된 ‘옥희’를 중심 인물로 세우고, 그와 연관된 경성 기생집 주인과 동료들, 독립운동과 개인적 성공으로 길이 갈리는 식민지 조...
입력:2022-10-06 06:20:01
기벽과 은둔… 그가 건반에 다가앉자 전설은 시작됐다
사망하기 1년 전인 1981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재녹음하는 글렌 굴드의 모습. 굴드는 23세이던 1955년 발매한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으로 클래식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낮은 의자에 앉아 건반 쪽으로 머리를 푹 박은 듯한 자세는 굴드의 트레이드 마크다. 마르코폴로 제공20세기에 등장한 수많은 거장 피아니스트들의 우열을 매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괴짜 순으로 꼽으라면 글렌 굴드(1932~1982)를 맨 위에 올려놓는 데 이견이 없을 것 같다.음악적인 면에서 굴드는 고전을 자신만의 파격적인 해석으로 연주해 클래식계를 뒤흔들었다. 압권은 굴드가 23...
입력:2022-10-06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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