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교황의 사상 첫 북한 방문이 현실화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하고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 질문에 교황은 “문 대통령이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다. 나는 (북한에)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면담은 38분간의 비공개 단독 회동을 포함해 총 55분간 이뤄졌다.

교황은 또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고 또 새겼다”며 “그 결과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저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축원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에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또 “문 대통령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 위원장의 요청을 수락하면서 방북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황의 일본 방문이 추진되는 내년 초가 유력한 시점으로 거론된다. 교황의 방북 수락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마=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