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내년 1월 1일 이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교부 영빈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 선언 이틀 만에 이뤄졌다. AP뉴시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아마도 내년 1월 1일 이후(probably after the first of the year)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방송인 ‘에코 모스크바’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직접 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심했다”며 “그래서 지난여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만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고 이번에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실명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내년이라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슈퍼 매파’로 분류되는 볼턴 보좌관은 또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의심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 공격 아이디어를 논의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결코 그런 아이디어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 방침을 설명하면서 북한을 거론했다. 볼턴 보좌관은 “세계에서 INF를 맺은 당사국은 미국과 러시아뿐인데, 러시아가 INF를 어기고 있어 이를 지키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란 중국 북한 같은 나라들이 지금도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러시아만 조약에 묶여 있고, 이들 나라는 여기에 구속되지 않은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러시아 미국대사관이 공개한 인터뷰 녹취록을 보면 볼턴 보좌관은 김 위원장을 계속 ‘김정은’으로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Chairman Kim)’으로 지칭하는 것을 고려하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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