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방북… 금강산 문도 열릴까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가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을 공동 개최하면서 금강산관광이 언제쯤 재개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반도 평화 무드와 함께 금강산관광 사업도 순풍을 탈 것이란 기대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회의적인 전망이 엇갈린다.

현대그룹과 아태는 18일 1박2일 일정의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했다. 행사의 공식 명칭은 ‘금강산관광 시작 20돌 기념 남북공동행사’로 정해졌다. 금강산관광 시작을 기념하는 현대그룹과 아태의 행사는 4년 만에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등 임직원 30여명과 정·관계 인사, 취재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그룹은 대북 사업을 역사적 소명으로 여기고 사업 재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한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위한 우리의 사명은 더욱 더 견고해야 할 것”이라며 “선대회장의 유지인 남북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현대아산은 기획예산처 국장 시절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남북이 이달 중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금강산에서 개최키로 하는 평양공동선언 후속조치를 이행해 나가면서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여전하고, 북한 비핵화 협상도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빠른 시일 내에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그룹 측은 “남북 관계 경색으로 금강산관광 사업이 중단돼 현대아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손실, 2200여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감내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남북경협재개준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건설 등 추진해 온 사업 재개를 위해 세부 실행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1989년 방북해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 명예회장은 1998년 소 500마리와 함께 기업인 최초로 판문점을 통과해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그해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금강산관광 사업에 관한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달 금강산관광 크루즈 ‘현대 금강호’가 첫 출항을 했다. 2003년엔 개성공업지구가 착공됐고 같은 해 금강산 육로 관광이 개시됐다.

현 회장은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2005년 7월과 11월 두 차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개성·백두산관광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2005년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은 100만명을 돌파했다.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금강산관광은 중단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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