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유해 발굴해도, DNA 분석이 난관

남북이 공동으로 지뢰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 국방부가 19일 공개했다. 머리부터 다리까지 온전한 형태인 완전유해로, 발밑에 전투화 밑창까지 남아 있다. DMZ에서 완전유해가 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 제공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해 5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국방부는 6·25전쟁 당시 공격을 피해 이동하기 위해 만든 도랑인 교통호에서 유해 1구를 지난 15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나머지 4구는 지난 12일, 17일, 18일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도로개설 작업을 하던 중 발견했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발견된 유해는 모두 9구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신원 확인을 위한 정밀감식과 유전자(DNA)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신원 확인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원 확인에 필요한 유가족 DNA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 수습하지 못한 6·25전쟁 국군 전사자는 12만3000여명으로 추산되는데, 확보된 유가족 DNA는 3만4000여개에 불과하다. 국방부가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한 유가족에게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제공하도록 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신원 확인이 이뤄진 전사자 유해는 130위뿐이다. 지난달 24일 화살머리고지에서 박재권 이등중사(현재의 병장)의 인식표와 함께 발견된 유해도 아직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박 이등중사의 유가족 DNA 분석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군 유해의 신원 확인은 더 어렵다. 특히 국군, 북한군, 중공군의 경우 유해 감식만으로는 국적을 정확히 구별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동양계 유해는 외부 전문위원이 참여하는 피아(彼我)판정위원회에서 유품 등 정황증거를 갖고 판단하는 절차를 거치거나 국적 판정을 보류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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