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지 덕분에 남북 철도 연결 연내 착공식 가시권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도로개설 작업 중이던 남북 군 관계자가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달 중순에 찍은 사진이다. 남북은 공동 유해발굴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도로개설에 나서 22일 폭 12m의 비포장 전술도로를 연결했다. 도로 길이는 북측 1.3㎞, 남측 1.7㎞다. 남북 도로 연결은 2003년 경의선과 2004년 동해선 도로 개설 이후 14년 만이다. 국방부 제공
 
남북한 장병들이 이달 중순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각각 개설해온 전술도로를 연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이곳에서 마주칠 경우 총격을 벌였을 법한 이들이 한가로운 모습으로 같은 장소에 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도로 개설은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것이다. 국방부 제공
 
사진=AP뉴시스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공동조사와 연내 착공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분위기다.

통일부는 22일 경의선과 동해선 북한 지역 철도 현지 공동조사를 위한 물자반입 문제에 대해 미국 등과 제재 면제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 유엔 등과 제재 면제 절차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달 고위급 회담에서 10월 하순부터 경의선 철도에 대한 북측 현지 공동조사를 시작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남북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열기로 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도 순연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에서 미국 측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강력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 워킹그룹 첫 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까운 시일 내 (철도 공동조사 관련)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전에 제재 면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 국무장관은 이날 캔자스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초 북·미 지도자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길 정말 희망한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관해 “매우 복잡한 이슈로 ‘먼 길’이 될 것이며 시간표(timeframe)는 없다”고 말했다. 대화에는 나서겠지만, 북한의 페이스에 끌려다니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지난 16일 실시한 남북 항공 실무회의 결과와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상임위는 남북 간 국제항공로를 신설하자는 북측 제안이 우리 국적항공사를 포함한 모든 항공사 및 승객에게 실질적 편의를 가져오고, 한반도 하늘길의 평화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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