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미국 협상 실무진 조만간 평양 보내겠다”

사진=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장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후속 협상을 위해 조만간 실무진을 평양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계가 드러난 정상 간 ‘톱다운’ 담판 대신 전통적인 ‘바텀업’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4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농민연맹을 찾아 “아직 확신은 못하겠지만 우리는 (북한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몇 주 안에(in the next couple weeks) 평양에 협상팀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북·미 후속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 북한 역시 미국을 향한 날선 비난을 자제하고 있어 조만간 실무진 단계에서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국은 이르면 이달 안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평양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은 2차 정상회담 때 강조했던 일괄타결 해법을 재차 북한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거래 외에는 응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가 없으면 북한과 정권이 붕괴한다고 생각한다. 핵이 자기 나라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믿고 있다”면서 “우리는 김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근본적 제안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나는 김 위원장에게 ‘당신이 내일만 보고 있다면 당신 생각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더 긴 시간을 놓고 보면 핵무기는 결국 당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고 말 것’이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분석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현실적이고 전통적인 협상 프로세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 “두 정상이 직접 만나 북한 비핵화와 경제 정상화를 맞바꾼다는 기적적이고도 완전무결한 구상은 허구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WSJ에 “북한을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로 이끌어내 세부 사항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악관은 북·미 정상회담을 호의적으로 평가한 언론 기사와 전문가 발언을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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