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성분보다 가성비가 승부 갈랐다… ‘카밀’ 엄지 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처럼 너도나도 손을 자주 씻은 적이 있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과 수시로 손씻기는 새로운 일상이 됐다. 자주, 꼼꼼히, 구석구석 손씻기는 코로나19 뿐 아니라 각종 감염병 예방에 유용하다.

거스를 수 없는 손씻기의 일상화에도 부작용은 있다. 손이 건조해지면서 피부가 갈라지거나 습진이 생기는 것 등이 불편으로 떠올랐다. 이런 경우 핸드크림을 사용한 보습은 손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국민 컨슈머리포트는 그래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핸드크림 제품 5개를 전문가들과 함께 비교·분석해 봤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셀러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주요 유통 경로의 베스트셀러 가운데서 제품을 선정해 진행한다. 백화점,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로부터 먼저 베스트셀러 제품(표 참조)을 추천 받고 이 가운데 평가 제품 5개를 고른다.

평가대상이 되는 5개 제품은 유통 경로별 1위 제품과 최고가, 최저가 제품으로 선정한다. 이번 평가에서 올리브영과 11번가 1위 제품은 ‘카밀 핸드 앤 네일 클래식’(100㎖·3350원·11번가 가격)이었다. 이 제품은 추천받은 베스트셀러 핸드크림 가운데 용량 대비 최저가 제품이기도 했다. 백화점 1위 제품은 ‘바이레도 튤립매니아’(100㎖·7만9000원)이었다. 이 제품은 베스트셀러들 가운데 최고가였다.

3개 유통경로 1위와 최저가, 최고가 제품이 겹쳐 올리브영 2위 제품인 ‘더프트앤도프트 소피소피 너리싱’(50㎖·9800원), 11번가 2위 제품인 ‘더페이스샵 데일리퍼퓸’(30㎖·3300원)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백화점과 11번가에서 공통으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록시땅 시어 드라이 스킨’(150㎖·3만8000원·백화점 가격)을 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 제품 가격은 유통 채널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핸드크림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 순)가 참여했다.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하도록 핸드크림은 ①~⑤ 번호를 붙인 작은 통에 옮겨 담아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핸드크림 평가는 발림성, 흡수력, 보습력, 영양감, 지속력 5개 항목에 대해 먼저 진행했다. 항목별 평가를 토대로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매기고,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당 가격을 반영해 최종 점수를 냈다. 모든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다. 최윤정씨는 “전반적으로 향이 강하고, 성분 측면에서 대체로 아쉬웠다”면서도 “어떤 핸드크림이든 손을 씻은 뒤 바로 발라주면 손 노화 방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건 맞다”고 말했다.

자주 쓰는 핸드크림, 성분보다 가성비

1위는 ‘카밀 핸드 앤 네일 클래식’(3.75점)이 차지했다. 올리브영과 11번가의 핸드크림 베스트셀러 1위인 이 제품은 전문가들에게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성분 평가에서 최저점(1.75점)을 받았지만 가성비로 압도했다.

김정숙 교수는 “부드럽게 잘 발리고 촉촉하고 향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며 “알레르기 주의성분이 여럿 함유돼 있으나 많은 양을 자주 바르기 때문에 성분보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봤다”고 말했다. 고진영 원장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핸드크림에 특별히 민감하지 않다면 괜찮은 정도”라고 평가했다.

2위는 ‘더페이스샵 데일리퍼퓸’(3.5점)이었다. 묽은 제형의 이 제품은 발림성에서 만점을 받았다. 최윤정씨는 “보습력이 괜찮고 산뜻해서 여름철에 사용하기에 좋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숙 교수는 “매끄럽게 잘 발리고 끈적임 없이 흡수력도 뛰어나지만 건조함을 잡아주는 게 오래 지속되지 않는 건 아쉽다”고 말했다.

3위는 ‘록시땅 시어 드라이 스킨’(3.0점)이었다. 최윤정씨는 “되직하고 보습력이 좋아서 핸드크림을 많이 바르는 때 유용한 제품”이라며 “잔여감과 약간의 끈적임이 있어서 여름에는 조금 답답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김정숙 교수는 “기름지거나 끈적이지 않은 것은 좋으나 향이 너무 강하다”고 했다.

최종 평가에서 1~3위에 오른 세 제품은 성능만 놓고 평가한 1차 평가에서는 동점으로 1위였다. 하지만 가격에서 차이가 벌어지면서 순위도 갈렸다.

4위는 ‘더프트앤도프트 소피소피 너리싱’(2.75점)이었다. 성분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지만 보습력과 영양감에서 아쉽다는 평가였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 후 잔여 유분감이 없어 조금 건조하게 느껴지고, 잔향이 너무 오래 지속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고 했다.

5위는 ‘바이레도 튤립매니아’(2.0점)이었다. 흡수력과 지속력 항목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나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김미선 원장은 “발림성은 좋지 않지만 보습력이 뛰어나고 성분도 괜찮다”면서 “가격이 너무 높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고진영 원장은 “흡수가 빠르고 흡수 후 건조함은 잘 잡아주는 편이고 잔여 유분감은 거의 남지 않아 성능이 좋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