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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영유아 세심히 살펴야… 열나고 숨소리 거칠면 병원에”

코로나19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어린이나 임신부, 젊은 기저질환자 등은 언제든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응급상황에 처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세심한 건강상태 체크와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의료원 재택치료상황실 의료진이 비대면 진료하는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부모가 수시로 열재고 인후통 체크
밥 잘 먹고 잘 놀면 걱정할 것 없어
고열·가래 기침 계속 땐 폐렴 의심
임신부도 이상징후 땐 즉각 병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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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의 '셀프 재택치료'가 시행되면서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60세 미만 기저질환자·백신 미접종자 등 건강관리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집중관리군(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처방 50대 기저질환·면역저하자)처럼 매일 2차례 관리 의료기관의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어서 순전히 스스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동네 병의원의 전화 상담을 받고 외래진료센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 특히 영유아의 경우 의사 표현이 미숙해 부모가 24시간 지켜보며 이상 징후를 감지해야 한다. 코로나 고위험군인 임신부도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60세 미만이더라도 기저질환자나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매일 쏟아지는 확진자의 90%가 재택치료 대상이며 이들의 85%가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관리 소홀 상황에 놓여질 가능성이 있어 상황별 세부 대응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학기 맞아 감염자 급증 우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어린이집과 학원 등을 중심으로 유행이 이어지면서 아동 재택 치료 대상도 늘고 있는 추세다. 다음달 신학기 개학이 시작되면 감염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재택 치료 아이들의 전화 상담이 있을 경우 코로나19 환자 진료 경험이 없는 동네 의사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1차적으론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무증상·경증인 경우가 많지만 의사의 대면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다. 특히 열 체크가 중요한데, 다만 오미크론 감염의 경우 발열이 없을 수도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영국 연구에 따르면 상기도 감염이 특징인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와 달리 인후통(목통증)이 가장 뚜렷한 증상이며 발열이 생기는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38도 이상 고열이 있으면 해열제(아세트아미노펜)나 종합감기약을 먹이면서 증상 지속 여부를 봐야 한다. 열이 조금 나더라도 아이가 밥을 먹거나 노는데 별 문제 없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4일 “2~3일간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안떨어지고 가래, 기침이 계속되며 숨소리가 가팔라지면 폐렴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동네 병의원 전화 진료와 안내를 받아 폐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에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5세 미만 영유아는 코로나19 등 호흡기바이러스 감염 시 ‘열성 경련’이 올 수 있다. 은 교수는 “고열 자체가 뇌전증(간질)처럼 경련 발작(눈·입이 돌아가고 팔다리가 떨림)을 일으킬 수 있다. 일시적이고 뇌손상 등 후유증을 주진 않지만 여러 번 반복되거나 길게 이어지면 전문의 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의해야 것이 호흡기바이러스 감염 시 아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후두염’이다. 대표적인 증상이 목 쉼과 호흡곤란인데, 외래진료센터나 응급실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호흡곤란은 제때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돌 이전 아이들은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면서 힘든 것처럼 보일 수 있고 코가 막힌 상황에서 우윳병을 물리면 숨이 찬 탓에 숨소리가 크게 들릴 수 있다. 말을 하는 아이들이라고 해도 숨이 안 쉬어지니 ‘숨쉬기가 힘드니?’ 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겉으로 보이는 객관적 증상을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의 갈비뼈 밑이나 목 윗부분이 안쪽으로 쑥쑥 들어가면서 ‘쌕~쌕~’하는 소리가 들리고 숨쉴 때 고개를 끄덕끄덕하면 호흡곤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열이 없더라도 아이가 밥을 잘 못 먹거나 놀지도 못한 채 축축 처지는 등 힘들어한다면 역시 병원에 가 보는 게 좋다.
 
임신부·기저질환자도 주의

임신부들도 걱정이 앞서긴 마찬가지다. 코로나 고위험군인 임신부는 임신 초기(4~12주) 감염 시 태아의 신경계통에 영향을 줘 기형아나 유·사산 가능성이 있다. 임신 중기나 말기에 감염되면 호흡수가 빨라지고 산소포화도(94% 이하)가 떨어지거나 갑작스럽게 태동을 느끼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혈압이 150/110㎜Hg 이상 오르며 호흡곤란을 동반하거나 다리가 붓는 ‘하지 부종’이 생기면 임신 중독증으로 위험 상황일 수 있다. 진통이 5~10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진행되는 ‘조기 진통’이 온 경우나 양수 파열, 출혈 등이 감지될 땐 분만 신호일 수 있으므로 신속히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분만 병상을 갖춘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지정해 놓은 만큼,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전화를 걸어 수용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김 회장은 “분만 가능 지정 병원도 당일 임신부를 못 받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확인하고 가야 구급차 분만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집중관리군에서 배제된 60세 미만 기저질환자나 면역저하자(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 50세 이상 제외)와 백신 미접종자들은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고위험군임을 스스로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료 환자한테 ‘지병이 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없다고 한다. 고혈압이 있어도 현재 아프지 않으면 자신이 기저질환자라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감염에는 단순 고혈압이나 비만도 고위험군이다. 재택치료 중 자신이 언제든 중증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미크론의 경우 과거 코로나 감염자나 백신 접종자가 감염되는 사례가 많은데, 어느 정도 면역이 형성되다 보니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기저질환자나 면역저하자는 심각한 폐렴에도 자각 증상이 없어 경증으로 오인할 수 있다.

김 교수는 “60세 이상이 아니어도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들은 갑자기 악화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어린이들이 경련하듯 섬망(헛소리를 함), 탈수 등을 겪는다”면서 “호흡곤란이나 의식저하(입술이 창백해지고 숨소리가 거칠어짐), 해열제로 낫지 않는 두통이 2~3일 계속됨, 흉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중증 신호이므로 외래진료센터나 119를 통해 응급실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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