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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코로나’ 비판한 죄?… 中 경제전문가들 SNS ‘증발’

국민DB


‘상하이: 움직임 제로, 국내총생산(GDP) 제로’ ‘상하이 봉쇄, 하지만 마음은 원하는 것을 원한다’.

중국 교통은행 계열 증권사 보콤 인터내셔널의 훙하오 리서치센터장은 자신의 SNS 계정에 상하이 봉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보여주는 트윗을 여러 건 올렸다. 텅 빈 도로 영상이나 봉쇄된 구역의 건물 옥상에서 돗자리를 깔고 쉬는 사람들의 사진 등도 함께 게재했다. 그런데 그의 위챗과 웨이보 계정이 지난달 30일 돌연 폐쇄됐다. 또 회사도 떠났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의문을 품은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의 SNS 계정이 사라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훙하오의 계정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상하이 봉쇄에 의문을 제기하고 중국 주가 하락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에 차단됐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고 3일 보도했다. 훙하오는 웨이보에서 300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갖고 있다.

보콤 인터내셔널은 SCMP에 훙하오가 지난 3일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했다고 밝혔다. 훙하오의 트위터 계정은 살아있으나 그는 자신의 소개란을 ‘전직 보콤 인터내셔널’로 수정해 놓았다.

중국 SNS에서 사라진 경제 전문가는 그뿐만이 아니다. 동북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푸펑, 선전 오리엔탈 하버 인베스트먼트의 단빈 대표, 베이징 펀딩 캐피털의 펀드 매니저 우웨이펑의 웨이보 계정은 모두 ‘관련법과 규정 위반’ 딱지와 함께 차단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있었던 세계 언론의 날 기념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언론인들을 억류하고 국내외에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중국 시민, 언론인, 활동가 등에 대한 검열과 감시 등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을 오용하는 것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 관리들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보호받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미디어를 사용해 선전 활동을 펼치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중국이 미디어를 통해 해외에 거주하는 비판자들도 위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주재 중국대사관은 블링컨 장관의 지적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으로 중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했다. 리우 펑위 대사관 대변인은 SCMP에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언론인과 시민의 언론 자유를 보호하고, 언론과 시민의 감독 역할을 충분히 발휘한다”고 반박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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